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FA 미아 할 수는 없으니"...캠프 전날 '10억'에 NC 극적 잔류, 과거 잊고 덤덤하게 선발 재도전 [오!쎈 창원]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5.01.25 14: 10

“또 FA 미아가 될 수는 없잖아요.”
프로야구 NC 다이노스 베테랑 투수 이용찬(36)이 FA 미아 위기를 딛고 계약에 성공했다. 이용찬은 지난 24일 원 소속팀 NC와 2+1년 총액 10억원의 FA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 1억원, 연봉 총액 3억원, 옵션 6억원의 조건이었다. 25일 스프링캠프 시작을 하루 앞둔 시점에 겨우 계약을 맺었다.
협상이 원활하게 흘러가지 않았다. 두 번째 FA 자격을 얻었지만 시장은 이용찬에게 냉담했다. 지난해 후반기 부진이 커 보였다. 지난해 시즌 최종 성적은 57경기 54⅓이닝 3승 9패 16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6.13. 후반기 18경기 15⅓이닝 4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14.67의 극심한 부진이 발목을 잡았다.

"또 FA 미아 할 수는 없으니"...캠프 전날 '10억'에 NC 극적 잔류, 과거 잊고 덤덤하게 선발 재도전 [오!쎈 창원]

B등급 FA로 시장에 나왔지만 NC가 내민 계약 조건은 이용찬이 만족하기 힘들었다. 타 구단들도 여러 사정에 의해 이용찬에게 관심을 주기 힘들었다. B등급 FA로 보상선수 출혈이 걸렸다. 사인 앤 트레이드 방안도 있었지만 이용찬이 필요했던 NC는 이를 허락하지 않았다.
결국 시간이 흐르고 흘러서 스프링캠프 출발 직전까지 왔다. NC도 이용찬에게 내민 조건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시간은 이용찬의 편이 아니었고 결국 보장금액 비중이 40%밖에 되지 않는 계약서에 사인했다. 
2020년 시즌이 끝나고 첫 번째 FA 때도 이용찬은 시즌 개막을 함께하지 못했다. 2020년 시즌 도중 팔꿈치 수술을 받으면서 재활을 해야 했고 구단들이 선뜻 나서지 않았다. 그러다 시즌이 한창이던 5월, NC와 3+1년 총액 27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하며 겨우 미아를 탈출했다.
"또 FA 미아 할 수는 없으니"...캠프 전날 '10억'에 NC 극적 잔류, 과거 잊고 덤덤하게 선발 재도전 [오!쎈 창원]
25일 창원 NC파크에서 시작된 스프링캠프 공식 훈련에 참가한 이용찬은 “또 FA 미아가 될 수는 없었다”라고 답했다. 아쉬움이 묻어났다. 
당연할 수밖에 없었다. 이용찬은 통산 173세이브를 거둔 베테랑 투수다. 또 선발 투수로도 15승을 거둔 적이 있는 투수다. 어느 보직에서나 구단이 기대한 것 이상의 퍼포먼스를 냈다. 다재다능한 면은 이용찬의 최대 강점이었다. 하지만 FA 시즌마다 부상과 부진으로 지독하게 운이 없었다. 대박 기회를 두 번이나 놓쳤다.
“덤덤하다”는 이용찬이다. 그러면서도 협상 과정에 대해서는 “똑같이 운동을 하던 곳에서 운동을 하다가 협상 과정에서 멘탈도 나가기도 했다. 그리고 감정적인 파도도 많았다”라고 되돌아봤다.
하지만 아쉬워 해도 지나간 시간이 돌아오지 않는다. 이제 이용찬은 NC 유니폼을 입고 다시 선발 투수를 준비한다. 2020년 이후 5년 만의 선발 재도전이다. 이호준 감독은 “이용찬을 선발 투수로 활용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라면서 “개막 첫 주에 선발로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용찬은 선발 투수 준비를 위해 미국 애리조나 투산 캠프에 곧바로 따라간다.
"또 FA 미아 할 수는 없으니"...캠프 전날 '10억'에 NC 극적 잔류, 과거 잊고 덤덤하게 선발 재도전 [오!쎈 창원]
오랜만의 선발 준비에 대해 이용찬은 “아직 잘 모르겠다. 너무 옛날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 정말 캠프에 돌입해서 2이닝 4이닝 늘려가면서 던져봐야 내 자신에게도 피드백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은 캐치볼 정도 하는 느낌이다”라며 “일단 예전 기억을 더듬어서 준비하고는 있는데, 예전처럼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다시 준비하면서 실험하는 느낌이다. 몸 상태도 체크해야 하니까 어떻게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전했다.
등번호도 바꿨다. 이용찬은 두산 시절 45번을 달았지만 NC로 이적하면서 22번을 달고 계속 뛰었다. 임창민이 원래 45번을 달고 있었지만 2021시즌이 끝나고 방출되며 등번호를 바꿀 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계속 22번을 달고 뛰었다. 이용찬은 “(임)창민이 형이 있어서 45번을 달지 못했다. 22번을 달고 있다가 바꾸고 싶었는데 또 22번을 달고 잘해서 그냥 쭉 달고 있었다”라면서 “하지만 작년에 안 좋았기 때문에 분위기를 바꿔보자는 마음에서 45번으로 다시 바꿨다. 사실 제일 오래 달았던 번호라서 애착이 가는 번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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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아쉬움이 있고 가슴 속에 품어둔 말 들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과거는 잊고 오랜만의 선발투수 시즌을 준비하려고 한다. 그는 “과거는 과거로 두고, 이왕 계약했으니까 앞으로 잘할 것만 생각하겠다. 감독님이 선발 투수를 원하시니까 거기에 맞춰서 잘 준비하겠다”라며 “팀이 5강에 다시 복귀할 수 있도록, 그리고 부상 안 당하고 로테이션을 꾸준히 소화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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