다 잡았던 승리는 끝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갔다. 버텨야 할 마지막 순간을 또 버티지 못했다.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가 종료 직전 통한의 실점을 허용하며 또다시 승리를 놓쳤다.
묀헨글라트바흐는 20일 오전 2시 30분(한국시간) 독일 묀헨글라트바흐 보루시아 파크에서 열린 2025-2026시즌 분데스리가 30라운드 홈 경기에서 FSV 마인츠와 1-1로 비겼다. 경기 막판까지만 해도 승점 3이 눈앞에 있었다. 하지만 마지막 한 번의 집중력 싸움에서 무너졌고, 결국 다 잡은 승리를 또 흘려보냈다.
이로써 묀헨글라트바흐는 최근 4경기 연속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3무 1패. 승점은 31에 머물렀고 순위도 13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반면 마인츠는 종료 직전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리며 승점 34, 10위에 자리했다. 숫자만 놓고 보면 승점 1점이다. 하지만 경기 흐름을 보면 묀헨글라트바흐 입장에서는 패배에 가까운 무승부였다.


출발은 완벽에 가까웠다. 전반 7분 스캘리가 선제골을 터뜨리며 홈팀이 기선을 제압했다. 이른 시간 터진 한 방은 경기 주도권을 완전히 묀헨글라트바흐 쪽으로 끌어왔다. 상대보다 먼저 치고 나간 뒤 한결 여유 있는 흐름 속에서 추가골까지 노릴 수 있는 이상적인 구도였다.
실제로 묀헨글라트바흐는 이후 카스트로프를 중심으로 계속해서 공격을 전개했다. 좌측에서 활발하게 움직이며 공간을 만들었고, 전방으로 침투하면서 마인츠 수비를 흔들었다. 문제는 마지막이었다. 찬스를 만들고도 끝내 마무리하지 못했다. 가장 아쉬웠던 장면은 역시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선 순간이었다. 카스트로프는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지만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했고, 이 장면은 경기 전체의 흐름을 바꾸는 분기점이 됐다.
한 골 차 리드는 축구에서 가장 불안한 점수다. 그리고 묀헨글라트바흐는 그 불안을 끝내 이겨내지 못했다. 추가골이 나오지 않자 경기의 긴장감은 계속 유지됐고, 마인츠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결국 후반 추가시간 8분, 나딤 아미리가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렸다. 사실상 마지막 공격이었다. 홈 팬들이 승리를 기대하던 찰나, 단 한 번의 장면이 모든 것을 뒤집었다. 묀헨글라트바흐는 가장 아픈 방식으로 무너졌다.

카스트로프의 개인 기록은 이 경기의 아쉬움을 그대로 보여준다. 풋몹 기준 빅찬스 미스 2회, 드리블 성공 0회, 기회 창출 0회. 평점도 6.9점에 그쳤다. 많이 움직였지만, 결정적인 순간 결과를 만들지 못했다는 뜻이다. 분데스리가 사무국 역시 카스트로프가 놓친 일대일 장면이 경기 흐름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결국 살리지 못한 한 번의 찬스가 승점 2를 날려버린 셈이다.
경기 후 주장 로코 라이츠의 말은 더 뼈아팠다. 그는 “이 경기는 반드시 지켜냈어야 했다. 승점 3점을 가져오지 못해 아쉽다”고 털어놨다. 짧은 문장이었지만, 그 안에 담긴 허탈감은 분명했다. 선수들도 이 결과가 얼마나 치명적인지 알고 있다는 의미다.
더 불길한 건 흐름이다. 묀헨글라트바흐는 지난해 서머타임 기간 약 7개월 동안 단 한 번도 승리를 기록하지 못했다. 이번 시즌 역시 시계 변경 이후 세 경기째 승리가 없다. 단순한 징크스라고 치부하기엔 팀 경기력의 기복과 마무리 부족, 막판 집중력 붕괴가 반복되고 있다. 우연이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에 가깝다.
오이겐 폴란스키 감독도 경기 전 이미 위기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순위를 의식하지 않는다고 말하면 거짓말”이라며 현재 상황의 무게를 인정했다. 그리고 그 불안은 이날 90분이 지나 확인됐다. 이길 수 있었던 경기를 또 놓친 팀. 묀헨글라트바흐는 지금, 결과보다 더 무서운 흐름과 싸우고 있다. /mcado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