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 여신',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배우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배우 김혜수가 '디즈니 쇼케이스'에 떴다. 그의 첫 디즈니+ 작품 '트리거'가 국내 뿐만 아니라 아태지역 미디어들의 관심을 끌어모았다.
월트디즈니컴퍼니는 21일 오후(이하 현지시간)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에서 '디즈니 콘텐츠 쇼케이스-APAC 2024(약칭 디즈니 쇼케이스)'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는 아태지역 오리지널 콘텐츠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에 디즈니+ 코리아 오리지널 '트리거', '파인', '하이퍼나이프', '넉오프', '나인퍼즐' 제작진과 주연들이 순차적으로 등장해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가장 먼저 진행된 기자간담회는 당장 오는 2025년 1월 공개를 앞둔 '트리거'였다. 이 자리에는 작품의 두 주연 김혜수, 정성일과 유선동 감독이 참석했다.
'트리거'는 탐사보도 기자팀의 이야기를 그린다. 난감한 상황에 빠진 이들은 10년 전 흔적도 없이 사라진 유명 배우의 실종 사건을 해결해야만 하는 어려움에 봉착하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특히 김혜수의 첫 디즈니+ 작품이자 '더 글로리'로 스타덤에 오른 정성일,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주종혁 배우가 출연한다. 김기량 작가와 '경이로운 소문' 시리즈를 만든 유선동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기대를 모은다.
기자간담회에 앞서 진행된 '디즈니 쇼케이스'에서도 김혜수와 정성일, 유선동 감독이 작품에 대해 소개한 바. 먼저 유선동 감독은 '트리거'에 대해 "경찰도 검찰도 잡지 못한 악질적인 빌런들을 끝까지 추적해서 카메라로 세상에 알리고 응징하는 탐사보도 PD들의 이야기다. 가슴 뜨거운 탐사보도 PD들이 팀플레이를 통해 통쾌한 카타르시스도 주고, 가슴 듬뿍 휴머니즘도 안겨주는 다채로운 드라마"라고 소개했다.
김혜수는 극 중 사건 수사를 위해 무엇이든 하는 팀장 역할을 맡았다. 그는 "아주 무겁지 않으면서 색깔이 뚜렷하고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탐사보도에 대한 사명감이 있고 집요함과 직업적 '똘끼'가 있는 개성강한 매력적인 인물을 맡았다. 가장 주안점을 둔 건 무게감은 덜어내면서 진정성과 자유로운 모습을 보여주려 노력했다. 저희 드라마는 어떤 사회적인 이슈, 심각한 범죄 사건을 다루고 있지만 유쾌한 톤 앤 매너를 유지한다. 그러면서 재치와 위트, 진정성과 카타르시스를 동시에 느끼게 해준다. 그런 밸런스가 참 좋았기 때문에 위트와 진정성 사이 수위를 느끼게 하려고 노력했다"라고 설명했다.
정성일은 작품을 위해 준비한 점에 대해 "일단 감독님과 캐릭터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했다. 의상이나 외형적인 것도 남들과는 거리가 있고, 소극적이고, 혼자 만의 공간을 갖고 있는 게 표가날 수 있는 캐릭터를 많이 연기했다"라고 설명하며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배우가 왜 김혜수 선배님인지 촬영하는 내내 많이 배웠다. 배우 뿐만 아니라 인간적으로도 너무 사랑스럽고 배울 게 많은 점이라 여러분이 아시는 것보다 실제로는 훨씬 더 존경받아 마땅하고 인간적으로도 훌륭하신 분이라 저는 너무 좋은 작업이었다"라고 밝혔다. 이에 김혜수는 "너무 민망했다"라고 멋쩍게 웃으며 정성일을 토닥여 훈훈함을 더했다.
뒤이어 진행된 본격적인 질의응답에서 배우들은 한번 더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 김혜수는 '트리거'에서 맡은 역할에 대해 "탐사보도 팀장으로서 굉장히 프로페셔널한 면모가 있는 인물이다. 그러면서도 비정형적이고 자유로운 측면이 있다. 정의로운 일을 하는 '미친 또라이' 느낌이 있다"라고 웃으며 애착을 밝혔다.
또한 그는 "굉장히 집요하게 진실을 쫓지만 한 편으로, 머리에 꽃같은 세상을 꿈꾼다. 굉장히 재미있는 친구이고 나쁜 놈들이 더 나쁜 일을 하지 않기 위해 나쁜 놈들을 구제하곘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무겁지 않으면서 캐릭터 간의 케미스트리가 기대가 된다. 즐겁게 촬영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선택했다"라고 밝혔다.
