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장윤주가 ‘최소한의 선의’ 비하인드와 여러 이야기를 전했다.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는 영화 ‘최소한의 선의’(감독: 김현정, 제공: 싸이더스 Origin, 배급: ㈜스튜디오 디에이치엘, 싸이더스, 제작: 싸이더스, 고집스튜디오) 주역 배우 장윤주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최소한의 선의’는 난임으로 스트레스를 받던 고등학교 교사 ‘희연’이 반 학생 ‘유미’의 임신으로 혼란을 겪지만 ‘유미’의 상황을 고민하며 자신이 할 수 있는 선의에 대해 우리 모두에게 질문을 던지는 영화다.
이날 장윤주는 작품 참여 계기에 대해 “제가 좋아하는 류의 영화다. 제가 그간 맡아왔던 역할은 밝고, 개구쟁이 같은 분위기가 더 노출이 많이 됐지만, 제 음악을 아신다면 아시겠지만, 스스로는 제 음악의 감성 같은 것을 좋아하는 게 있다. 평소에도 이런 독립 영화들을 좋아하고, 여백이 있는 걸 좋아한다”라며 “그러던 와중에 이 시나리오를 받게 됐는데, 재미있게 봤다. 처음부터 끝까지 재미있고, 반전도 있었다. 생각하지 못했던 흐름이라서, 잘 정리된 글이라는 인상이 있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처음 들었던 마음은, (유미를) ‘도와주고 싶다’였다. 그리고 좋은 선생님이 되고 싶은 마음도 있더라”라며 “모델 후배 양성도 있고, 예전에 싱글일 때 봉사활동을 많이 다녔었는데, 그 봉사를 가면 어쩔 수 없이 선생님의 입장이 되어 친구들과 소통하게 됐었다. 그러면서 좋은 선생님이 되어봐도 좋겠다는 생각들을 예전부터 했었다. 그런 마음들이 잘 이어져서 (작품을) 하게 되었고, 저보다는 수인 배우가 먼저 캐스팅이 되었다. 앞서 ‘더 글로리’에서 많은 분량은 아니었지만, 기억에 확 남았다. 그 친구가 ‘우리들’에 나왔던 친구인지도 몰랐다. 뒤늦게 찾아보고, ‘이 배우랑 나랑 왠지 괜찮을 거 같은데’ 하면서, 수인이랑 하면 되게 좋겠다, 어울리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떠올렸다.
장윤주가 맡은 ‘희연’은 고등학교 교사로 겉으로는 평범하고 부족함 없는 삶을 살고 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난임으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 인물로 반 학생 ‘유미’(최수인)의 임신으로 교사로서 여성으로서 혼란을 겪는 캐릭터이다. 장윤주는 어른으로서, 담임으로서 어떻게 반 학생 ‘유미’의 임신 문제를 해결해야 할지 그리고 그 선이 어디까지인지를 고민하는 ‘희연’의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인물의 복잡한 감정을 밀도 있게 그려내 쉽지 않은 캐릭터 ‘희연’에게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당시 tvN ‘눈물의 여왕’ 촬영과 겹치기도 했다는 장윤주는 “다행히도 ‘눈물의 여왕’은 지방 촬영이 많았지만, 제가 매일 나가야 하는 인물은 아니라 스케줄 조정이 가능했던 부분이 있었다”라며 “(희연은) 아예 다른 캐릭터였기 때문에, 더 매력적이고, 더 집중하면서 제 안에 없는 걸 억지로 한다기보단. 누구나 다 있는 그 감성을 잘 꺼내보자 했다. 아예 상반된 캐릭터를 오고 가면서 하는 게 힘들기 보단 조금 더 재미있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촬영 기간이 한 달이기도 했고, 테이크도 길게 가고 싶고, 서로 고민하면서 가면 좋을 텐데, 그러지 못한 시간적인 부족함이 있긴 했다. 그럼에도 촬영할 때는 초집중해서 모든 장면을 해 나갔다. 그리고 당연히 내 곁을 떠난, 감독님이 편집해야 하는 것에 대해서는, 믿고 맡겼다. 가편집본을 제가 작년 겨울에 컷 편집된 것만 봤었는데, 저는 좋았다. 음악이 아무것도 없고, 색 보정도 안 된 거였는데, ‘어, 좋다!’라는 생각을 했다”라며 “그간 감정 쓰는 연기는 많이는 안 해봤지만, 이번에 ‘어, 재미있는데?’라는 생각을 했다. 감정을 내가 생각했던 거보다 잘 쓰는 거 같은데? 착각일 수도 있지만, 그런 부분이 있었다. 어찌 보면 배우라는 직업을 아직 공부 중이지만, 감정을 잘 꺼내고 그것들을 잘 전달하고, 잘 느끼고,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또 하나는, 저는 상대 배우와의 호흡은, ‘세 자매’ 현봉식 씨하고도 그랬고. 내가 잘할 수 있는 소통의 부분인 거 같은데, 그걸 잘하는 사람인가, 하는 생각을 했다”라고 돌아봤다.
