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대신 귀로 본 축구...K리그가 만든 혁신, 미국 에디슨 어워드 은상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6.04.20 09: 30

눈으로 보지 못해도, 이제는 경기장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K리그가 만든 '들리는 축구장'이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았다.
재단법인 K리그어시스트와 하나금융그룹이 함께 개발한 시각장애인 대상 인공지능 음성중계 서비스 '얼라이브 캐스트'가 2026 에디슨 어워즈에서 엔터테인먼트&디자인 부문 은상을 받았다.
에디슨 어워즈는 존재하지 않던 기술과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든 혁신 사례에 수여되는 국제 시상식이다. 올해 시상식은 지난 15일부터 16일까지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마이어스에서 열렸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얼라이브 캐스트'는 시각장애인이 경기장 안에서 축구를 실시간으로 체감할 수 있도록 만든 서비스다. 경기장에 설치된 카메라가 선수와 공의 움직임을 추적하면, 인공지능이 상황을 분석해 곧바로 음성으로 설명한다. 단순히 점수나 슈팅 여부를 알려주는 수준이 아니다. 어느 선수가 어느 방향으로 뛰고 있는지, 공이 어디로 이동하는지, 경기 흐름이 어떻게 바뀌는지까지 사람의 목소리처럼 전달한다.
기술 개발에는 AI 전문기업 에이치인텔리전스가 함께 참여했다.
무엇보다 의미 있는 건, 이런 형태의 AI 실시간 음성중계를 실제 스포츠 경기장에 적용한 사례가 국내에서는 처음이라는 점이다. TV 중계나 별도 앱이 아니라, 경기장 현장에서 시각장애인 관람객이 바로 들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보이지 않아도, 경기장의 긴장감과 함성, 결정적인 순간을 함께 느낄 수 있게 만든 셈이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 서비스는 지난해 11월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35라운드 대전하나시티즌과 FC서울 경기에서 처음 시험 운영됐다. 당시 시각장애인 축구팬 한종민 군과 쌍둥이 동생 한종서 군이 경기장을 찾아 직접 서비스를 체험했다.
현장에서의 반응도 컸다. 눈앞 상황을 즉시 설명해주는 음성 덕분에, 경기의 흐름과 선수 움직임을 이전보다 훨씬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이번 수상은 단순히 기술이 뛰어났기 때문만은 아니다. K리그가 '누구나 축구를 즐길 수 있어야 한다'는 가치를 실제로 구현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장애인의 달인 4월에 국제 무대에서 성과를 인정받았다는 점은 더욱 상징적이다.
K리그어시스트와 하나금융그룹은 2020년부터 '모두의 축구장' 캠페인을 진행하며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축구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얼라이브 캐스트 역시 그 연장선에 있다.
서비스는 5월 말부터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정식 운영된다. 이후 7월부터는 대전월드컵경기장뿐 아니라 서울월드컵경기장,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모든 경기로 확대될 예정이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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