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개 이상 구단의 경쟁 끝에 ‘일본 괴물 투수’ 사사키 로키(24)를 영입한 LA 다저스가 엄청난 기대감을 드러냈다. 아시아 최초 사이영상 수상도 가능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다저스는 23일(이하 한국시간) 사사키와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지난 18일 사사키가 자신의 SNS로 다저스와 계약 합의 사실을 알렸고,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공식 입단식도 개최됐다.
파란색 넥타이를 매고 온 사사키는 등번호 11번이 새겨진 다저스 유니폼을 입으며 박수를 받았다. 스텐 카스텐 회장, 앤드류 프리드먼 야구운영사장, 브랜든 곰스 단장, 데이브 로버츠 감독 등 다저스 수뇌부가 입단식을 찾아 사사키를 환영했다.
사사키의 고등학교 시절부터 오랫동안 스카우팅한 프리드먼 사장도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오타니 쇼헤이의 문자를 받고 사사키의 다저스행 사실을 알게 된 프리드먼 사장은 “그 소식을 들었을 때 정말 흥분했다”며 “사사키의 목표는 일본인 투수 최초로 사이영상을 받는 것이다. 그는 분명히 그렇게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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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에서 아시아 투수가 사이영상을 받은 적은 없다. 한국과 일본, 대만 국적으로 2위까지 간 선수들은 있다. 한국인 투수 류현진(한화 이글스)은 2019년 다저스 소속으로 내셔널리그(NL) 사이영상 2위에 올랐다. 당시 아시아 투수 최초로 사이영상 1위표 한 장을 포함해 총점 88점을 획득했지만 뉴욕 메츠 제이콥 디그롬(텍사스 레인저스)의 207점으로 사이영상을 차지했다.
일본인 투수로는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2013년 텍사스 레인저스 시절 아메리칸리그(AL)에서, 2020년 시카고 컵스 시절 NL에서 두 차례 사이영상 2위에 오른 바 있다. 2020년에는 1위표 3장 포함 123점을 얻었지만 신시내티 레즈 트레버 바우어(201점)에게 졌다. 대만인 투수로는 왕젠밍이 2006년 뉴욕 양키스에서 AL 사이영상 2위까지 랭크된 바 있다. 1위표 없이 51점을 받았지만 미네소타 트윈스 요한 산타나(140점)의 벽을 넘지 못했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투수들도 따내지 못한 사이영상에 사사키가 도전한다. 아직 24세로 나이가 젊고, 성장 가능성은 무한대다. 프리드먼 사장은 “사사키는 이 분야에서 가장 흥미롭고, 유망한 재능 중 하나다. 고교 시절 사사키를 처음 봤고, 지난 6년간 우리 스카우트들이 계속 지켜봤다. 폭발적으로 빠른 공, 정확한 컨트롤, 그리고 나이에 비해 훨씬 뛰어난 침착함이 돋보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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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재능을 가졌지만 불안 요소도 있다. 사사키는 일본프로야구 지바 롯데 마린스에서 5년간 한 번도 규정이닝을 넘기지 못했다. 첫 해에는 관리 차원에서 아예 실전 등판이 없었고, 2021년 데뷔 후에도 철저한 이닝 제한이 있었다. 특별 관리를 받았지만 부상도 잦았다. 2023년 오른손 중지 물집, 내복사근 손상, 고열 증세로 3차례나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이닝 제한이 풀린 지난해에도 오른팔 피로 증세로 6월부터 두 달가량 결장하기도 했다.
2023년 오타니가 갖고 있던 일본프로야구 역대 최고 구속(시속 165km) 타이를 이룬 사사키는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2023년(159.1km)보다 지난해(155.9km) 떨어졌고, 내구성에 대한 불안 요소를 완전히 해소하지 못했다. 하지만 프리드먼 사장은 이닝 관리를 위해 사사키의 데뷔를 일부러 늦추지 않고 스프링 트레이닝부터 바로 선발 로테이션 합류를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저스는 사이영상 2회 투수 블레이크 스넬을 5년 1억8200만 달러에 FA 영입했고, 팔꿈치 수술 후 재활이 끝난 오타니와 함께 토니 곤솔린, 더스틴 메이도 팔꿈치 부상에서 돌아온다. 기존 야마모토 요시노부, 타일러 글래스노우에 새로 추가되는 선발 자원만 사사키 포함 5명이나 된다. 넘치는 선발 자원을 보유하게 된 다저스는 6인 선발 로테이션을 준비 중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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