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 호나우지뉴의 슬기로운 깜방 생활, "나 그냥 누가 여권 주니 믿었다"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6.04.16 16: 30

축구의 마법사로 불렸던 사나이도, 감옥문 앞에서는 전설이 아니었다. 월드컵과 발롱도르를 모두 거머쥔 호나우지뉴의 화려한 커리어 뒤편에 남아 있던 가장 어두운 장면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영국 ‘더 선’은 16일(한국시간)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호나우지뉴, 특별한 한 사람' 공개를 조명하면서 호나우지뉴가 직접 꺼낸 파라과이 수감 기억을 비중 있게 다뤘다.
매체에 따르면 호나우지뉴는 다큐에서 2020년 파라과이에서 체포됐던 시기를 두고 “의심의 여지 없이 최악의 순간이었다”고 돌아봤다.

이 사건은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었다. 로이터에 따르면 호나우지뉴는 2020년 3월 형이자 매니저인 호베르투 데 아시스와 함께 변조된 파라과이 여권을 소지한 채 입국하려다 현지 당국에 체포됐다.
이후 법원은 도주 우려를 이유로 구금을 명령했고, 결국 호나우지뉴는 수감 생활을 시작했다. 주요 해외 매체들은 역시 당시 호나우지뉴 형제가 파라과이 수도 아순시온에서 위조 문서 사용 의혹으로 체포됐다고 전했다.
더 충격적인 건 그 다음이었다. 호나우지뉴 형제는 한 달 넘게 감옥에 머문 뒤, 로이터 보도 기준 32일 수감 후 보석금을 내고 아순시온의 호텔로 옮겨져 4개월간 가택연금 상태로 지냈다.
총 구금 기간은 5개월이 넘었다. 나중에 법원은 조건부로 사건을 종결했고, 로이터는 이 조치가 호나우지뉴의 직접적 책임을 사실상 벗겨주는 형태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비용 납부 조건은 남았다.
더 선은 여기서 호나우지뉴의 육성을 전면에 세웠다. 매체가 전한 다큐 내용에 따르면 그는 “왜 그 여권을 갖고 있었느냐고? 누군가 내게 건넸다. 나는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는데 그런 상황에 갇혔다. 끔찍했다”고 토로했다.
형 아시스 역시 “중요한 여행이었는데 모든 일이 너무 빨리 벌어졌다. 우리는 여권을 준 사람을 믿었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는 취지로 당시 충격을 전했다.
하지만 호나우지뉴답게, 그조차 완전히 무너뜨리진 못했다. 더 선은 그가 수감 중 동료 재소자, 교도관들과 풋살 경기에 나섰고 결국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고 전했다.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죄수 중 한 명이 감옥 안에서도 결국 공으로 존재감을 드러낸 셈이다.
축구 팬들에게 호나우지뉴는 여전히 2002 한일월드컵 우승, 바르셀로나 부흥, 레알 마드리드 홈팬 기립박수로 기억되는 인물이다.
그러나 이번 다큐가 다시 꺼내든 건 ‘마법 같은 발끝’만이 아니었다. 화려함의 끝에 찾아온 추락, 그리고 그 추락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으려 했던 한 전설의 기묘한 현실이었다. /mcado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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