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승연이 자신의 과거 논란을 '셀프 파묘' 했다. 그는 "할말이 없다", "죽으려고 했다"며 심경을 토로했지만, 대중의 반응은 싸늘했다. 온전히 본인의 잘못으로 주위에 피해를 입혔던 과거를 굳이 재소환한 데 이어 잘못을 축소화하고 감정에 호소하는 듯한 태도가 누리꾼들의 비판을 받고 있다.
23일 'A급 장영란' 채널에는 "장영란 스승님 여배우 이승연 연희동 집들이 (연예계 뒷이야기)"라는 제목의 영상이 업로드 됐다. 이날 장영란은 이승연의 집을 찾아 과거 추억을 돌이켜 봤다. 그는 "언니랑 우리가 만난게 10년 전에 '100인의 여자'때 처음이었다"며 "그때 '100인의 여자'가 판을 뒤집을만큼 여자들이 열광했다. 100명을 모셔서 선물을 맨날맨날 줬다. 그때 언니의 인기는 거의 뭐 제2의 전성기를 맞았을 정도"라고 당시 인기를 전했다.
그러자 이승연은 "공부를 많이 했다. 그거 끝나고 나서도 사실 내가 쉬고싶어서 좋게 '쉴게요' 라고 그만둔게 아니고 정말 청천벽력같은 사고로. 나는 얼마전에 PD한테도 사과했다. 갑자기 그런 생가깅 들더라. 나도 추스리고 정신없고 바빴으니까 내가 한번도 같이 했던 사람들한테 청천벽력같이 이뤄진 그 일들에 대해서 '그때 미안했어. 본의는 아니었지만' 하는 얘기를 했던 기억이 없더라"라며 "내가 잘못한게 있고 분명히 그 일에 대한 책임을 져야되는건 맞는거고 그러고 나서 그 다음의 행보가 어떠냐 이게 중요한데 난 그걸 여러번을 했잖아. 나중엔 할말이 없더라"라고 과거 논란을 직접 언급했다.
이에 제작진이 당황하자 이승연은 화제를 바꿔 지난 발자취를 돌이켜봤고, 그러던 중 '이승연의 세이세이세이' 이야기를 하다가 "그때 사고치는 바람에 잘렸다"고 재차 논란을 끄집어냈다. 당시 2, 3년 쉬었다는 그는 "다시 또 일을 주셔서 또 일하다가 드라마 열심히 하고 사랑해주실만할 때 대형 사고를 제가 치게 된다"며 "난리가 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입이 있는데 할말이 없는 근데 그건 세월이 얼마가 지나가든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나은 사람으로 보여주는 길밖에 없는거다. 난 사실 그때 죽으려고 했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죽음은 힘든 일이 왔을때 죽음으로 가지 않는다. 지쳤을때 죽으려고 한다. 뭔가 강한 스트레스가 왔을땐 그 스트레스로 이겨내. 근데 그게 어느정도 잊혀질때쯤 돼서 오롯이 홀로 남아있는 나를 발견했을 때 상실감이나 무기력함이 죽음으로 이끈다. 어느순간 절에 들어갔다. 머리 깎으려고 들어간게 아니라 잠깐 힐링하러 큰 스님 만나려고 들어갔다. 3박 4일을 목놓아 울었던 것 같다. 다음날 아침에 누룽지를 얻어먹고 하룻밤을 자고 운문암 위에 구름 위에 쭈그리고 앉아서 봤는데 그런 생각이 들더라. '다 산거 아니잖아. 아직 살아볼 날들이 있잖아' 싶었다"고 밝혔다.
이후 아는 동생의 제안으로 옷가게를 내 하루 14억 매출을 낼정도로 성공했고, 때마침 김수현 작가의 제안으로 '사랑과 야망'으로 다시 활동에 복귀했다고. 이승연은 "김해숙 선생님이 '주인공만 하던 앤데 이걸 했니?'했다. '선생님 저는그게 제 자존심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걸로 해서 한방을 노리거나 이게 아니라 내가 떨려가지 않고 어쨌든 찾아주시는것 만큼 최선을 다해서 가야하는게 내가 해야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한발한발 했다"고 털어놨다.
