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가 예상치 못한 상황에 ‘멘붕’에 빠졌다.
한국시리즈 1,2차전을 패한 뒤 안방으로 돌아온 삼성은 3차전 대니 레예스, 4차전 원태인을 선발 출격시켜 반격에 나섰다. 3,4차전을 가져오며 2승 2패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린다면 충분히 해볼 만한 상황이었다.
3차전 선발로 나선 레예스는 7이닝 5피안타 1볼넷 7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장타에 목말랐던 삼성은 안방에서 홈런 파티를 벌였다. 3회 이성규를 시작으로 5회 김영웅 그리고 7회 김헌곤과 박병호가 백투백 아치를 합작했다. 4-2 승리.
박진만 감독은 2패 후 1승을 거둔 뒤 “타선에 대한 걱정이 많았는데 대구에서 쳐줘야 할 선수들이 홈런이라는 강점을 잘 살려 이길 수 있었다. 이번 시리즈가 앞으로 더 재미있어질 것 같다. 타선이 살아나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삼성은 4차전 선발로 원태인을 내세웠다. 1차전 선발 중책을 맡았던 원태인은 서스펜디드 게임으로 강제 강판했지만 5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무실점으로 꽁꽁 묶었다. 그렇기에 4차전에서도 에이스의 위용을 제대로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원태인은 1회 박찬호의 내야 안타와 김선빈의 좌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로 무사 2,3루 위기에 몰렸다. 김도영을 3루수 파울 플라이로 유도하며 첫 번째 아웃 카운트를 챙긴 원태인은 나성범을 2루 땅볼로 유도했지만 그 사이 3루 주자 박찬호는 홈을 밟았다. 원태인은 소크라테스와 정면 승부를 피하고 최원준과 맞붙었다. 땅볼 타구를 직접 처리하며 이닝을 끝냈다.
원태인은 2회 선두 타자 이창진에게 유격수 키를 살짝 넘어가는 안타를 내줬다. 변우혁과 풀카운트 끝에 헛스윙을 이끌어냈다. 김태군도 헛스윙 삼진. 원태인은 2사 후 박찬호의 강습 타구를 직접 잡아내며 이닝을 마무리지었다.
원태인은 3회 안타 2개와 볼넷을 내주며 무사 만루 위기에 처했다. 소크라테스에게 우중간 안타를 맞고 2점 더 내줬다. 계속된 무사 1,2루서 최원준의 희생 번트로 1사 2,3루가 됐다. 이창진과 풀카운트 끝에 볼넷을 허용하며 또다시 만루에 처했다. 삼성 벤치는 원태인 대신 송은범을 마운드에 올렸다.
송은범은 첫 타자 변우혁을 포수 파울 플라이로 유도했고 김태군과 볼카운트 1B-0S에서 2구째 슬라이더(132km)를 던졌다가 좌월 만루 홈런을 허용하고 말았다. 원태인의 자책점은 6점으로 늘어났다.
박찬호에게 좌중간 2루타를 얻어맞은 송은범. 삼성 벤치는 더 이상 좌시하지 않았다. 좌완 이승민이 마운드에 올랐다. 첫 타자 김선빈을 중견수 플라이로 유도하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구단 관계자는 “원태인은 어깨 쪽에 약간의 불편함을 느껴 선수 보호 차원에서 교체했다. 병원 진료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상상도 못한 상황이 벌어지면서 삼성 마운드의 운용 계획은 모두 꼬이고 말았다. 결국 2-9 패. 1승 3패로 수세에 몰린 삼성은 오는 28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한국시리즈 5차전을 벌인다. 이날 경기에서 패할 경우 올 시즌의 마침표를 찍게 된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