캐릭터 연기를 위한 노력도 전했다. 극 중 난임으로 고생한 ‘희연’을 연기 하기 위한 이면에 “제 주변에도 (난임인 친구가) 많다. 물어보니까 그 주사를 맞으면 감정 기복이 되게 심해지고, 우울증이 없다가도 생길 수밖에 없다고 하더라. 저는 그 주사를 맞아 본 적은 없지만, 힘들다는 이야기를 주변 친구들에게 많이 듣기는 했다. 그 주사를 맞고 나서 한 번에 제가 원하는 대로 되면 좋은데, 안되는 경우도 많지 않나. 그러다 보니까 그 주사가 사람을 온전치 못하게 만들어 줄 수도 있겠구나, 라는 걸 간접적으로 듣게 됐다”라며 “참, 여자들이 어렵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또한 작품 속 의상의 대부분을 자신이 준비했다고 밝힌 장윤주는 “‘세 자매’ 때도 거기에 나왔던 의상이 반은 제 옷이었다. 의상팀도 미팅하고 했는데, 제가 봐도 이 여자는 이 옷이 더 어울릴 거 같은데, 해서 하루 종일 의상을 찾으러 다녔었다. ‘베테랑1’ 형사도 의상 해주셨던 분이 본인이 생각하는 옷을 사 오셨으면 좋겠다 해서 오기도 했고. 그러다 보니 이 인물도. 제 옷이 꽤 있었다. 이번에도 한 번 쇼핑했다. 내가 생각할 때 이 사람은 디자인이 없는, 이 정도의 톤 앤드 매너의 의상을 입으면 좋을 거 같다고 해서 구입한 것도 있고, 집에 찾아보니 ‘이것도 괜찮은데?’ 하는 걸 합쳐서 입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들과의 케미도 전했다. 먼저 장윤주는 배우 최수인에 대해 “정말 단단한 친구인 거 같았다. 둘이 붙는 씬에서는, 제가 항상 말싸움으로 지지 않나. 항상 저도 촬영 끝나면 ‘오늘도 내가 졌다’고 하기도 했는데, 그런 대사뿐만 아니라 수인이가 가지고 있는, 단단한 알맹이들이 있어서, 오히려 수인이랑 붙을 때 더 긴장한 거 같다. 계속 돌직구로 ‘왜 안 돼요?’ 하니까. ‘이때는 내가 어떻게 받아 쳐줘야 할까?’하는 고민을 하면서 붙었다”라고 전했다.
이어 “현장에서 남편으로 나온 김민재 배우님께 정말 의지가 많이 됐다. 사실 남편 역이 캐스팅이 제일 늦게 됐다. 겨우 제작사 대표님이 김민재 배우랑 인연이 있어서 어렵게 합류하게 되었다. 학생 주임으로 나온 친구도 ‘세자매’에서 전도사로 나왔는데, 도움이 많이 됐다. 또 유미 아버지로 나온 배우님과는 싸우는 장면을 한 30번 찍었다. 풀샷도 가고, 공을 들여서 찍었다. 정말 30번 소리 지르고 가셨다. 끝나고 나서 기립 박수를 쳤다. 워낙 잘하시는 분”이라며 “제 주변에 노련한 연기자분들이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고, 잘하시는 분들이다. 그래서 그분들을 의지했고, 그래서 씬이 잘 나온 거 같다”라고 말했다.
장윤주는 ‘최소한의 선의’는 물론, 지난 1월에는 영화 ‘시민덕희’로, 5월에는 tvN ‘눈물의 여왕’으로, 9월에는 ‘베테랑’ 2편의 봉형사 역으로 다시 한번 관객들을 만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오는 12월에는 영화 ‘1승’ 개봉을 앞두고 있다. 장윤주는 ‘베테랑’ 2편에 대해 “사실 너무 감사한 일이다. 1편이 저의 데뷔작이라는 게 신기할 정도로 너무 감사하다. 배 캠에서도 선배님이 ‘베테랑 데뷔 후 첫 드라마가 눈물의 여왕이네. 하는 것마다 잘되네’ 해서 벅차오르더라. 너무 감사하고, 9년 만에 나왔는데도 관객분들이 찾아와주시고, 원년 멤버와 함께 한 게 편하고 고마운 작업이었다”라고 언급했다.
