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박지성(43)은 교토퍼플상가 팬들에게 영원한 영웅이었다.
'2024 넥슨 아이콘 매치'가 20일 오후 6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됐다. '실드 유나이티드(수비수팀)'가 'FC 스피어(공격수팀)'를 상대로 4-1 대승을 거뒀다.
세계적인 공격수들로 구성된 팀으로 티에리 앙리 감독과 박지성 코치가 지휘했다. 시대를 풍미했던 수비수들로 구성된 실드 유나이티드는 파비오 칸나바로가 감독을 맡았고, 이영표 코치가 보좌했다.
2000년대 축구를 본 팬들이라면 ‘해버지’ 박지성을 모를 수 없다. 박지성의 맨유 경기를 보면서 새벽 잠을 설쳤던 경험이 한 번은 있을 것이다. 한국대표팀의 영원한 주장이었던 박지성은 2010 남아공월드컵 16강 등 수많은 추억을 선사했다.
박지성의 첫 프로팀 교토퍼플상가 팬들에게 그는 잊지 못할 영웅이다. 2002년 월드컵으로 스타로 등극한 박지성은 교토퍼플상가를 J1리그로 승격시켰고 창단 첫 천황배 우승까지 이끌었다.
교토팬들이 박지성을 추앙하는 이유가 있다. 교토퍼플상가와 2002년 12월 31일까지 계약돼 있던 박지성은 다음날 열린 천황배 결승전을 뛰며 구단과 의리를 지켰다. 박지성은 결승전에서 1골, 1도움 맹활약으로 교토퍼플상가의 2-1 우승에 결정적 기여를 했다.
교토퍼플상가 팬들은 아직도 박지성을 '레전드 오브 레전드'로 기억하고 있다. 박지성은 네덜란드 아인트호벤을 거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진출해 아시아축구를 대표하는 영웅이 됐다. 박지성을 해외로 보내며 구단 공식후원사 교세라 창업주 이나모리 가즈오는 “어딜가든 응원하겠다. 절름발이가 되어 돌아와도 반드시 받아주겠다”는 명언을 남겼다.
교토팬들은 아이콘매치에 교체선수로 등장한 박지성을 보며 옛추억에 젖었다. 당초 박지성은 무릎상태가 좋지 않아 경기를 뛰지 않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경기 막판 박지성이 몸을 풀며 출격을 예고하자 팬들이 뜨겁게 반응했다. 오랜만에 상암벌에 ‘캡틴’ 박지성의 이름이 울려퍼졌다.
결국 교체로 들어간 박지성은 안드리 셰우첸코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성공시켰다. 팬들은 박지성의 네덜란드시절 응원가인 '위송빠레'를 열창했다.
카메라는 박지성의 교토퍼플상가 시절 올드 유니폼을 입고 있는 팬을 잡았다.오랜만에 본 영웅 박지성의 골에 감격한 팬은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박지성과 동시대를 살았던 팬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감동이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