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마지막을 버티지 못했다. 다 잡았던 승리는 손끝에서 미끄러졌고, 토트넘 홋스퍼의 강등권 탈출 희망도 다시 꺾였다.
토트넘은 19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이턴과의 2025-2026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3라운드 홈경기에서 2-2로 비겼다. 승점 1점을 추가하는 데 그친 토트넘은 18위에 머물렀다. 강등권 탈출을 위한 결정적인 기회를 또 놓쳤다.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토트넘은 전반 39분 페드로 포로의 선제골로 앞서갔다. 흐름도 살아나는 듯했다. 하지만 리드는 길지 않았다. 전반 추가시간 3분 미토마 가오루에게 동점골을 허용하며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토트넘이 올 시즌 내내 보여준 불안한 뒷심이 또 고개를 들었다.

후반 다시 희망을 만든 건 손흥민의 7번을 물려받은 사비 시몬스였다. 후반 32분 그는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브라이턴 골망을 갈랐다. 골대를 맞고 빨려 들어간 슈팅은 승리를 예감하게 만들었다. 시몬스는 득점 직후 관중석 쪽으로 달려가 유니폼까지 벗으며 감정을 폭발시켰다. 마치 팀을 구한 듯한 세리머니였다. 그러나 그 장면은 결과적으로 너무 빨랐다.

토트넘은 또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후반 추가시간 5분, 케빈 단소가 조르지니오 뤼테르를 막아내지 못했고 슈팅은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버티기만 하면 됐던 경기에서 또 실점했다. 두 번 앞서고도 이기지 못한 결과는 패배만큼 뼈아팠다.
경기 후 팬들의 시선은 시몬스에게도 향했다. 일부는 “한 골 넣고 시즌을 구한 것처럼 굴었다”, “에이스로서 아직 부족하다”라고 비판했다.
BBC 역시 시몬스가 몇 분 사이 모든 감정을 다 경험했다고 조명할 정도였다. 환호와 절망이 가장 극적으로 교차한 인물이었다. 다만 시몬스는 경기 후 SNS를 통해 “경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라는 문구와 함께 세리머니 장면을 올리며 정면 돌파 의지를 드러냈다.

더 심각한 건 팀 전체의 흐름이다. 토트넘은 3월 A매치 기간 감독 교체라는 승부수까지 던졌다. 소방수 역할을 했던 이고르 투도르와 결별하고, 오랫동안 원했던 로베르토 데 제르비 감독을 조기 선임했다. 브라이턴과 마르세유 등에서 전술 역량을 인정받은 데 제르비 감독이었지만, 토트넘은 새 체제에서도 2경기 연속 승리가 없다. 반전의 불씨를 기대했지만 현실은 더 차갑다.
토트넘은 17위 웨스트햄과 승점 1점 차지만, 상대는 한 경기를 덜 치렀다. 더 큰 문제는 흐름이다. 토트넘은 2026년 들어 리그에서 아직 승리가 없다. 마지막 승리는 2025년 12월 29일 크리스털 팰리스전 1-0 승리였다. 이후 15경기에서 6무 9패. 강등권 팀이 보여주는 전형적인 추락 곡선이다.
그럼에도 데 제르비 감독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경기 후 “무승부가 패배처럼 느껴지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남은 5경기에서 승점 15를 딸 수 있다”라면서 “웃으며 훈련장에 오지 않을 사람은 집에 가도 좋다. 슬퍼할 시간도, 부정적인 사람을 볼 시간도 없다”라고 강조했다. 각오는 강했지만, 지금 토트넘에 필요한 건 말이 아니라 결과다.
그나마 위안은 있었다. 제임스 매디슨이 8개월 만에 복귀해 처음으로 명단에 포함됐다. 지난해 8월 한국 투어 중 전방십자인대 부상을 당했던 그는 드디어 돌아왔다. 다만 실전 투입은 이뤄지지 않았다. 희망은 돌아왔지만, 승리는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그리고 토트넘은 여전히 49년 만의 강등이라는 악몽과 마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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