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에 만날 생각이다."
프로야구 FA 시장이 열리자마자 급박하게 돌아간다. 3일째 벌써 5명의 FA 계약이 발표됐다. FA 3명은 원소속 팀을 떠나 이적했다.
지난 6일 FA 시장 첫 날에 KT 우규민이 개인 3번째 FA 계약(2년 총액 7억 원)으로 1호 계약 테이프를 끊었고, SSG 최정은 4년 110억 원 전액 보장 계약을 맺으며 역대 FA 최초로 누적 금액 300억 원을 돌파했다.
7일에는 심우준이 KT를 떠나 한화와 4년 50억 원에 계약했다. 8일, 엄상백도 KT를 떠나 한화와 4년 78억 원 대박 계약에 성공했다. 두 명의 FA를 놓친 KT는 8일 오후 두산 왕조 일원이었던 허경민을 4년 40억 원에 영입했다.
FA 승인 선수 20명 중 15명이 남았다. 엄상백이 한화로 이적하면서 FA 투수 최대어로 꼽히는 최원태의 거취가 주목받고 있다.
LG는 아직 최원태와 FA 협상을 시작하지도 못했다. 구단 내부 일정으로 바쁘다. LG는 1년에 한 번 있는 그룹(구단주)에 올라가는 연간 업적 보고가 다음 주에 잡혀 있다. 트윈스 야구단의 올 시즌 1년을 돌아보고 내년 계획을 보고하는 자리다. 1년 예산을 그룹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야구단에 가장 중요한 일이다.
LG는 최원태와 FA 협상을 다음 주 이후로 미뤄놓고 있다. 차명석 단장은 “다음 주 업적 보고를 준비하느라 야근도 하고 있다. 최원태는 구단주 보고가 끝나고 나서 만날까 생각 중이다”고 말했다.
LG는 합리적인 선에서 잡겠다는 스탠스다. 차 단장은 "늘상 그렇게(합리적인 선) 얘기하는데, 시장이야 항상 움직이니까. 최원태 선수가 어느 정도 금액이 될지 모르겠고, 선수는 금액을 꽤 많이 원하지 않겠나. 엄상백 만큼 받으려고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최원태와 엄상백은 2015년 드래프트 동기다. 프로 입단은 같은 해에 했지만, 최원태가 1월생이라 한 살 어리다. 최원태는 27세로 역대 FA 투수 중 가장 젊은 나이다.
한화는 엄상백에게 계약금 34억 원, 연봉 총액 32억5000만 원, 옵션 11억 5000만 원 등 최대 78억 원 계약을 안겼다. 최원태가 원하는 FA 계약의 비교 잣대가 될 것이다. 엄상백은 올해 29경기에 등판해 156⅔이닝을 던지며 13승 10패 평균자책점 4.88, 탈삼진 159개를 기록했다.
최원태는 정규시즌 24경기(126⅔이닝)에 등판해 9승 7패 평균자책점 4.26, 탈삼진 103개를 기록했다. 6월초 선발 등판을 앞두고 갑작스런 허리 부상으로 한 달 가량 재활을 하면서 등판 경기 수가 적었다. 전반기 12경기 6승 3패 평균자책점 3.80으로 리그 톱클래스였는데, 부상 이후 후반기에는 12경기 3승 4패 평균자책점 4.77로 아쉬웠다.
포스트시즌에서 '부진 징크스'를 깨지 못했다. 올해 ‘가을야구’에서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에 2경기(5⅔이닝) 선발 등판해 8실점(7자책) 평균자책점 11.12로 안 좋았다. FA 계약에 어느 정도 마이너스가 될 지는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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