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영입 위해 일부러 1군 안 올렸다, 한화가 반년을 더 묵힌 '22세 군필' 포수 유망주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5.01.28 12: 40

지난해 7월15일 14명의 프로야구 선수들이 상무에서 전역했다. KT 심우준, SSG 김택형, 삼성 김무신(개명 전 김윤수) 등 즉시 전력 선수들이 리그 판도에 변수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 가운데 한화에선 포수 허인서(22)가 안방 깊이를 더해줄 자원으로 평가됐다. 
효천고를 졸업하고 2022년 2차 2라운드 11순위로 한화에 지명된 허인서는 청소년대표 출신으로 그해 신인 포수 중 가장 먼저 뽑힌 유망주. 첫 해 1군 8경기를 짧게 경험한 뒤 곧바로 상무에 입대했다. 2023년 퓨처스리그 45경기 타율 3할9푼3리(117타수 46안타) 4홈런 27타점 OPS 1.073으로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한화는 ‘예비역’ 허인서를 정식선수로 등록하지 않고 육성선수 신분으로 남은 시즌 절반도 퓨처스리그에서 뛰게 했다. 7월 중순 김경문 감독이 퓨처스 선수들을 체크하기 위해 1군에 불러 지켜본 선수 중 한 명이었지만 9월 확대 엔트리 때도 콜업은 없었다. 

FA 영입 위해 일부러 1군 안 올렸다, 한화가 반년을 더 묵힌 '22세 군필' 포수 유망주

반년을 묵혔는데 다분히 전략적인 계획이었다. 한화는 시즌 후 외부 FA 영입을 준비했고, 일찌감치 보호선수명단을 고심한 끝에 허인서의 등록을 서두르지 않았다. 허인서를 지키고, 또 다른 유망주를 지키기 위함이었다. 육성선수 신분은 FA 영입시 20인 또는 25인 보호선수명단에 넣지 않아도 자동 보호된다. 시즌 후 한화는 FA 심우준과 엄상백을 영입하면서 보상선수로 한승주와 장진혁을 KT에 내줬다. 
FA 영입 위해 일부러 1군 안 올렸다, 한화가 반년을 더 묵힌 '22세 군필' 포수 유망주
마음 같아서야 허인서를 1군에서 바로 쓰며 가능성을 보고 싶었지만 베테랑 최재훈과 이재원이 있어 당장 포수가 급한 것도 아니었다. 허인서도 이런 팀 사정을 이해하며 퓨처스 팀에서 차분히 자기 것을 만들어가는 시간을 가졌다. 전역 후 한화로 돌아와 10개의 홈런을 몰아치며 장타력을 폭발했다. 퓨처스리그 최종 성적은 93경기 타율 2할7푼1리(295타수 80안타) 13홈런 59타점 OPS .813. 
허인서는 “상무에서 군복무를 하며 많은 걸 깨달았다. 처음 프로에 왔을 때는 ‘바로 잘해야지’라는 생각밖에 없었는데 돌아보니 너무 급했던 것 같다. 전역 후에도 너무 급하게 보여주려는 것보다 내 것을 차근차근 쌓아가려고 했다”며 “1군에서 뛰고 싶은 마음은 항상 있지만 확실히 준비가 된 상태로 올라가야 한다”고 말했다. 
전역 후 장타력이 폭발한 것에 대해 “신기하게 홈런이 잘 나왔다”며 스스로도 놀라워한 허인서는 “상무에서 1군 경험이 많은 선수들과 같이 뛰며 여러 가지 물어보고 도움을 받았다. 타격 쪽에선 입대 후 4~5개월을 같이 한 (최)원준이 형에게 많이 배웠다. (심)우준이 형은 동기로서 상황에 따른 플레이를 어떻게 해야 할지 잘 알려줬다”며 고마워했다. 
FA 영입 위해 일부러 1군 안 올렸다, 한화가 반년을 더 묵힌 '22세 군필' 포수 유망주
FA 영입 위해 일부러 1군 안 올렸다, 한화가 반년을 더 묵힌 '22세 군필' 포수 유망주
2년간 퓨처스리그에서 컨택과 파워 모두 보여준 허인서이지만 원래 강점은 수비다. 포구, 블로킹 등 포수로서 기본기가 좋은 데다 송구시 공을 빼는 속도도 빠르다. 신인 때 그를 본 카를로스 수베로 전 감독이 “18세 선수답지 않게 공을 능숙하게 잘 받는다. 살바도르 페레즈(캔자스시티 로열스) 이후 이 나이에 이 정도 재능을 가진 포수는 처음 본다”며 메이저리그 골드글러브 5회 포수와 비교하기도 했다. 
허인서는 “상무에서 방망이만 신경쓴 건 아니다. 수비도 확실히 신인 때보다 많이 늘었다고 생각한다. 송구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연습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시즌 후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 마무리캠프를 소화하며 김경문 감독의 눈도장을 받은 그는 호주 멜버른 스프링캠프에도 합류했다. 반년을 더 묵힌 22세 군필 포수로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1군 엔트리 경쟁에 나선다. 
올해도 한화 포수진은 베테랑 최재훈, 이재원 2인 체제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지만 허인서가 가능성을 보여준다면 대타 자원이자 3번째 포수로 1군 한 자리에 들어갈 수 있다. 그는 “경쟁도 중요하지만 내 플레이를 최대한 보여드리고 싶다. 포수니까 수비로 어필하고 싶다”며 “군대도 다녀왔으니 내가 할 건 야구밖에 없다. 새 야구장에서 잘하는 모습을 팬분들께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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