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에서 3년을 뛰며 통합 우승에 기여한 외야수 소크라테스 브리토(33)가 재계약에 실패했지만 도미니칸 윈터리그에서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다.
소크라테스는 지난 21일(이하 한국시간) 도미니카공화국 산토도밍고 에스타디오 키스케야 후안 마리샬 구장에서 열린 2024~2025 도미니카 윈터리그 파이널 시리즈 1차전에 2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장, 투런 홈런 포함 6타수 2안타 2타점 1볼넷으로 활약했다. 소속팀 레오네스 델 에스코히도는 연장 14회 접전 끝에 티그레스 델 리세이에 3-4로 패했지만 소크라테스의 존재감은 돋보였다.
5회 홈런이 인상적이었다. 1-1 동점으로 맞선 5회 좌완 투수 레이민 구두안의 4구째 가운데 몰린 시속 94.8마일(152.6km) 포심 패스트볼을 받아쳐 우중간 담장을 훌쩍 넘겼다. 시속 107.9마일(173.6km)로 날아간 타구는 뿜어내며 비거리 394피트(120.1m) 홈런으로 측정했다.
소크라테스는 KIA와 재계약이 불발된 뒤 지난달 22일 ‘메이저리그 전설’ 알버트 푸홀스 감독이 이끄는 레오네스 델 에스코히도에 합류했다. 정규리그 막판으로 4경기를 뛴 뒤 세미파이널 시리즈에서 15경기 타율 3할6푼2리(58타수 21안타) 2홈런 9타점 7볼넷 7삼진 출루율 .424 장타율 .552 OPS .976으로 활약했다.
여세를 몰아 파이널 시리즈 1차전부터 홈런 포함 3출루 활약으로 기세를 이어갔다. 22일 열린 2차전에선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지만 팀이 3-2로 역전승하며 우승 희망을 되살렸다. 현재까지 소크라테스의 윈터리그 전체 성적은 21경기 타율 3할3푼7리(86타수 29안타) 3홈런 12타점 10볼넷 10삼진 OPS .947.
소크라테스가 도미니카 윈터리그에서 뛰는 건 3년 만이다. KIA와 계약한 뒤에는 2시즌 연속 겨울에 휴식을 취했지만 이제는 팀을 구해야 할 처지가 됐다. KIA가 메이저리그 통산 88홈런 거포 패트릭 위즈덤을 영입하면서 재계약을 포기했고, 소크라테스도 곧장 도미니카 윈터리그에서 구직 활동에 나섰다.
소크라테스는 한국에서 검증된 선수다. 좌투좌타 외야수로 2022년 KBO리그 데뷔 첫 해 127경기 타율 3할1푼1리(514타수 160안타) 17홈런 77타점 12도루 OPS .848을 기록하면서 재계약에 성공했다. 2년차였던 지난해 142경기 타율 2할8푼5리(547타수 156안타) 20홈런 96타점 15도루 OPS .807로 다시 한 번 재계약했다.
지난해에는 140경기 타율 3할1푼(552타수 171안타) 26홈런 97타점 13도루 OPS .875로 활약하며 KIA의 통합 우승에 기여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4차전 6회 쐐기 투런 홈런 포함 5경기 타율 3할(20타수 6안타) 1홈런 5타점 OPS .814을 기록했다. 3년간 KIA에서 남긴 성적은 409경기 타율 3할2리(1613타수 487안타) 63홈런 270타점 40도루 OPS .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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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수한 성적이지만 외국인 타자치곤 특급 수준이 아니었다. 매년 봄에 예열이 늦게 걸리는 타입으로 시즌 초반 늘 방출설이 시달리다 5~6월부터 본격적으로 몰아치는 패턴을 반복했다. 지난해에는 타고투저 시즌으로 외국인 타자 중 OPS, WAR(4.12), wRC+(122.4) 모두 6위로 평균에 조금 못 미쳤다. 외야 수비력도 갈수록 떨어졌고, 내년이면 33세가 되는 나이도 불안 요소였다.
결국 KIA는 소크라테스와 작별을 택했지만 보험용으로 넣어두었던 보류선수명단에서 그를 제외했다. 그동안 소크라테스의 기여도를 인정해 대승적인 차원에서 보류권을 풀어줬고, KBO리그 다른 팀으로 이적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지난 9일자로 KBO에도 자유계약선수로 공시됐다.
KBO리그 전 구단이 외국인 선수 영입을 완료함에 따라 당장 재취업은 불가능하지만 시즌 중 외국인 타자 쪽에 구멍이 생기는 팀들은 소크라테스를 1순위로 염두에 둘 수 있다. 이미 리그 적응을 마친 빠르게 전력화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올 시즌에도 소크라테스의 응원가와 ‘시옷 댄스’를 한국에서 볼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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