그렇게 '100인의 여자'까지 진행하게 됐지만, "PPL부터 시작해서 우리는 우리의 아성을 만들어서 외국여행을 보내드리고 건설사랑 잘 얘기해서 아파트 한채도 받아놨었다"는 말에 "그거 안했나?"라고 묻자 "못했다. 안한것과 못한것은 큰 차이가 있다"고 또 다른 사건으로 그만두게 된 상황을 알렸다. 이승연은 "내가 가장 아쉬웠던게 '100인의 여자'를 그만두게 됐던거. 난 정말 울었다"며 "다음 MC를 선정해야하는데 작가들이 한달동안 '이분 연락했는데 소속사 대표님이 안 계신다는데요?'하면서 시간을 끌었다더라"라며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일을 너무 사랑하는것같다. 그리고 뭣이 중헌디를 알게 됐고 옛날에도 마음은 똑같았지만 어디로 튈지 모르는게 있다면 이제는 발이 땅에 딱 붙어서 뭐가 중요한지도 알고 다 받아들인다"며 최종 목표에 대해 "믿어준 분들이 계신다. 어느순간 딱 생각이 들었는데 내가 뭘 해드렸지? 여러분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성원에 감사드리고 이런말을 해본적도 없고 보여드릴 기회도 없었고 내가 정말 하고싶은건 '쟤가 저렇게 정신없이 살았어도 마지막에는 저런 사람일 줄 알았어' 그 입장을 드리고싶다. 나를 좋아해주셨던 분들에게. 그게 내가 해야될 일이 아닌가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영상이 공개된 뒤 댓글에는 이승연을 응원하는 글이 쏟아졌다. 하지만 해당 내용이 각종 커뮤니티에 확산되면서 비판 여론이 들끓었다. "청천벽력같은 사고"라며 책임을 축소 및 회피하는 발언과, 정작 그로인해 피해를 입은 이들이나 실망한 대중에대한 진심어린 사과의 태도는 찾아볼수 없다는 점이 분노를 자아낸 것.
이승연은 1998년 불법 운전면허 취득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운전면허학원의 모델 사진을 찍어주는 대가로 도로주행 대리시험 및 성적 조작을 통해 불법으로 운전면허를 취득한 것. 이로인해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1년, 사회봉사 80시간 명령을 선고받은 이승연은 좋은 기회로 다시 연예계 활동을 재개했지만, 2004년 일본군 위안부를 주제로한 누드 화보를 발표하면서 전국민의 공분을 샀다.
위안부 피해자들은 제작 중단을 요구했고, 이승연은 피해자들을 찾아가 무릎 꿇고 공개사과했지만 기획사 측이 일본에서 몰래 출판하려던 정황이 드러나면서 논란을 더했다. 일각에는 이승연도 기획사의 피해자라는 의견도 있었지만, 이미지 타격은 피할 수 없었다. 그 뒤 '대풍수', '100인의 여자' 등으로 인기를 끌며 재기에 성공한 이승연은 2013년 프로포폴 투약 혐의로 또 한번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이승연은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KBS 및 MBC 출연금지 명단에 오르기도 했다.
당시 박시연, 장미인애, 현영 등도 같은 혐의로 조사를 받고 지상파 출연이 정지됐지만, 이승연은 현영과 함께 현재까지도 꾸준히 작품에 출연하며 왕성히 활동 중이다. 그는 '부잣집 아들', '왼손잡이 아내', '비밀의 집' 등에 출연한 데 이어 '아빠하고 나하고', '너의 몸소리가 들려'와 같은 예능프로그램에 고정으로 함께하기도 했다. 현재는 KBS2 일일드라마 '용감무쌍 용수정'으로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다.
그런 와중에 굳이 옛날 논란을 스스로 '파묘'하는 행태에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무엇보다 이를 대하는 태도가 가장 문제라는 반응이다. 당시 이승연의 논란은 전 국민을 충격에 빠트렸을 정도였다. 논란이 있어도 금세 복귀했을 정도로 경쟁력이 있었지만, 기회를 모두 발로 찬 것은 그 누구도 아닌 자신이다. 그런 그가 마치 타의로 인해 억울하게 일어난 일인 양 "본의는 아니었다", "죽으려고 했다", "('100인의 여자'를 그만둔게) 아쉬워서 울었다"와 같은 발언을 하는 것은 오히려 대중을 기만하는 행위라는 것이다. 또 사과보다는 "더 나은 사람으로 보여주는 길밖에 없다"는 태도도 화를 돋궜다.
이미 많은 시간이 흐른 만큼 해당 일을 잊거나 알지 못하는 이들이 대다수다. 그럼에도 본인이 그 일을 꺼내들어 힘들었던 심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니 "지팔지꼰(자신의 팔자를 자신이 꼬고 있다는 의미)", "스불재(스스로 불러온 재앙)" 등의 싸늘한 반응이 돌아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아직까지 활동을 이어오고 있지만, 이번 일로 "더이상 방송에서 안 보고싶다"는 여론을 키우는 역효과만 냈다. 시청률 하락에 고전하며 애쓰고 있는 '용감무쌍 용수정'만 난감해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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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DB, A급 장영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