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텐 하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이 지난 토트넘 홋스퍼전은 무효라고 외쳤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26일(이하 한국시간) "텐 하흐는 토트넘전 패배는 심판 판정 탓이라며 '부정하고 무시한다'는 기괴한 주장을 펼쳤다"라고 보도했다.
맨유는 지난달 안방에서 토트넘을 상대로 0-3으로 무릎 꿇었다. 변명할 수 없는 졸전이었다. 맨유는 미키 반 더 벤의 폭발적인 질주를 아무도 막지 못하면서 경기 시작 3분 만에 브레넌 존슨에게 선제골을 허용했다. 이후로도 토트넘의 전방 압박에 전혀 대처하지 못했고, 이따금 나온 역습에서도 마무리가 부정확했다.
여기에 퇴장 악재까지 겹쳤다. 전반 42분 주장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미끄러지면서 발을 높이 들었고, 제임스 매디슨을 위험하게 가격하며 다이렉트 레드카드를 받았다. 경기는 순식간에 토트넘 쪽으로 크게 기울었다.
후반에도 반전은 없었다. 맨유는 후반 3분 데얀 쿨루셉스키에게 추가골을 내주며 끌려갔다. 이후 10명으로 반격에 나서봤으나 결정력이 부족했다. 결국 맨유는 후반 32분 도미닉 솔란케에게 쐐기골까지 얻어맞으며 안방에서 와르르 무너지고 말았다.
이후로도 맨유의 부진은 계속되고 있다. 프리미어리그(PL)에서는 8경기에서 3승에 그치며 12위에 올라 있고,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에서는 3경기 연속 무승부를 거두며 아직도 첫 승을 신고하지 못했다. 맨유의 마지막 유럽대항전 승리는 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그럼에도 텐 하흐 감독은 자신감을 잃지 않고 있다. 그는 27일 열리는 웨스트햄과 맞대결을 앞두고 비판을 일축했다. 심지어는 토트넘전 패배는 무효라는 황당한 이야기까지 꺼냈다.
텐 하흐 감독은 "난 올 시즌 리그에서 토트넘에 0-3으로 패한 경기는 부정하고 무시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0-1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퇴장으로 10명이 됐기 때문이다. 그리고 레드카드는 나중에 번복됐다. 그래서 난 그 경기를 완전히 무시한다. 그날 경기를 고려하는 건 팀에 공정한 평가가 아니다. 반등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라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이 팀에는 회복력과 결단력이 있다. 브렌트포드와 유럽 무대에서 힘든 원정 두 경기에서 보여줬다. 이 팀은 개성을 지니고 있고, 경기에서 승리하려는 투지와 결단력을 보여줬다"라며 "토트넘전으로 팀을 평가하는 건 옳지 않다. 최고의 선수인 주장이 퇴장당했고, 이후 뒤집혔기 때문이다. 모두가 퇴장이 올바른 판정이 아니라는 데 동의했다"라고 항변했다.
실제로 브루노의 퇴장은 추후 취소됐다. 맨유 유니폼을 입고 처음으로 레드카드를 받은 그는 경기 후 "반칙이라는 데 동의한다. 주심은 스터드와 명확한 접촉이라고 설명하려 했지만, 아니었다. 스터드나 발로 그를 건드린 게 아니라 발목이었다"라며 "옐로카드를 주고 싶다면 동의한다. 하지만 그 이상은 아니다. 매디슨도 내게 퇴장이 아니라고 했다"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잉글랜드 축구협회(FA)도 심판진의 실수를 인정했다. 맨유는 즉각 항소를 제기했고, FA는 이를 받아들였다. 브루노의 3경기 출전정지 징계도 취소됐다.
하지만 브루노의 억울한 퇴장이 면죄부가 될 수 있을지는 물음표다. 맨유는 11명으로 싸울 때도 토트넘에 압도당했고, 선제 실점까지 내줬기 때문. 안드레 오나나의 선방쇼와 토트넘 슈팅이 골대를 때리는 행운이 아니었다면 일찌감치 대량실점해도 이상하지 않은 경기였다.
맨유 소식을 전하는 'UTD 디스트릭트' 역시 "텐 하흐는 맨유가 퇴장당하기 전에 얼마나 끔찍했는지 팬들이 봤다는 걸 잊은 듯하다. 사실 그들은 차라리 10명이 되고 나서 더 나았다"라며 "우리는 여전히 맨유가 90분간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길 기다리고 있다. 아직은 그러지 않았다. 토트넘전도 예외가 아니다. 텐 하흐의 인터뷰는 거의 언제나 상황을 악화시킨다"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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