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이 붙었다. ‘한국 대표팀 9번’ 오현규를 향한 유럽의 시선이 심상치 않다. 활약은 짧았지만 임팩트는 강렬했고, 베식타스도 더 이상 몸값을 숨기지 않았다.
튀르키예 매체 ‘T24’는 18일(한국시간) “베식타스가 오현규의 이적료를 책정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베식타스가 오현규를 두고 기록적인 수준의 이적료를 기대하고 있으며, 튀르키예 축구 역사에 남을 만한 금액을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구단이 설정한 기준선은 무려 4000만 유로(약 690억 원)다. 더 놀라운 건 베식타스가 지금 당장 매각을 서두르지 않는다는 점이다. 차기 시즌 우승 도전에 필요한 핵심 자원으로 보고 있으면서도, 시장에서는 그 이상의 가치 상승까지 기대하는 분위기다. 월드컵까지 지나면 몸값이 더 오를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사실 오현규의 유럽 커리어는 순탄하지 않았다. 셀틱에서 첫 발을 디뎠지만 브랜던 로저스 감독 부임 이후 입지가 흔들렸고, 돌파구를 찾기 위해 향한 헹크에서도 감독 교체 이후 갑작스럽게 계획에서 밀려났다.
한때는 슈투트가르트 이적이 성사 직전까지 갔지만, 메디컬 테스트 이후 이어진 추가 협상 과정에서 무산되는 아픔도 겪었다. 재능은 분명했지만, 좀처럼 완전히 터질 타이밍을 만나지 못했다.

하지만 베식타스 이적 후 흐름이 완전히 달라졌다. 오현규는 지난겨울 새 팀에 합류하자마자 리그 데뷔 후 3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며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단순히 골만 넣은 것이 아니다. 최전방에서의 압박, 왕성한 활동량, 수비 뒷공간을 파고드는 침투, 그리고 마무리의 냉정함까지 모두 보여줬다.
지난 11일 안탈리아스포르전 멀티골까지 포함하면 베식타스 이적 후 10경기에서 7골 2도움. 숫자만 봐도 폭발적이다. 팀이 원하는 전형적인 현대형 스트라이커의 얼굴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활약이 이어지자 빅클럽의 관심도 자연스럽게 따라붙었다. 튀르키예 매체 ‘포토막’은 토트넘이 손흥민 이후를 대비하는 차원에서 오현규를 주시하고 있으며, 맨유 역시 그의 이적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베식타스와 계약은 2029년 6월까지다. 계약 기간이 넉넉한 만큼 베식타스는 협상에서 급할 이유가 없다. 오히려 높은 이적료를 전제로 시즌 종료 후 시장 반응을 지켜보겠다는 계산에 가깝다.

만약 정말 4000만 유로 수준의 이적이 성사된다면 의미는 더 커진다. 한국 공격수 역사상 최고 이적료 기록을 새로 쓰게 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이 부문 최고액은 손흥민이 레버쿠젠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할 당시 기록한 3000만 유로다. 무려 11년 동안 깨지지 않았던 기준선이다. 오현규가 이를 넘어선다면 단순한 개인 성공이 아니라, 한국 스트라이커 시장 가치 자체를 다시 쓰는 사건이 될 수 있다.
이제 시선은 여름으로 향한다. 오현규는 더 이상 가능성만 이야기하는 유망주가 아니다. 결과를 내고 있고, 빅클럽이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소속팀은 공개적으로 높은 가격표까지 붙였다. 한국 대표팀의 차세대 9번이 유럽 이적시장의 중심으로 걸어 들어가고 있다. 그리고 지금 분위기만 놓고 보면, 그 끝은 생각보다 더 큰 무대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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