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초유의 서스펜디드 경기의 영웅이었다. 그런데 포스트시즌 역대 두 번째 굴욕의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전상현은 25일 대구-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3차전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 1-2로 추격을 하던 7회말 등판했다.
그런데 전상현은 선두타자 김헌곤에게 홈런, 후속 박병호에게 홈런을 연달아 얻어 맞았다. 백투백 홈런을 맞을 수는 있었다. 그런데 전상현은 이 홈런을 공 2개에 모두 허용했다. 초구가 모두 통타 당한 것.
포스트시즌에서 투수의 등판 후 1구와 2구에 연달아 피홈런을 기록한 것은 역대 두 번째 불명예 기록이다. 지난 2022년 플레이오프 3차전, 고척 키움전 7회에 LG 트윈스 이정용이 이 기록을 처음 기록한 바 있다. 2년 만에 전상현이 두 번째로 이 기록의 불명예와 마주한 것.
전상현은 지난 21~23일까지 열린 초유의 한국시리즈 서스펜디드 경기의 영웅이었다. 1차전 0-1로 끌려가던 6회초 무사 1,2루 위기에서 김영웅 타석을 앞에 두고 경기가 중단됐다. 장대비가 쏟아지면서 경기는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됐다. 이튿날인 22일도 우천 취소가 되며 23일에 경기가 재개됐다.
전상현은 무사 1,2루에서 재개된 경기에 마운드에 올랐다. 일단 김영웅의 희생번트 시도를 3루에서 아웃시켜 한숨을 돌렸다. 이후 박병호를 삼진 처리한 뒤 윤정빈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이재현을 투수 땅볼로 직접 처리하며 위기를 넘겼다.
7회초에는 선두타자 류지혁을 실책으로 출루시켰지만 2아웃을 잡아내며 공을 곽도규에게 넘겼고 곽고규가 디아즈를 삼진으로 솎아냈다. 결국 전상현의 역투가 1차전 5-1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러나 전상현의 영광은 더 이상 이어지지 않았다. KIA도 패색이 짙어졌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