'가짜뉴스'의 홍수 속에 살고 있는 최근, 김혜수가 맡은 진실을 추구하는 탐사보도는 남다른 시사점을 남긴다. 김혜수는 "어떻게 보면 진실을 추구하는 탐사보도가 피상적으로 그려질 수도 있다. 그래서 '가짜뉴스'를 포함해 현실적이고 심각하고 사실적인 에피소드를 도입했다. 그러면서도 쉽게 받아들이게 하려고 유쾌하게 무게감을 덜어냈다. 굉장히 엔터테인먼트 요소가 많이 들어가고 에피소드별로 모두가 다르게, 같은 작품이지만 다양한 메시지를 쉽고 즐겁게 받아들일 수 있게 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촬영 중 재미있는 순간은 언제였을까. 정성일은 "매 현장이 너무 재미있었다. 어제 감독님이 어디서 잠깐 말씀하셨는데 제 머리 위로 살아있는 쥐가 떨어지는 장면이 있었다. 저는 떨어졌다고 생각을 하고 연기를 하는데 감독님이 무전으로 '아직 붙어있어'라고 하셔서 조금 많이 놀랐던 적이 있다. 그런데 그 장면이 너무 잘 나왔다. 드라마 안에서 '라따뚜이'도 같이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재치있게 말했다.
김혜수는 "우리 드라마가 다루는 케이스 별로 톤 앤 매너들이 조금 다르다. 사실 주요 배우들도 캐릭터들이 상황에 따라서 때로는 가슴으로, 때로는 몸으로, 때로는 머리로 사건을 해결한다. 저희가 초반 에피소드 촬영할 때 굉장히 추운 겨울이었는데 몸으로 많은 것들을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제가 뛰다가 오른쪼 허벅지 근육이 파열됐다. 저는 다리를 다쳤으니까 얼굴은 찍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그렇게 안 됐다. 결과적으로 그 장면이 다이내믹하게 나와서 모두가 만족했다"라고 밝혔다.
유선동 감독은 범죄, 탐사보도 등 어두울 수 있는 주제들을 유쾌하게 다루는 연출적 고민에 대해 "'트리거' 대본을 보면서 좋았던 점이 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진지함도 있지만 인물들의 일상과 삶에 희로애락이 있던 거였다. 정의를 구현함과 동시에 굉장히 활기차고 빠르고 웃음도 있고 눈물도 흘릴 수 있게 한다. 시간 가는 줄 모르게 하는 작품이 나와서 기대하셔도 좋을 것"이라고 설명하며 자신감을 보였다.
선후배간 케미스트리도 훈훈했다. 김혜수는 정성일이 실제 캐릭터와 닮은 바에 대해 "'트리거'에서 정성일 씨를 처음 만났다. 기본적으로 정성일 씨는 굉장히 유쾌하고 건강하고 진솔한 사람이다. '더 글로리'에서의 모습은 정말 연기적으로 완벽하게 구현된 것 같다. 이번 작품은 사실 정성일 씨가 가진 모습이기도 하겠지만 또 다른 얼굴이다. 정성일이란 배우가 생각보다 굉장히 무서운 내공이 있고, 정말 다양한 얼굴이 있다고 느꼈다. 초반에 여러분들 놀라실 거다. 저희가 촬영할 때 모든 스태프와 연기자들이 정성일 씨 얼굴과 눈빛에 매료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실제 정성일 씨는 정말 스마트하고 순수하고 굉장히 스윗하다. 많은 분들을 배려하고 모두에게 미소와 유쾌함으로 대한다. 저희 현장에서 모두가 정성일 씨를 정말 사랑하고 팬이 됐다. 그런데 연기를 할 때는 정말 보석 같은 배우가 이제 막 나온 느낌이다. 한 작품에서도 너무 다양한 무드가 연출된다. 굉장히 특별한 보석 같은 면이 있는 배우여서, 실제 정성일 씨는 제가 편하게 대하는 모습을 생각하면 '이 사람이 이렇게까지 디테일한 걸 어떻게 생각하지?' 싶을 정도로 굉장히 심플하다. 그런데 배우로는 정말 다른 면이 있다. 여러분들도 정성일 씨의 새로운 얼굴을 기대하셔도 될 것 같다"라고 강조했다.
정성일은 "캐릭터와 김혜수 선배님의 간극은 사실 그 동안 저희가 봐온 매체에서의 김혜수 선배님의 다양한 모습을 봤는데도, '미친 또라이'라는 캐릭터의 워딩과 조금 차이가 있다. 그런데 어떤 추진력이나 팀장으로서 캐릭터가 밀어붙이는 힘이나, 앞에서의 정당하고 당당한 모습들은 평소의 누나랑 거의 매칭이 많이 된다. 뒤가 없고, 앞에서 할 얘기 다 하시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다인 깨끗한 분"이라며 "제가 더 칭찬을 해야 하는데 여러분이 아시는 것보다 훨씬 더 좋은 사람"이라고 화답했다.
