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스 에베를 바이에른 뮌헨 스포츠 디렉터가 김민재(28)를 깎아내리는 독일 언론에 분노했다.
독일 'TZ'는 25일(이하 한국시간) "에베를은 언론인에게 반박했다. 그는 바르셀로나전 패배 이후 기자의 질문에 화가 났고, '코치 자격증을 취득하면 더 잘할 수 있다'고 질책했다"라고 보도했다.
바이에른은 24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에스타디 올림픽 류이스 콤파니스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리그 페이즈 3차전에서 바르셀로나에 1-4로 대패했다.
승점 획득에 실패한 바이에른 뮌헨은 승점 3(1승 2패)에 머물면서 23위에 자리했다. 반면 안방에서 시원한 승리를 거둔 바르셀로나는 승점 6(2승 1패)으로 10위가 됐다.
초반 흐름은 팽팽했다. 경기 시작 1분 만에 바르셀로나가 하피냐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았지만, 바이에른이 전반 18분 해리 케인의 동점골로 균형을 맞췄다. 김민재와 마이클 올리세의 반대 전환 패스 두 번으로 만들어낸 골이었다.
하지만 이후로는 바르셀로나의 일방적인 득점 행진이었다. 전반 36분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가 다시 앞서가는 골을 넣었다. 여기에 하피냐가 전반 45분과 후반 11분 연달아 득점하며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경기는 그렇게 바르셀로나의 완승으로 막을 내렸다.
4골을 내준 만큼 바이에른 수비진에게 화살이 돌아갔다. 팀 전체가 라인을 높이 끌어올리는 공격적인 축구였지만, 또 중앙 수비진 김민재와 다요 우파메카노가 범인으로 지목됐다.
TZ는 김민재에게 평점 5점을 부여하며 "레반도프스키를 전담 마크했으나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고, 1-2 실점 장면에서는 페르민에게 밀렸다"고 혹평했다. 파트너 우파메카노와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도 5점을 받았다. '빌트' 역시 김민재에게 평점 6점을 주며 "0-1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지 않았고, 1-2 실점 때 태클을 더 잘했어야 했다. 완전히 흔들렸다"라고 비판했다.
독일 언론은 에베를 디렉터에게도 수비 불안을 질문했다. TZ는 "한동안 바이에른 패배가 그랬듯 우파메카노-김민재는 거의 반사적으로 구타당했다. 특히 '스카이 스포츠' 플로리안 플레텐베르크 기자는 이 듀오에 집중했다"라며 "에베를은 두 수비수가 불확실한 요소였는지 질문받았다. 그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퉁명스럽게 답했다"라고 전했다.
에베를 디렉터의 대답은 'NO'였다. 그럼에도 플레텐베르크 기자는 "하지만 김민재와 우파메카노는 오늘 최소 두 차례 실점에서 결정적인 경합에서 거의 승리하지 못했다"라며 재차 질문했다. 에베를 디렉터는 "내가 아는 한 첫 번째 실점에서는 요주아 키미히가 중앙에서 실수했다"라고 선을 그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플레텐베르크 기자는 포기하지 않고 바이에른 수비수들을 끈질기게 지적했다. 그러자 인내심을 잃은 에베를 디렉터는 "코칭 라이센스를 따면 더 잘할 수 있다"라며 받아쳤다.
또한 에베를 디렉터는 "아니다. 수비와 아무 관련이 없다. 우리가 골을 내줬을 때 그걸 수비 탓으로만 돌리는 건 너무 쉽다. 해리 케인이 골을 넣으면 그건 바로 해리 케인일 뿐이다. 그게 바로 당신이 원하는 것"이라며 "당신은 우릴 분열시키고 싶어 한다. 우리는 그걸 절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수비든 공격이든 한 개인의 책임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는 일침이다. 바이에른은 뱅상 콤파니 감독 밑에서 아주 공격적인 축구를 구사하고 있는 만큼 팀 전체의 호흡이 가장 중요하다. 서로 계속해서 위치를 바꾸는 어려운 전술이기에 누구 하나에게만 탓을 돌리는 건 큰 의미가 없다.
콤파니 감독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난 모든 질문과 모든 비판을 받아들이고, 존중한다. 언론인들이 문제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건 완전히 정상적인 일"이라면서도 "하지만 우리는 확신한다면 우리가 하는 일을 옹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바르셀로나전은 김민재로서도 억울할 법하다. 그는 전체적으로 레반도프스키를 잘 막아냈지만, 두 번째 실점 장면에서 실수하며 고개를 떨궜다. 다만 득점 직전 상황에서 페르민 로페스가 공중볼 경합 도중 김민재에게 반칙을 범한 게 아니냐는 논란이 있다. 당시 로페스가 점프한 김민재의 등을 뒤에서 살짝 밀었고, 공이 김민재 머리에 빗맞으며 뒤로 흘렀기 때문.
몇몇 바이에른 선수들과 뱅상 콤파니 감독이 항의해봤지만, 주심은 그대로 득점을 인정했다. 비디오 보조 심판들도 별다른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그러나 로페스가 김민재와 경합하는 대신 왼손으로 민 만큼 반칙이 선언돼야 했다는 주장이 적지 않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첼시, 아스톤 빌라 등에서 골키퍼로 활약했던 마크 보스니치는 "김민재에 대한 로페즈의 확실한 반칙이 있었다. 팀 전체가 항의했어야 한다. 아주 큰 순간이었다. 공중에서는 무중력 상태가 된다. 약간만 밀면 된다"라며 "그냥 평생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펠릭스 마가트 전 감독도 같은 생각이었다. 그는 "내게는 명백한 반칙 행위"라며 "로페스에겐 전혀 기회가 없었다. 공중에 있다가 뒤에서 밀리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두 발로 땅에 서 있으면 자신을 방어할 수 있다. 하지만 일단 점프하면 그럴 수 없다"라고 김민재를 옹호했다.
반대로 이 정도면 정당한 몸싸움이라는 의견도 있다. 바르셀로나 출신 티에리 앙리는 "수비수들도 공격수에게 공이 올 때 팔꿈치로 민다. 농구에서 센터가 주변을 지키는 것과 같다. 절대 반칙이 아니다. 다시 봐도 아니다. 수비수들은 공격수에게 저렇게 해도 절대 반칙이 아니다. 반대여도 똑같다"라고 단언했다.
리버풀 수비수로 뛰었던 제이미 캐러거도 앙리에게 동조했다. 그는 "나도 커리어 내내 저렇게 수비했다"라며 반칙을 불기에는 가벼운 접촉이었다고 주장했다.
한편 당사자인 로페스는 파울 논란에 대해 농담으로 답했다.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글쎄다. 김민재는 내가 밀어 넘어뜨리기엔 너무 큰 사람인 것 같다"라고 웃으며 "하지만 난 그 자리를 차지하려 노력했고, 뒤에서 슬쩍 밀었다. 그건 레반도프스키에게 공을 보내는 데 도움이 됐다. 사실 모든 일이 있었던 경기다. 우린 승리할 자격이 있었다"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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