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원태인(24)이 한국시리즈에서 부상을 당하면서 프리미어12 한국 대표팀 류중일 감독도 수심에 잠겼다.
류중일 감독은 지난 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WBSC 프리미어12 국가대표 훈련 인터뷰에서 “원태인이 안된다고 하면 정말 큰일이다”라며 원태인의 몸상태를 우려했다.
원태인은 오는 11월 개최되는 프리미어12에서 한국 대표팀 선발진을 이끌어줘야 하는 에이스다. KBO리그 통산 160경기(885⅔이닝) 56승 46패 2홀드 평균자책점 3.87을 기록했고 2020 도쿄 올림픽, 2023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2023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등에서 국가대표로 활약했다. 올 시즌에는 28경기(159⅔이닝) 15승 6패 평균자책점 3.66을 기록했다.
훈련 중에도 원태인이 등판한 한국시리즈 4차전 경기를 유심히 지켜본 류중일 감독은 원태인이 1회 투구를 마친 뒤 덕아웃에 나와 “(원태인이) 오늘 보니까 1회에는 25구 정도 던진 것 같다. 1점을 줬다. 포스트시즌에서 조금 많이 던지기는 했지만 휴식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히 있기 때문에 영향은 없을 것 같다”라며 원태인의 대표팀 합류를 기대했다.
하지만 류중일 감독의 기대와는 달리 이날 경기에서 비보가 들렸다. 원태인은 2⅓이닝 6피안타 3볼넷 2탈삼진 6실점으로 무너지며 패전투수가 됐고 부상까지 당한 것이다. 당초 삼성은 원태인이 오른쪽 어깨에 불편함을 느껴 선수보호 차원에서 교체됐으며 병원 진료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원태인이 어깨 부상으로 강판됐다는 말을 들은 류중일 감독은 “나는 허리쪽으로 봤는데 어깨라면 더 좋지 않은 부위다”라며 우려했다. 그리고 삼성이 “원태인은 MRI 촬영 결과 우측 어깨 관절 와순 손상이 드러났다. 관절 안에 약간의 출혈과 붓기가 있는 상태이며 어깨 회전근개 힘줄염을 동반하여 4~6주간 재활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았다”라고 전하면서 류중일 감독의 우려는 현실이 됐다.
“원태인이 안된다고 하면 최일언 코치가 던져야겠다”라며 쓴웃음을 지은 류중일 감독은 “농담을 했지만 정말 큰일이다. 정말 누구를 뽑아야 하나. 이제 와서 새로운 투수를 뽑기도 쉽지 않다. 어쨌든 미리 전력강화회의를 열어서 준비를 해야할 것 같다. 안됐다고 했을 때 급하게 뽑는 것 보다는 미리 준비를 하는게 좋다”라고 이야기했다. 류중일 감독이 걱정한대로 원태인의 이탈이 현실로 다가오면서 대체 선수를 선발해야할 필요성이 커졌다.
이번 국가대표팀은 문동주(한화), 이의리(KIA) 등 활약이 기대됐던 투수들이 줄줄이 부상으로 낙마하면서 선발진이 큰 약점으로 지적을 받고 있다. 여기에 원태인까지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류중일 감독의 구상이 완전히 어그러질 가능성이 커졌다.
“문동주도 다치고 박세웅도 군대에 갔는데 원태인까지 없으면 정말 큰일이다”라고 한숨을 내쉰 류중일 감독은 “지금 포스트시즌을 하고 있는 KIA, 삼성, LG, KT 투수라면 그래도 괜찮을 것이다. 그런데 나머지 팀 투수들은 지금 쉬고 있는 선수들이 많다. 이제 와서 데려오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정말 걱정이 된다”라고 말했다. 남아있는 선발투수 중 포스트시즌을 치러 아직 몸 상태가 괜찮은 선발투수로는 양현종(KIA), 임찬규, 최원태(이상 LG), 황동재(삼성) 등이 있다.
류중일 감독은 “우리가 예선에서 5경기를 하니까 선발투수를 4명으로 해서 첫 번째 투수가 마지막 경기를 한 번 더 던지는 방식으로 할지, 아니면 선발투수를 5명으로 가야할지 고민이다.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대표팀 구성도 달라진다. 고민이 된다”라고 말했다. 원태인이 부상을 당하면서 류중일 감독의 선발 로테이션 운용 구상도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예상하지 못한 부상으로 인해 대회 시작 전부터 대형 악재를 만난 대표팀이 세 번째 프리미어12에서 정상 탈환의 목표를 이룰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