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부전화인 줄” 김재현 단장과 식사→감독 제안…박정권 왜 하루 만에 수락했나 “전투태세로 캠프 임할 것” [일문일답]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5.01.28 17: 40

논란의 SSG 랜더스 퓨처스팀 사령탑으로 부임한 박정권 감독이 혼란을 수습하고 1군에 보탬이 되는 육성을 하겠다는 출사표를 남겼다.
음주운전 논란으로 박정태 퓨처스 감독이 자진 사퇴한 SSG 랜더스는 지난 27일 박정권 전 해설위원을 퓨처스 새 수장으로 선임했다.
SSG는 “신임 박 감독이 리더 역량을 갖추면서도 구단과 꾸준히 소통을 해온 점, 그리고 팀의 육성 상황을 잘 알고 있는 부분에 주목했다. 2018년부터 2023년까지 6년간 퓨처스에서의 선수와 타격 코치로서 구단의 육성 환경 및 시스템을 잘 이해하고 있으며, 특히 팀의 퓨처스 선수들에 대한 장단점을 잘 파악하고 있는 부분을 강점으로 꼽았다”라고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안부전화인 줄” 김재현 단장과 식사→감독 제안…박정권 왜 하루 만에 수락했나 “전투태세로 캠프 임할 것” [일문일답]

이어 “박 감독이 팬들의 사랑을 많이 받았던 대표적인 원클럽맨이자 스타플레이어 출신으로 선수시절 기본기와 근성의 플레이를 보여줬고, 팀 주장 및 퓨처스 코치를 맡았을 때도 리더로서 프로의식을 강조하며 선수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보여준 부분을 높게 평가했다”라고 덧붙였다.
전주고-동국대 출신의 박정권 감독은 2000년 쌍방울 2차 9라운드 95순위 지명을 받고 2004년 SK(현 SSG)에서 데뷔했다. 전성기 시절 SK 중심타선을 맡아 왕조의 주역으로 활약했고, 유독 가을만 되면 맹타를 휘둘러 ‘미스터 옥토버’라는 별명이 붙었다. 
2019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박 감독의 1군 통산 성적은 1308경기 타율 2할7푼3리 1134안타 178홈런 679타점 611득점이며, 포스트시즌에도 통산 62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9푼6리 11홈런 40타점을 남겼다.
박 감독은 2020년 구단 2군 타격코치로 지도자 커리어를 열었다. 2023시즌 말까지 강화에서 타자 유망주를 지도하다가 1군으로 콜업돼 타격보조코치를 역임하기도 했다. 지난해 MBC스포츠플러스에서 해설위원을 맡은 박 감독은 2년 만에 랜더스 유니폼을 입게 됐다. 
다음은 SSG 구단이 전한 박 감독과의 일문일답이다.
-처음 감독직을 제안받았을 때 어땠는지
처음 김재현 단장님이 연락을 주셨을 때는 일상적인 안부 전화로 알았다. 따로 단장님과 식사자리를 갖게 됐는데 그 자리에서 퓨처스 감독직 말씀을 하셨다. 제안을 주셔서 감사했고 놀라움 반 부담 반이었다. 팀 상황 상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 짧았지만 다음날 바로 잘 해보겠다고 말씀드렸다. 부담감을 최대한 빨리 떨쳐내고 선수들과 함께 캠프 전까지 팀을 정비해 나갈 계획이다. 그리고 선뜻 복귀를 축하해주시고 양해해 주신 MBC스포츠플러스의 모든 관계자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꼭 전하고 싶다.
-첫 합류 소감은?
오늘(27일) 집에서 강화로 출발할 때 1년 만에 오는 길이 너무 익숙하게 느껴졌다.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조금 긴장도 됐었고 부담감도 있지만, 오전 미팅과 선수단 훈련을 소화하고 나니 긴장과 부담감이 해소됐다.
-일부러 먼저 코치들과 악수를 나누던데
모두 아는 코치님이시고, 선배님도 계시기 때문에 직접 찾아 다녔다. 반가운 얼굴들이 많았다. 나경민 코치도 야구장에서 봤었고, 정진식 코치님도 코치 시절 스승처럼 모시던 분이시다. 윤요섭, 배영수 코치도 현역 때 같이 선수 생활을 했고, 이영욱 코치님도 SK 시절부터 동고동락한 사이다. 류택현 코치님도 동국대 선배다. 낯설거나 어색한 건 없고, 나만 빨리 적응하고 중심을 잘 잡으면 잘될 것 같다.
“안부전화인 줄” 김재현 단장과 식사→감독 제안…박정권 왜 하루 만에 수락했나 “전투태세로 캠프 임할 것” [일문일답]
-이숭용 감독과 통화는
전화를 드렸다. 축하해 주셨고, 잘 부탁한다고 말씀 주셨다. 또 퓨처스에서 투수와 야수 가릴 것 없이 준비를 잘해달라고 말씀 주셨다. 캠프 종료까지 일정상 직접 만나지는 못하지만 수시로 연락드리면서 캠프부터 전투태세로 시작할 예정이다.