공교롭게도 동명의 또 다른 드라마 '트리거'가 넷플릭스에서도 제작되는 바. 유선동 감독은 "장르도 다르고 분위기도 다르다고 들었다. 같은 한국 콘텐츠로서 모두 잘 됐으면 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라고 밝혔다.
김혜수는 "작품에 들어갈 때 디즈니+ 작품인 걸 염두에 두고 들어가진 않았다. 작품을 먼저 듣고 미팅을 하면서 디즈니+ 작품이라는 걸 들었다. 디즈니+ 작품이라고는 하지만, 각자 자리에서 성실하게 협업하는 과정이었다. 오픈 전에 조금 더 국제적인 프로모션을 갖는 것, 디즈니+라는 플랫폼이 얼마나 드라마에 열정과 애정을 갖고 모험하고 지원하고 싶어하는지 의지가 파악된 것 같아서 배우 입장에서는 굉장히 좋은 파트너를 얻은 것 같은 느낌이 있다"라고 평했다.
다만 그는 국내와 디즈니+ 제작 환경 차이도 있었을까 하는 물음에 "사실 제작 과정에서 다른 건 특별히 느끼지 않은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정성일 뿐만 아니라 주종혁 등 함께 한 후배 연기자들에 대해 김혜수는 받은 존경 만큼 존중을 표했다. 그는 "너무 일을 오래 하다 보니 어느 순간 선배가 돼 있다. 체감하는 순간은 이런 자리에서 오래 작품을 했으니 많은 동료들이 진심으로 리스펙트를 보여주는 거다. 그런데 항상 생각하는 건 제가 실제 저의 모습보다 훨씬 더 아름답고 어른스러운 선배의 모습으로 비치고 있다. 왜냐하면 일을 할 때에도 빈 틈이 많고 실제 일상에서는 빈틈이 더 많다. 현장에서 연출자도 저보다 연배가 어린 경우가 많은데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 저는 항상 동료들에게 많이 배운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이번에도 정성일 씨, 이 자리에 같이 못해 너무 아쉬운 주종혁 씨 너무 좋았다. 이 두 배우가 늘 서로를 격려하며 아끼고 사랑하는 게 보였다. 보통 남자 선후배 관계라는 게 조금 무뚝뚝하고, 장난치거나, 무안주는 식으로 한다. 그런데 정말 서로가 서로를 보는 것처럼 너무 예뻐하고 위로하는 게 좋았다. 저도 그런 모습을 보면서 굉장히 편하게 다가갈 수 있었다. 굉장히 유쾌한 분들임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는 굉장히 노련했다. 하루하루가 정말 행복했다. 대본에 대해서, 씬의 상황이나 캐릭터에 대해 이야기할 때 깊은 부분까지 고민할 수 있었고 훨씬 더 좋은 아이디어들을 제안해줄 때 정말 많은 자극이 됐다"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굉장히 많이 배웠다. 제가 놓친 부분도 아주 많이 커버해줬다. 보시는 분들은 못 느끼시더라도 저는 아는 것들이 있지 않겠나. 그런 면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고, 저의 부족함을 알면서도 굉장히 저를 좋은 선배로 비치게 하는 건 제 곁에 있는 동료들이고 후배들이다.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서 너무 좋았다"라고 덧붙여싿.
이에 정성일은 "가장 중요했던 건 김혜수 누나가 말씀하신 것처럼 현장에서의 기쁨이 너무 소중했던 거다. 하루하루 가는게 아쉬웠다. 촬영 없어도 가고, 서로 모니터링 해줬다. 분위기 자체는 감독님도 있고 누나도 있었는데 기둥이 되는 사람들이 편안함을 준 거다. 저나 종혁이는 거기서 놀기만 하면 됐다. 또 감독님과 여러가지 작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자유로운 분위기에 열심히 하다 보니까 현장 만큼은 '이런 분위기 또 나올 수 있을까?' 싶었다. 현장 분위기 만큼만 결과가 좋다면 모든 상을 휩쓸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너무 좋았다. 사람과 일에 대해 너무 자유롭고 경직되지 않고 한 명, 한 명이 같이 일하는 동료로서 각자의 포지션 별로 최선을 다했을 때 어떤 시너지가 나올지 앙상블에 대해 또 한번 생각하게 됐다. '트리거'가 사람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많은 사람에 대해 또 한번 고마움을 느끼는 시간이었다"라고 화답했다.
김혜수, 정성일이 열연한 '트리거'는 오는 2025년 1월부터 디즈니+에서 첫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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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