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가족' 허진호 감독이 멜로 영화와 관련해 달라진 극장 환경을 전했다.
30일 오후 MBC 표준FM '배철수의 음악캠프'(이하 '배캠')에서는 영화 '보통의 가족' 허진호 감독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배철수는 "허진호 감독은 원래 라디오 PD를 하려고 했다더라"라고 물었고, 허진호 감독은 "방송국 시험 봤었다. MBC였다. 그때는 그냥 (분야 구분없이) 같이 뽑았었다. PD 시험 봤는데 떨어졌다. 라디오PD가 주는 안정감, 적당한 거리에서 나오는 평온함. 그렇지 않나. 주변에서 보기에는"이라고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배철수는 "저는 35년간 라디오 하면서 정말 수많은 유형의 PD를 만났는데 사람 나름이다. 허감독이 얘기한 여유를 가진 PD가 있는 반면 그냥 안절부절 안달복달 하는 PD들도 있다"고 밝혔고, 허진호 감독은 "그런데 떨어졌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자 배철수는 "그때 안떨어지면 큰일날 뻔 했다. '라면 먹을래요'도 없는거 아니냐. 어떡할거냐.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 아직 우리나라 멜로영화의 클래식이 됐지 않냐"고 말했다. 이때 한 청취자는 "다시 멜로에 도전할 생각 있냐. 15년째 감독님의 멜로만 기다리고 있는 팬이다"라고 말했고, 허진호 감독은 "멜로는 재밌죠. 재밌는데 최근 극장환경이 바뀌면서 멜로영화가 투자를 받거나 흥행한 케이스가 그리 많지 않다"고 답했다.
그는 "그 전에는 제가 영화 시작할때나 혹은 그 전에는 멜로가 어느 정도 장르로서 영화로 많이 만들어졌던 시기가 있었다. 지금은 극장 환경도 변했고 여러 요인 있겠지만 극장도 가면 사운드가 좋아졌지 않냐. 그게 멜로랑 잘 안맞는것도 있고. 액션은 사운드가 비중을 많이 차지하면서 관객들이 재밌게 볼수있는 요소가 있는데 (멜로는) TV 드라마가 많이 나오고 있고"라고 말했다.
배철수는 "하고싶은 생각 있냐"고 물었고, 허진호 감독은 "이제 다르고 새롭게 해야겠죠"라고 답했다. 배철수는 "21세기의 멜로?"라고 말했고, 허진호 감독은 "할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고민하고 있다"고 밝혀 기대를 모았다.
그는 "제가 멜로적인 사람 아닌데 멜로가 재밌는게 일상생활에서 가장 가깝게 가져갈수있고 감정이 희로애락을 다 집어넣을수 있는 장르다. 설레기도 하고. 그리고 슬프기도 하고 화도 나고 그리워지기도 하고 이런 인간의 정서를 영화에서 표현한다는게 재밌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한편 '보통의 가족'은 각자의 신념을 가지고 살아가던 네 사람이 아이들의 범죄현장이 담긴 CCTV를 보게 되면서 모든 것이 무너져가는 모습을 담은 웰메이드 서스펜스 영화로, 현재 극장 상영중이다.
/delight_me@osen.co.kr
[사진]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