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스페셜 ‘팔도 주무관’ 2부에서는 강진군청 인구정책과로 발령 난 곽준빈의 공무수행 뒷이야기에 이어 강진군의 또 다른 신입 주무관, 이은지의 역대급 활약상이 공개됐다.
제작진과의 사전 미팅에서 “산과 강, 지역 탐방을 좋아한다“다고 밝힌 이은지는 본인의 취향과 잘 맞아 보이는 문화관광과 주무관으로 첫 출근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사무 업무를 시작한 이은지의 손에 쥐어진 건 다름 아닌 딱풀. “모두가 컴퓨터로 작업하는 사무실에서 나만 이러는 거 바보 같지 않냐”라는 이은지의 말이 웃픈 상황이 연출되며 쉽지 않은 공무수행의 포문을 열었다.
일 년에 무려 16번 한 달에 한 번 이상 축제를 여는 것은 물론, 행사 현수막과 배너 설치, 여행 지도와 홍보 영상 제작까지,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란다는 문화관광과 공무원들은 이렇게 축제라도 많이 하는 것이 지방 소멸 위기를 막기 위한 ‘몸부림’이라고 표현했다. 지역을 향한 그들의 진심 어린 노력에 이은지는 지역 관광 홍보를 위한 각오를 더욱 다졌다.
60여 종이 넘는 국가유산과 뛰어난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강진군은 관광자원이 풍부하지만 인지도가 높지 않아 홍보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를 알게 된 이은지는 주무관으로서 지역에 숨겨진 보석 같은 관광자원을 발굴하는 이른바 ‘은지 PICK 코스’를 기획하게 되었다.
이은지 주무관이 발견한 첫 번째 강진 재발견은 바로, 축구장 50여 개 크기의 광활한 녹차밭이었다. 제주와 보성에 비해 인지도가 떨어져 관광객의 발길도 뜸한 상태였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인파가 많아 사진 한 장 찍기 어려운 다른 관광지에 비해 ‘인생샷’을 건질 수 있는 장점을 어필할 수 있었다.
특히, 녹차밭 인근에는 조선시대 정원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백운동 원림’까지 자리하고 있어 ‘원 플러스 원’ 관광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이었다. ‘백운동 원림’은 다산 정약용의 제자인 ‘이담로’의 개인 사택 정원으로, 그곳에서 12대 후손을 만난 이은지는 조선 중기 때부터 꽃과 나무의 훼손 없이 보존되고 있는 정원의 모습에 감탄하였고, 이를 관광화하기 위한 강진군청의 끊임없는 설득 끝에 무려 360년 만에 일반인에게 무료 공개된 사연까지 전파를 타면서 시청자에게도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시청자들은 “오랜 세월 정원을 보존한 것도 놀랍지만, 개인 사유지를 무료로 개방한 게 정말 대단하다”, “지역 관광 활성화를 위한 강진군청 공무원들의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라는 소감을 남기며 그 안에 담긴 역사적 가치와 자연미에 감탄하는 반응들이 이어졌다.
숨은 명소 발굴에 성공한 이은지 주무관은, 다음으로 ‘숨은 맛 발굴’에 나섰다. 그녀가 도착한 곳은 2007년 대한민국 최초 된장 특화 마을에 선정돼 화제가 됐었지만 최근 들어 관광객의 발길이 뜸한 ‘된장 마을’이었다. 그곳에서 강진 고유의 전통 식품 ‘즙장’과 전국 유일의 ‘즙장 명인’을 만난 이은지 주무관은 난생처음 맛본 즙장의 특별한 맛과 조리법에 놀라는 한편, 87세 즙장 명인의 제자를 자처하며 명인과의 남다른 티키타카를 선보였다.
숨은 명소, 맛 그리고 제대로 된 여행 코스 완성을 위해 이번에는 숨은 ‘쉼터’ 발굴에 나선 이은지 주무관은 강진 마량면에 있는 작은 마을을 찾았다. 지역 명물인 ‘푸소(FU-SO)’에서 하룻밤을 보내기 위함이었는데. 이름도 생소한 ‘푸소’는 ‘Feeling Up, Sterss Off’의 줄임말로 ‘스트레스 푸소~’라는 전라도의 사투리에서 지어진 이름이라고 한다.