-코치 시절과 비교해 마음가짐이 다를 거 같다
1년이 긴 시간은 아니지만 1년 동안 야구해설을 통해 야구에 대한 시야를 넓히는 데 도움이 됐다. 해설을 준비하면서 감독과 코치 성향, 투수 분석과 교체 시점, 경기 운영 측면까지 보게 됐다. 타격코치 때는 타자에게 밀착하는 직업이니 시야가 넓지 못했다. 1년이란 시간 동안 과거와는 전혀 다른 야구가 보이더라. 해설이라는 과정이 나에게 좋은 경험이었고 앞으로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또 개인적으로 투수, 타격, 트레이닝 파트가 모두 중요하지만 특히 수비 파트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여기 있는 선수는 결국 1군에 올라가야 한다. 1군에서 경험을 해야 하는 선수들인데 수비가 불안정하면 기회가 한정적이게 된다. 타격은 컨디션에 따라 좋을 때와 나쁠 때가 있지만, 수비는 훈련을 통해 성장하고 또 일정하게 유지될 수 있는 부분이다. 퓨처스 선수들이 조금이라도 1군에 오래 있었으면 좋겠다. 수비가 뒷받침돼야 하고, 수비는 본인이 많이 해보면서 느끼는 수밖에 없다. 수비는 모든 타구가 다르고 상황마다 다른 스텝과 판단을 해야 하기 때문에 몸이 먼저 반응하고 기억해야 한다. 수비 훈련량이 많아지면 선수들의 부담도 커지지만 선수들의 성장을 위해 이 부분을 잘 이끌 것이다.
-코칭스태프, 선수단과 어떤 대화를 나눴는가
선수들에게는 ‘자신에게는 지지 말라’고 강조했다. 상대방이나 경기에서 질 수 있지만, 본인을 포기하게 되면 매너리즘에 빠질 수 있다. 그러면 다시 에너지를 끌어올리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이 부분을 계속 강조하고 싶고, 작은 부분부터 야구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고 극복해 나가는 문화를 만들고 싶다. 두 번째는 야구를 대하는 태도이다. 첫인상은 10초 안에 결정되지만, 그 첫인상을 뒤집으려면 40시간이 걸린다는 말이 있다. 상황에 따라 야구를 진심으로 대하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1년간 해설위원으로서 본 SSG는
손시헌 감독님이 지난해 잘 지도하셨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상황에서 추가할 부분은 추가하고, 유지할 부분은 유지해야 할 것이다. 또한 아무래도 1군 주전선수들의 나이를 고려해 선순환이 이뤄져야 한다. 퓨처스에도 좋은 선수들이 많고, 자신감이 제일 중요하다. 자신감은 경험에서 나오는 데 퓨처스 선수들은 경험을 계속해서 쌓을 수 없으니 훈련량으로 대신할 수 밖에 없다. 최근 SSG가 계속해서 훈련량을 늘리고 있는데 밖에서 볼 때는 좋은 방향성이라고 생각했다. 팀들 모두 사정이 다르지만, 지금 SSG 상황에서는 이 방향성이 맞는 것 같다.
“안부전화인 줄” 김재현 단장과 식사→감독 제안…박정권 왜 하루 만에 수락했나 “전투태세로 캠프 임할 것” [일문일답]
-이명기 코치와 오랜만에 만났다. 따로 한 이야기가 있나
이명기 코치와 가끔씩 연락했었고, 이번에도 제일 먼저 반겨줬다. 워낙 열정적이고 타격 센스도 있는 코치라고 생각한다. 대화를 나눠보니 여러가지 훈련 방법을 많이 준비하고 있었고, 계속해서 고민하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 타격코치가 처음이지만 준비를 많이 한 티가 났다.
-생각하는 육성 방향은
일단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중요하다. 선수들을 훈련량을 많이 가져가면서 윽박지르기보다 선수들과 일종의 ‘밀당’을 하면서 선수들이 자연스럽게 따라오게끔 할 계획이다. 퓨처스에는 극과 극의 상황이 많다 보니 열심히 하다 가도 순간 자포자기할 수 있다. 퓨처스가 튼튼해야 1군도 받쳐 줄 수 있기에 선수들이 훈련량을 잘 따라갈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 사람의 마음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이 선수들을 어떻게 끌고 가야 할지 계속해서 고민하겠다.
-앞으로 계획과 팬들에게 한마디
1년 만에 복귀하게 돼 감사드리고, 또 이렇게 환영해 주신 팬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작년에 팀이 가을야구에 진출하지 못했는데 1승 차이였다. 1승, 2승은 퓨처스에서 만들 수 있고 후반에 가면 그 1승, 2승이 매우 중요하다. 올해 초반부터 1군이 치고 나갈 수 있도록 캠프부터 차질 없이 준비해 1군에 보탬이 되겠다. 포스트시즌 진출과 유망선수들의 성장을 위해 팬분들의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린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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