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호날두 시대 끝' 스페인 유로 우승 견인한 로드리, 발롱도르 수상... '유력했던' 비니시우스 불참
OSEN 노진주 기자
발행 2024.10.29 16: 43

 로드리(28, 맨체스터 시티)가 발롱도르를 수상하며 새 시대의 시작을 알렸다.
프랑스 축구 잡지 '프랑스 풋볼'은 29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샤틀레 극장에서 2024 발롱도르 시상식을 열었다. 발롱도르는 직전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주어지는 상으로, 축구선수가 받을 수 있는 가장 명예로운 트로피다.
영광의 수상자는 로드리다. 그는 지난 시즌 맨시티 소속으로 50경기에 출전해 9골과 14개의 도움을 기록했다. 맨시티 중원을 지휘하며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전술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맨시티는 로드리의 활약 덕분에 프리미어리그에서 사상 처음으로 4회 연속 우승 기록을 세웠다.

맨시티에서 로드리가 뛸 때 팀이 패배하지 않는다는 공식도 있었다. 지난 시즌 동안 로드리가 선발로 출전한 48경기에서 맨시티는 무패를 기록했다. 반면 로드리가 빠진 5경기에서는 4패를 당했다.
로드리는 스페인 대표팀에서도 주도적인 활약을 펼치며 또 다른 우승을 이끌었다. 지난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에서 그는 조별리그 3차전을 제외한 모든 경기에 선발 출전해 팀의 중원을 장악했다. 스페인은 그의 활약으로 대회 우승을 거머쥐었으며 로드리는 결승전에서 부상으로 교체됐지만 대회 MVP를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전방십자인대 파열로 시즌 아웃 상태인 로드리는 발롱도르 시상식에 목발을 짚고 등장했다. 전설적인 축구 선수 조지 웨아로부터 그는 발롱도르 트로피를 전달받았다.
로드리의 수상으로 리오넬 메시(37, 인터 마이애미)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9, 알 나스르)로 대표되는 시대가 막을 내리고 새로운 발롱도르 시대가 열렸다. 그는 1990년대 출생자로서는 첫 발롱도르 수상자가 되어 메시와 호날두가 장악해 오던 발롱도르의 시대를 이어받았다. 메시와 호날두가 발롱도르 최종 후보에 오르지 못한 것은 21년 만에 처음이다.
로드리의 수상으로 또 하나의 기록이 쓰였다. 그는 맨체스터 시티 구단 역사상 첫 발롱도르 수상자가 됐으며 이는 2008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이후 16년 만에 프리미어리그 소속 발롱도르 수상자가 탄생한 것이다.
스페인 국적의 선수가 발롱도르를 수상한 것도 1960년 루이스 수아레스 이후 64년 만이다. 로드리는 알프레도 디 스테파노(1957·1959년)와 루이스 수아레스에 이어 세 번째로 발롱도르를 차지한 스페인 출신 선수가 됐다.
발롱도르 후보로 가장 유력했던 인물은 로드리가 아닌 비니시우스 주니오르(24 레알 마드리드)였다. 비니시우스는 지난 시즌 리그 26경기에서 15골과 6개의 도움을 기록하며 라리가 우승에 기여했고 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도 10경기 6골 5도움의 성적을 올려 레알 마드리드에 통산 15번째 UCL 우승 트로피를 안겼다.
비니시우스는 특히 중요한 순간마다 빛을 발했다. 맨체스터 시티와의 UCL 8강 1차전에서는 2개의 도움을 기록했고 4강전에서는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로 멀티골과 드리블 돌파로 상대 수비를 흔들었다. 결승전에서도 비니시우스는 득점하며 활약했고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한 경기에서 다시 한번 UCL 우승을 견인했다. 
스페인 현지에서는 비니시우스의 발롱도르 수상이 이미 확정됐다는 소문이 퍼졌고 레알 마드리드와 비니시우스도 이를 확신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또한 주요 베팅 업체들은 비니시우스가 수상할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하지만 비니시우스는 최종 결과에서 2위에 그쳤고 발롱도르 트로피는 로드리가 차지했다. 만약 비니시우스가 수상했다면 2000년대생 발롱도르 수상자가 최초로 탄생했을 것이다.
비니시우스는 시상식에 불참했다. 비니시우스뿐 아니라 레알 마드리드 소속 주드 벨링엄 킬리안 음바페와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도 시상식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며 보이콧했다.
스페인 매체에 따르면 레알 마드리드 측은 비니시우스가 실력 외적인 부분에서 밀렸다고 생각하며 그가 겪어온 인종차별 문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레알 마드리드는 시상식에서 음바페가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과 함께 최다 득점자에게 주어지는 '게르트 뮐러상'을 수상하고 올해의 팀으로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은 '요한 크루이프 상(올해의 감독)'을 받았다. 다만 이들은 모두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아 상을 직접 받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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