올해 다작을 하게 된 심정에 대해서도 “저도 ‘작품 풍년인가?’ 싶더라. ‘1승’이나 ‘시민덕희'는 4년 전에 찍은 작품이 이제서야 나오는 거긴 했다. 아직 ‘1승’은 다 보진 못했지만, 민망할 거 같다. 어떡하지, 싶기도 하다. 공개되는 작품 중 ‘최소한의 선의’가 있는 건데, 개인적으로는 이 작품이 제일 잘 됐으면 좋겠다. 그러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라고 물으며 “학교 차원에서 영화 전체 관람을 한번 해줬으면 좋겠다. 많이들 봐주시면 좋겠다. 그런 바람이 간절하다. 학교에 가서 뭐라도 해야 할까. 제가 사실 관객 수 3만 넘으면 학교에서 버스킹하겠다 했다. 영파여고가 영화 속 촬영지인데. 거기를 가기로 했다. 버스킹할때 찾아와 달라”라고 웃었다.
누구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장윤주는 앞서 영화 ‘시민덕희’ 기자간담회서 갑상선 저하증을 고백해 이목을 끌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어떻게 에너지가 그렇게 있나?’라는 질문이었던 거 같다. 그래서 호르몬이 부족해요, 하면서 자연스럽게 갑상선 저하증이 있다고 고백하면서, 에너지가 부족한 사람이라고 답했었다”라고 떠올렸다.
이어 “제가 길들여진걸수도 있는데, 일할 때 모인 사람들, 혹은 함께하는 사람들이 즐거웠으면 좋겠고, 에너지를 나눠주고 싶은 강박이 있는 거 같다. 책임감일 수도 있겠다. 다 쓰고 집에 와서는 에너지 고갈이 된다. 주치의가 ‘그렇게 많이 쓰시면 안 된다’고 하시는데. 그러기가 쉽지 않다”라며 “저는 집에서도 그렇지만, 하루에 한두 시간, 정도는 혼자 있어야 한다. 그래야 충전이 되더라. 일 외에 따로 시간을 내서 사람을 만나거나 그러진 않는다. 그럴만한 에너지는 없는 거 같다”라고 고백했다.
모델로서의 성공은 물론, 연기자를 넘어 뮤지컬 도전까지 앞둔 장윤주는 “저도 사실은 새로운 도전을 주저한다. ‘그거까지는 못 해’하면서 거절하는 일도 많다. 쉬고 싶은 마음들도 있지만, 그럼에도 이건 하고 넘어가야지 아닐까? 하는 부분이 있으면 하는 거 같다”라며 “뮤지컬 같은 경우에는, 제가 쇼를 오랫동안 했던 사람이라, 무대에 대한 판타지와, 무대에 대한 자신감이 있어서 무대에서 뿜어냈던 에너지를 연기에서 가져오면 좋을 거 같은데, 그런 캐릭터를 아직 못 만난 거 같다. 그러면서 이 작품을 한번 연기하면서 무대 위에 오르는 걸 해보면 어떨까 싶더라”라고 전했다.
다만 ‘현재 배우로서의 커리어는 어떤 것 같나’라는 질문에 “아직 멀었다. 생각해 보면 모델도 5년 정도 됐을 때 ‘여기는 이렇게 굴러가는구나’를 알았던 거 같고, 10년, 20년이 넘으니까 그제야 ‘내가 하는 일은 어떻게 해야 프로답게, A컷을 만들 수 있구나’라는 걸 깨닫고, 에티튜드도 그렇게 된 거 같다. 그렇게 생각해 본다면, 연기는 아직 멀었다. 메커니즘을 알고, 그거에 대해서 최고를 뽑아낼 수 있는 경지에 이르기까지는 20년은 걸리는 거 같다”라고 답하며 “앞으로의 목표는, 없다. 어떻게 알겠나. 내일 일도 모르지 않나. 원래 제가 큰 계획을 세워 나가는 사람은 아니라, 그저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려 한다. 그게 제가 가져가려는 마인드”라고 웃어 보였다.
장윤주의 진심이 담긴 영화 ‘최소한의 선의’는 오는 30일, 전국 극장에서 만나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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