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아마 상생] ①기본기 실종 & 겉멋 든 아마야구, "이제는 대만에 확실히 추월 당했다"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25.01.27 09: 20

한국 프로야구는 지난해 사상 첫 1000만 관중을 돌파하는 등 흥행 대박을 터뜨렸다. 하지만 외화내빈이라는 지적도 따른다. 과거에 비해 국제대회 경쟁력 및 경기력이 저하됐기 때문이다. 프로야구의 토대가 되는 아마추어 야구의 위기는 계속 제기돼 왔다. 한국 야구가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 프로와 아마추어의 상생이 필요하다. OSEN은 프로와 아마추어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 한국 야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①기본기 실종 & 겉멋 든 아마야구, "이제는 대만에 확실히 추월 당했다"
프로야구 구단 스카우트들은 1년 내내 전국을 누빈다. 전국 고교야구대회는 물론 지역 예선과 학교 연습경기까지 빠짐없이 챙겨본다. 다양한 데이터를 축적하기 위해서다. 아마추어 야구를 훤히 꿰뚫는 이들에게 한국 야구 발전을 위한 의견을 들어봤다. 

[프로-아마 상생] ①기본기 실종 & 겉멋 든 아마야구, "이제는 대만에 확실히 추월 당했다"

수도권 모 구단 스카우트 팀장 출신 A 씨는 “아마추어 야구팀 감독 또는 코치가 되려면 지도자 자격증이 필요한데 프로 출신 지도자들의 경우 경력에 따라 혜택을 줘야 한다. 프로 구단에서 10년 이상 코치로 근무해도 자격증이 없으면 아마추어 지도자가 될 수 없다는 건 너무 비효율적이다. 유능한 인재를 놓치는 우를 범하게 되는 것이다. 한국야구위원회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가 풀어야 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A 씨는 아마추어 지도자의 재교육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는 “야구는 끊임없이 발전하지만 일부 아마추어 지도자의 야구 지식과 지도 방식은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선수들이 제대로 배울 수 있겠는가. KBO가 중고등학교 유망주를 대상으로 넥스트 레벨 트레이닝 캠프를 운영하는데 아마추어 지도자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마련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프로-아마 상생] ①기본기 실종 & 겉멋 든 아마야구, "이제는 대만에 확실히 추월 당했다"
지방 모 구단 베테랑 스카우트 B 씨는 고등학교 클럽 야구팀의 폐해를 지적했다. “고등학교 클럽 야구팀이 우후죽순 생기는 바람에 야구의 질이 많이 떨어졌다. 최근 들어 사이클링 히트가 너무나 흔해졌다. 선수 육성보다 운영 수익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보니 팀이 갑자기 해체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결국 피해는 선수들의 몫”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또 다른 스카우트 C 씨는 고등학교와 대학교의 경기 일정 조율이 필요하다고 했다. 고교 야구는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대학 야구는 한국대학야구연맹 소속이라 대회 일정이 겹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스카우트 입장에서는 대학교 경기보다 고등학교 경기에 비중을 둘 수밖에 없다. C 씨는 “대학 야구가 고사 위기라고 우려하는데 고등학교 야구 대회 일정과 겹치지 않도록 하는 게 우선”이라고 꼬집었다. 
지방 모 구단 코치 D 씨는 비시즌이 되면 아마추어 야구팀에서 재능 기부에 나선다. 선수들이 열심히 하는 모습에 보람을 느꼈던 그는 최근 들어 학생 야구다운 모습이 사라지는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기본기를 확실히 다져야 할 시기에 화려한 플레이에만 관심을 보이는 선수들이 너무 많다. 고등학교에 진학할 때 그라운드 정비 작업이 번거롭다는 이유로 인조 잔디가 깔린 학교를 선호하는 추세라고 하더라. 고척돔을 제외한 모든 구장이 천연 잔디 구장이라는 건 알기나 할까. 아무리 시대가 달라졌다고 하지만 너무 편한 것만 찾는 게 안타깝다”. 
이어 그는 “최근 국제 대회에서 대만에 열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은데 이제는 확실히 추월당했다. 겉멋을 중요시 여기는 우리나라 학생 선수들과 달리 대만은 기본기가 잘 갖춰져 있다. 대만뿐만 아니라 미국과 일본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프로-아마 상생] ①기본기 실종 & 겉멋 든 아마야구, "이제는 대만에 확실히 추월 당했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아서는 안 된다’던 미담은 이젠 사라져 버린 옛이야기다. 학원 스포츠에서도 교권 추락 현상은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 악성 민원에 몸살을 앓는 아마추어 지도자들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폭언 또는 폭행에 대한 민원 제기가 아니라 훈련량이 많거나 훈련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관계 기관에 민원을 제기하는 것.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계약직 신분인 아마추어 지도자들은 수동적인 자세를 취하게 된다. 
최근 모 고등학교 코치는 지도 방식에 불만을 품은 선수의 민원 제기로 접근 금지 처분을 받았다고 한다. 한 스카우트는 “학교 측이 악성 민원에 시달리는 아마추어 지도자들을 보호해줄 필요가 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스승과 제자 사이가 아닌 비즈니스 관계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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