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소 황당한 변명이다.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는 23일 오전 4시(이하 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의 에스타디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리그 페이즈 3차전에서 레알 마드리드와 맞붙었으나, 5-2로 역전패를 당했다.
도르트문트는 승점 추가에 실패하면서 승점 6점(2승 1패 득실 +6)으로 5위에 머물렀다. 반면, 레알 마드리드는 승점 3점을 추가해 6점(득실 +4)을 기록하며 9위로 올라섰다.
도르트문트는 4-2-3-1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나섰다. 최전방에는 세루 기라시가 자리했고 제이미 바이노 기튼스-율리안 브란트-도니얼 말런이 공격 2선을 구축했다. 중원은 펠릭스 은메차-마르셀 자비처가 책임졌으며, 수비 라인은 라미 벤세바이니-니코 슐로터벡-니클라스 쥘레-율리안 리에르손이 구성했다. 골키퍼는 그레고어 코벨이 맡았다.
레알은 4-3-3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비니시우스 주니오르-킬리안 음바페-호드리구가 최전방에 자리했고 루카 모드리치-페데리코 발베르데-주드 벨링엄이 중원에 섰다. 페를랑 멘디-안토니오 뤼디거-에데르 밀리탕-루카스 바스케스가 포백을 꾸렸고 골문은 티보 쿠르투아가 지켰다.
경기 초반 도르트문트는 강력한 기세를 보였다. 전반 30분, 도니얼 말런이 선제골을 터뜨렸고, 이어 34분에 제이미 바이노 기튼스가 추가골을 넣으며 빠르게 2-0으로 앞서 나갔다. 전반전 동안 도르트문트는 레알 마드리드의 패스 미스와 턴오버를 유도하며 리드를 유지한 채 전반전을 마무리했다.
후반전 상황은 급격히 바뀌었다. 도르트문트의 누리 샤힌(36) 감독은 후반 10분, 두 골차 리드를 지키기 위해 윙어 바이노 기튼스를 빼고 센터백 발데마어 안톤을 투입하며 수비에 집중하는 전략을 택했다. 그러나 이 결정이 레알 마드리드의 반격을 촉발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뒷공간 위협이 줄어든 상황에서 레알은 더욱 공격에 집중할 수 있었고, 후반 15분, 안토니오 뤼디거가 헤더로 첫 추격골을 성공시켰다.
샤힌 감독의 판단 미스가 이어졌다.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나서면서 비니시우스를 잘 막아내던 리에르손을 벤치로 불러들이고 엠레 잔을 풀백으로 투입했다. 잔은 곧바로 비니시우스에게 제압당했다.
이후 레알 마드리드는 공세를 이어갔고, 비니시우스 주니오르가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3골을 추가했다. 또한, 루카스 바스케스가 1골을 더해 결국 경기는 5-2로 마무리되며 도르트문트는 대패를 면치 못했다.
도르트문트는 전반전의 좋은 흐름을 유지하지 못하고, 후반전 교체와 전술적 대응에서 아쉬움을 남기며 승점을 챙기는 데 실패했다.
경기 종료 후 UEFA 챔피언스리그는 샤힌 감독의 기자회견 내용을 전했다. 샤힌은 "전반전 우린 정말 잘 플레이했고 공을 가지고 해결책을 만들었다. 두 골을 멋지게 넣었다"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1대1 상황에서 더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고 다짐했으나 해내지 못했다. 짧은 시간 안에 두 골을 허용하면서 처리하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졌다. 추가 실점은 정말 씁쓸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전반전엔 공격하고 득점하는 것 이외에도 공을 소유하는 것 자체가 편안했다. 그러나 비니시우스가 우리에게 한 것처럼 우리가 그들에게 할 수는 없었다. 그런 선수가 없었다"라며 공격수들의 기량에 대해 이야기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역습에 나설 스피드와 결정력을 갖춘 바이노 기튼스, 말런을 벤치로 뺀 샤힌 감독이다.
그는 바이노 기튼스를 벤치로 불러들인 이유도 설명했다. 샤힌 감독은 "그는 전반전엔 좋았지만, 우린 호드리구를 제대로 막아내지 못했고 이에 대해 뭔가 행동을 취하고 싶었다. 계속해서 밀렸고 기튼스를 뺀 뒤 우리가 세운 전략을 실행하지 못했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