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곽경택 감독이 영화가 개봉하지 못할까 봐 공포감을 느꼈다고 했다.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소격동에 있는 카페에서는 영화 '소방관'의 곽경택 감독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영화 '소방관'(감독 곽경택, 제공배급 ㈜바이포엠스튜디오, 제작 ㈜에스크로드 픽쳐스·㈜아센디오)은 2001년 홍제동 화재 참사 사건 당시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화재 진압과 전원 구조라는 단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투입된 소방관들의 상황을 그린다. 실제 2001년 3월 4일 새벽 3시 47분 서울특별시 홍제동 다세대 주택에서 방화로 인해 발생한 '홍제동 화재 참사 사건'을 바탕으로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재구성한 작품이다.
'친구'(2001), '태풍'(2005), '극비수사'(2015), '암수살인'(2018), '장사리 : 잊혀진 영웅들'(2019) 등을 만든 곽경택 감독의 신작으로, 5년 만의 복귀작이다.
하지만 서부소방서 구조반장 진석으로 주연을 맡은 곽도원이 2022년 10월 음주운전을 저지른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비난이 쏟아졌다. 개봉을 준비하던 '소방관' 측은 팬데믹과 곽도원의 음주운전 논란으로 개봉 시기가 무기한 연기됐고, 결국 중간에 배급사가 한번 바뀐 뒤 관객들을 만나게 됐다.
곽도원을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이 말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스럽다. 그냥 곽도원 배우가 떠올랐다. 혼자 곰곰이 고민해보니까 연기도 잘해서 곽도원 배우한테만 시나리오를 줬다. 그랬더니 바로 하겠다고 연락이 왔다. 주변에서 다른 배우도 제안해줬는데, '난 곽도원과 하고 싶다'고 했다. 진석이와 잘 어울렸다. 고집도 강해야 하고, 묵직함도 있어야하고, 외골수적인 모습이 필요해서 곽도원 배우와 어울렸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곽도원을 비롯해 여러가지 이슈로 개봉 못하겠다는 생각도 했을 것 같다"는 말에 "맞다. (연예계에) 음주운전 이슈가 나오면 곽도원이 소환되니까 미치겠더라. '그럼 이거 내가 찍어 놓고 최초로 개봉 못하는 영화가 될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런 공포도 있었다. 그렇다고 이게 OTT로도 하겠나. 그러지도 못하고. 가슴 앓이를 많이 했다"며 "제일 큰 손해는 투자하신 분들이다. 난 열심히 찍은 작품 하나가 언젠가는 개봉되겠지 하면서 기다리면 되는데, 투자하신 분들은 무슨 죄가 있겠나. 적은 제작비도 아닌데 거기에 대한 손해를 올 곧이 감수해야 한다. 미안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곽경택 감독은 "배급사가 한번 교체됐는데, 올해 안에 개봉을 목표로 하신다고 해서 '이제 족쇄를 풀자' 생각했다. 올해 개봉하면 처음부터 강력하게 겨울에 해야한다고 생각했다. 겨울에 하면 어떤 결과가 나오든 담담하게 받아들인다 생각했다"며 "겨울이라고 한 이유는 오래 전인데 '태풍'을 찍었는데 그건 바다에서 물난리가 나는 작품이다. 그때 어느 분이 우리가 겨울에 개봉한다니까 '그 추운데 바다에서 물난리 나는 영화를 보겠나?' 하시더라. 내가 '단순하게 생각하시는구나' 했는데, 실제로 그런 결과가 나왔다. 겨울에는 뭔가 나도 정서적으로도 호소하는 따뜻한 이야기가 좋을 것 같더라. 겨울에 맞을 것 같아서 그렇게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소방관'은 오는 12월 4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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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바이포엠스튜디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