하룻밤 6만 원이 안 되는 돈으로, 독채 사용 가능, 남도식 조식 제공, 각종 자연 프로그램 체험 등 다양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푸소는 누적 방문객 6만여 명에 달할 만큼 인기를 끌고 있는 농촌체류형 민박이다. 촌캉스의 원조라 볼 수 있는 푸소의 또 다른 인기 비결은 직접 수확한 채소와 해산물로 차리는 남도식 한정식 ‘엄마카세’. 게다가 손님들을 진심으로 환대하고 따뜻하게 대해주는 주인장의 매력에 이은지 주무관 역시, “강진 엄마가 생겼다“라며 푸소의 주인장과 정겨운 교감을 나누었다.
문화관광과 주무관으로서 아직 알려지지 않았던 강진의 숨은 명소와 맛, 쉼터를 72시간 동안 몸소 경험한 이은지는 ‘은지 PICK 투어’를 완성할 수 있었고, 실제 가진 여행 지도에 코스를 실으며 상용화라는 과업을 달성하였다. 이은지는 마지막 촬영 소감을 통해 “강진의 주무관으로서 이렇게 좋은 곳이라는 걸 알려주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촬영한 거 같다”라며 프로그램과 강진군에 대한 애정의 소감을 밝혔다.
방송을 본 시청자들 역시 “이번 주말 강진에 한번 가고 싶다”, “즙장 맛이 너무 궁금하다”, “푸소 엄마카세 대박이다”라는 반응을 선보이며 ‘팔도 주무관’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갔다.
한편, 강진군 인구정책과 주무관으로 활약 중인 곽준빈은 ‘울력데이(?)’ 점검이라는 업무를 지시받고 홀로 출장에 나섰다. 강진의 병영마을을 방문한 곽준빈의 손에 쥐어진 것은 다름 아닌, 낫. 기온 33℃가 넘는 뙤약볕 아래에서 낫으로 풀을 베기 시작했다. ‘울력데이’는 이웃들끼리 보수를 받지 않고 서로의 일을 번갈아 가면서 돕는 품앗이를 일컫는 말로, 병영마을에 살고 있는 20여 명의 청년들은 한 달에 한 번 ‘울력데이’를 통해 잡초를 제거하고, 빈집을 수리하며 일손을 나누고 있었다.
곽준빈은 강진 이주 청년들을 통해 ‘보증금 0원, 월세도 0원’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의 4도 3촌으로 정착에 도움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놀라움을 금치 못하였다. 만원 주택, 청년형 무료 하우스 등 과감한 정책으로 인구 유입을 적극 돕고 있는 강진군의 정책이 방송을 통해 공개되면서, 강진군 인구정책과에는 문의 전화가 빗발치며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이 이어졌다.
시청자들의 호평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팔도 주무관’ 1부에서 만났던 작천초등학교 유일의 6학년 현수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곽준빈 주무관은 지역 대학의 축구학과의 도움을 받아 특별한 축구 수업을 열고, 현수와 축구 팬들의 영원한 우상, 차범근 감독을 초대하는 등 강진에 부족했던 축구 수업의 지속가능한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전파를 타며, “일회성에 그치지 않아 너무 다행이다”, “이것이 바로 방송의 선한 영향력”이라는 반응을 불러왔다.
또한, 2부 후반부에서는 경상북도 영양으로 발령받은 김동현과 다영 주무관의 좌충우돌 공무수행이 예고됐다. 굴착기 운전부터, 닭 잡기, 말벌집 제거, 방지턱 설치 등 각종 민원 현장에 투입돼 동분서주 활약한 두 주무관의 모습이 시청자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다음 방송에 대한 기대감을 더했다.
영양군에서 펼쳐질 팔도 주무관들의 신박한 공무수행 이야기는 11월 3일 오후 11시 5분 SBS 스페셜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kangs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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