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니탓 내탓 할 시기는 지났다. 살아남기 위해 죽을 각오로 뛰어야 한다.
전북 현대는 27일 오후 4시 30분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제주 FC와 하나은행 K리그1 2024 35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0-1로 패하면서 3연패 늪에 빠졌다. 11위 전북은 승점 37에 머무르면서 광주 상대로 승리한 인천 유나이티드(승점 35)로 벼랑 끝까지 몰리게 됐다.
전북은 오는 11월 2일 홈서 인천(12위)와 경기, 11월 10일 홈서 대구(9위, 승점 39)와 만난다.그리고 전북은 11월 24일에 광주 FC(승점 44) 원정을 끝으로 정규 시즌을 마친다. 잔여 경기 결과에 따라 얼마든지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
대구와 대전 상대로 연달아 패했던 전북은 어떻게든 이 경기서 연패를 끊고 정상 궤도에 올라야한다. 아예 주중 ACL2 말레이시아 원정에서 슬랑오르전(1-2 패)도 B팀 위주의 라인업으로 나갔다. 주전들은 이 경기에 초점을 맞춰서 준비했지만 연패 탈출에 실패했다.
최근 경기 흐름도 마찬가지였다. 대구전은 0-2로 뒤진 경기를 3-2로 뒤집고 후반 추가시간에만 두 골을 내주면서 3-4로 패배했다. 여기에 직전 대전전도 내용면에서는 괜찮은 흐름이었으나 골은 지키지 못하고 상대 역습에 무너지면서 자멸했다. 제주전도 두들기고 상대 한방에 무너졌다.
전북은 과감한 승부수를 던졌다. 라인업서 외인이 모두 빠졌다. 4-4-2로 나선 전북은 이영재와 송민규가 최전방에 배치됐다. 중원은 전병관, 김진규, 한국은, 문선민이 나섰다. 포백은 김태현, 홍정호, 박진섭, 김태환이 나선다. 선발 골키퍼는 김준홍.
제주전도 최근 전북의 연패 흐름과 똑같았다. 경기력은 좋았다. 전술적으로 완전히 준비가 된 것 같았으나 정작 골은 나오지 않았다. 김두현 감독은 승부수로 와인을 배제하고 송민규 이영재 투톱을 택했다.
이 수대로 전북은 두들기고 두들겼으나 골은 나오지 않았다. 전반은 말 그대로 제주가 압도당했다. 제주의 첫 슈팅이 후반이 되어서야 나올 정도였다. 그러나 정작 첫 골은 제주에서 나왔다. 후반 26분 코너킥 상황에서 송주훈이 밀어 넣은 것이 승부를 갈랐다.
전북의 김두현 감독은 "이 경기도 역시 찬스가 많았는데 득점하지 못하니깐 결국 실점했다. 꼭 골 결정력에서 차이가 났다고 말할 수 있는 경기다. 찬스가 나고 득점이 안 나니 답답하다. 끝까지 싸워야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인천의 추격에 대해 김 감독은 "부담감 가질 수 있다. 찬스를 마무리하지 못하니 선수들 입장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겨내야 한다"라면서 "선수들도 스트레스 받겠지만 편하게 뛰어야 한다. 그래야 어려움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누구 하나의 탓이 아니라 전북 선수들과 감독, 코치, 코칭 스태프 모두 반성해야 되는 경기였다. 일단 전술적 문제도 분명했다. 비가 오는 날씨에 상대적으로 수비진이 단단하게 지키는 제주 상대로 제대로 된 공략법은 나오지 않았다.
슈팅은 많았으나 대다수가 상대 수비가 셋팅된 상황서 때리는 것이었다. 여기에 혼전 상황서 상대 수비수의 슈퍼 플레이에 수차례 저지됐다. 들어가면 좋았겠지만 쉽지 않은 상황인 것도 분명했다. 단신 공격수 위주다보니 코너킥을 10여회 차고도 제대로 된 장면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이승우 등 교체 카드 활용도 상황을 바꾸지 못했다. 대전전의 악몽이 그대로 이어졌다. 단 감독뿐만 아니라 선수도 문제였다. 기본적으로 이번 시즌 전북의 고질병인 집중력 부재로 인해서 송주훈이 결승골 장면에서 프리하게 상대를 방치했다.
다음 인천전은 단순한 승점 6점짜리 경기가 아니다. 단순하게 말해서 갈등이 달린 경기이다. 이 경기를 앞두고 기세가 오른 인천 상대로 전북이 이겨내려면 감독 선수 모두 모든 것을 걸고 뛰어야 하는 상황이다. / mcado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