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점하면서 상황이 어렵게 흘러갔다. 어린 선수들이 경험 쌓은 것은 긍정적인 부분이다."
만회골을 넣었지만 패배를 피하지 못한 권창훈(30, 전북현대)이 전한 말이다.
전북은 23일(한국시간) 오후 9시 말레이시아 슬랑오르주 프탈링자야 MBPJ 스타디움에서 슬랑오르와 2024-202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2 H조 조별리그 원정 3차전을 펼쳐 1-2로 패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2연승으로 조 1위를 유지했던 전북은 승점 6(2승 1패),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슬랑오르(2승 1무, 승점 7)에 선두 자리를 내줬다.
전반 31분 전북은 선제골을 허용했다. 22세 수비수 하리스 하이칼이 프리킥 상황에서 떨어진 세컨드 볼을 빠르게 따내 왼발 슈팅으로 전북 골망을 갈랐다.
순식간에 전북은 한 골을 더 내줬다. 전반 33분 요르단 용병 공격수 알리 올완이 스루패스를 건네받아 박스 안 왼쪽에서 낮고 빠른 슈팅을 날렸다. 수비수 몸 맞고 한 번 튕긴 공은 그대로 골문 안쪽으로 빨려 들어갔다.
전북은 비교적 이른 시간 한 골 만회했다. 전반 40분 권창훈이 왼쪽에서 들어오는 크로스를 방향만 살짝 바꾸는 헤더 슈팅으로 가져가면서 득점에 성공했다.
후반 추가시간 슬랑오르에서 전북의 마지막 찬스를 막고자 중원에서 무리한 반칙이 나오기도 했다. 깊은 태클을 범한 베네수엘라 용병 미드필더 요한드리 오로스코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했다.
경기 끝까지 전북은 역전을 노렸지만, 끝내 골은 더 터지지 않았다. 그래도 권창훈의 골로 무득점 패배는 피했다.
권창훈은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준비한 대로 경기를 풀어나가려고 노력했는데, 생각처럼 상황이 풀리지 않았다. 실점하면서 어렵게 흘러갔다. 어떻게 하면 더 나은 방향으로 플레이할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후반전에 조금 나아졌지만, 상대가 강하든 약하든 원정 경기는 힘든 것 같다"라고 운을 뗐다.
K리그1 강등권 탈출 경쟁에, ACL2까지 임하고 있는 김두현 감독은 팀 스쿼드를 이원화시켰다. K4리그에 출전하는 선수, 준프로 선수들 위주로 이날 경기를 치렀다. 권창훈은 "어린 선수들이 ACL2 경기 출전으로 많은 경험한 것은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말했다.
권창훈은 경험을 전수해야 하는 고참급 선수다. 그는 "특별히 (개인적으로) 선수들에게 해준 말은 크게 없다. 경기장 안에서 선수가 직접 뛰면서 느끼는 게 가장 중요하다. 저 또한 그랬다. 팀적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는 이야기하지만, 본인이 직접 경험을 쌓는 것이 가장 좋은 발전의 원천"이라고 강조했다.
전북은 내달 7일 슬랑오르를 홈으로 불러 4차전을 치른다. 이날 패배를 되갚아주고자 한다. 권창훈은 "멀리까지 와준 팬들에게 죄송한 마음이 크다. 홈에서 열리는 슬랑오르전 (승리를 위해) 잘 준비하겠다"라고 다짐했다. /jinju21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