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궁 부부’ 남편과 셋째 딸이 마음을 열고 가까워질 수 있을까.
지난 11일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약칭 결혼지옥)'에는 본인을 왕이라고 칭하며 가족들을 백성 다스리듯 하는 남편과 자신이 마치 왕을 모시고 사는 것 같아 힘들다는 궁녀 아내, ‘왕궁 부부’가 등장했다.
남편은 “이 집에서 내가 왕”이라며 자신이 조선시대 남자이자 왕이라고 말했다. 아내는 남편의 태도가 어이없지만 손톱, 발톱을 잘라주거나 남편이 새벽에 친구들을 데리고 왔을 때도 군말 없이 대접하며 원하는대로 들어줬다고 말했다.
아내는 6남매 육아부터 치매를 앓는 시어머니 챙기기, 지적장애 판정을 받은 아들 챙기기, 아르바이트, 집안일 등 듣기만 해도 힘든 일들을 소화해 내고 있었다. 아내는 남편에게 6남매 육아에 조금 더 신경 써주길 바라는 마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남편과 셋째 딸의 갈등이 드러났다.
부부의 셋째는 학교 가기를 거부하며 자퇴를 원했다. 아내는 딸에게 “학교 안 가면 아빠가 잔소리한다”라고 말했고 셋째는 “아빠 집어치워”라고 말해 충격을 안겼다. 아내는 남편이 셋째에게 함부로 대한다고 말했다. 점점 엇나가는 셋째에게 회초리까지 들었다고. 남편은 아내가 자신에게 셋째 딸과 관련된 이야기를 숨기고 거짓말을 한다고 말했다.
셋째 딸은 제작진에게 어렵게 속마음을 열었다. 오토바이를 사서 진주를 떠나고 싶다고 말했다. 학교와 가정에 적응하지 못하고 그냥 떠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던 것.
오은영은 “아빠와의 관계가 편하지 않은데 선생님의 모습에서 아빠의 모습을 본 것 같다. 반항심이 생긴 것 같다”라며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이유를 조심스럽게 유추해 봤다. 이들 부부에게 귀와 마음을 열고 적극적으로 소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은영은 “부부와 셋째를 위한 힐링리포트다. 셋째는 불안하고 울적한 것 같다. 청소년기에 다양한 이유로 우울해진다. 행동적으로 부적응적인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깊고 따뜻한 사랑을 표현해야 한다. 따뜻하게 관심을 줘야 한다. 저희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건강이 안 좋아져서 누워 계셨는데 전화를 하면 ‘날이 춥다’, ‘운전 조심해라’ 하신다. 이런 게 마음에 남는다. 하루 세 번 딸에게 메시지를 보내라. 끊임없이 관심을 보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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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