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감한 형사들4’에서 2천만 원 가량의 사기 범죄를 저지른 40대 남성이 14살 어린 여자친구에게 죽음을 종용해 죽게한 사건이 공개되었다.
25일 방송된 티캐스트 E채널 ‘용감한 형사들 시즌 4’(연출 이지선) 7회에서는 김태곤, 박종호 형사가 출연해 사기를 치고 여자친구에게 죄를 뒤집어 쓰게 한 40대 남성의 수사기가 공개됐다.
이날 공개된 사건에서 피해자의 번개탄을 피운 흔적과 자필 유서가 현장에서 공개되었다. 피해자의 남자친구 유씨는 유서를 작성할 때 본인도 같이 있었다며 "동반 자살을 시도했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경찰은 그간 봐왔던 동반 자살 사건과 다른 모습에 유 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의심했다. 보통 연인 관계에서 함께 자살을 하는 경우 마지막 순간에 서로 끌어안고 있거나 손을 맞잡고 있는 상태로 발견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유 씨와 피해자가 따로 떨어져 잠을 자고 있었다는 것과, 유 씨가 혼자 자리를 떴다는 말이 석연치 않았다.
유 씨를 조사하던 중에 국과수에서 피해자의 부검 결과가 나왔다. 사인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인한 질식사였고, 타살 정황이나 폭행 흔적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유 씨의 범죄 혐의점이 없어 귀가 조치할 수밖에 없었다.
경찰은 피해자의 몸에서 발견된 2개의 시반을 통해, 죽은 뒤 자세가 바뀌었다고 추측했다. 이를 통해, 유 씨가 죽음을 확인하고 방치한 것으로 봤고, 무엇보다 이 여성이 스스로 선택한 결정이었는지, 남성이 죽음을 유도한 것인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경찰은 여성의 죽음에 남자친구의 개입이 확실하다고 보고, 위계에 의한 죽음일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 남자친구가 여성이 그간 믿고 따르던 사람이라, 유 씨가 피해자에게 죽음을 종용했을 수도 있다고 추정했다.
이어서 경찰은 같이 죽을 것처럼 속인 뒤에 범행이 이루어졌다고 보고, ‘자살 방조’외에 더 크고 무거운 죄를 증명해 내려 애썼다. 만약 남자친구의 계획 하에 모든 일이 일어난 것이라면, 여자친구가 영원히 사라져야 할 분명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피해자의 유서에 적혀있었던 ‘협박 문자’의 내용을 토대로 휴대폰을 확인해보니 “자꾸 그렇게 나오면 내가 그 놈 고소한다”라는 내용의 문자가 있었다.
문자의 발신자는 40대 여성으로, 유 씨와 피해자가 다니던 회사의 고객이었다. 두 사람이 다니던 회사는 상가 분양 대행사였고, 본부장이었던 유 씨가 고객을 상태로 분양권 선점 조건을 내세우면서 500만원의 계약금을 받아갔던 것이었다. 그러나 유 씨는 원하던 자리에 계약을 해주지도, 돈을 돌려주지도 않았다.
유 씨가 이 돈을 입금하라고 했던 계좌는 피해자의 통장이었고, 고객은 회사 경리 계좌라는 말에 의심없이 돈을 보냈다. 뒤늦게 두 사람이 연인 사이라는 것을 알게 된 여성이 “당신 통장으로 들어간 계약금을 남자친구에게 줬다는 진술서 하나만 써 달라”고 부탁했지만, 자길 협박하는 거냐며 되레 남자를 감쌌던 것이었다.
사기 사건 피해자는 한 명이 아니었다. 같은 수법으로 2천만 원 상당의 돈을 편취한 유 씨는 대부분의 돈은 여친 통장으로 입급시켰다. 이를 통해 경찰은 유 씨가 자기의 범행을 숨기기 위해 여자친구를 죽음에 이르게 한 것으로 추정했다.
조사에 협조 중이던 남친이 휴대전화, 카드, 부모님 댁 방문까지 끊고 잠적을 해버렸다. 형사들은 유씨의 자백을 이끌어내기 위해서 그가 한 거짓말을 확실하게 밝혀내기로 했다.
시반이 2개로 발견된 것을 통해 경찰은 유 씨가 번개탄을 피운 후 집에서 빠져나왔다가 다시 집으로 갔을 것으로 보고 집 주변 CCTV를 모두 뒤졌다. 새벽 3시 유씨가 인근 골목을 배회하고 있던 것을 포착했다.
이에 경찰은 유 씨가 여자친구가 사망한 것을 확인하고자 다시 방으로 들어간 것으로 보았다. 여자친구의 집 인근의 슈퍼에서 유씨 혼자 맥주와 번개탄을 구입한 것을 발견했고, 이것만으로도 자살방조죄를 물을 수 있게 되어 유씨를 잡기로 했다.
수사 13일째, 갑자기 유씨의 휴대전화에 전원이 켜졌다. 그는 자녀를 맡겨 둔 부모님 집 인근에서 발견되었다. 그 집으로 가보니 유씨의 부모님이 있었고, 유씨가 이 집에 있는 것을 다 알고 왔으니 조용히 데리고 나와 달라 말했다. 그렇게 10분이 흐른 뒤 유씨가 나와 순순히 체포되었다.
그런 뒤 유씨는 교묘히 말을 뒤집었다. 그는 "저 진짜 같이 죽으려고 했는데, 번개탄에 불을 붙이는 순간 너무 긴장했는지 소변이 마려웠다. 그래서 화장실로 들어갔는데, 갑자기 혼자 남을 자식에, 부모님까지 아른거려서 용기가 안났다. 그래서 수건으로 문을 막았는데 아무래도 안 되더라고요. 저도 모르게 뛰쳐나왔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경찰이 "니가 빼돌린 그 돈, 고작 2천만원 때문에 사랑하는 여자까지 버린거냐. 여자친구만 없어지면, 없던 일로 될 줄알았냐"라고 말했고, 결국 유 씨는 "여자친구만 사라지면, 자신이 돈을 메꿔놓아야 할 이유도 없고, 모든 게 다 정리될 거라 생각했다"라고 자백했다./chaeyoon1@osen.co.kr
[사진] ‘용감한 형사들4’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