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 시즌2가 더 깊어진 세계관과 확장된 주제의식으로 돌아왔다.
21일 서울 종로구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에서 넷플릭스 ‘지옥’ 시즌2(극본 연상호 최규석, 연출 연상호, 이하 지옥2)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자리에는 연상호 감독과 최규석 작가, 배우 김현주, 김성철, 김신록, 임성재, 문소리, 문근영 등이 참석했다.
‘지옥’은 예고 없이 등장한 지옥의 사자들에게 사람들이 지옥행 선고를 받는 초자연적인 현상이 발생하고, 이 혼란을 틈타 부흥한 종교단체 새진리회와 사건의 실체를 밝히려는 이들이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시즌2는 계속되는 지옥행 고지로 더욱 혼란스러워진 세상, 갑작스레 부활한 새진리회 정진수 의장(김성철)과 박정자(김신록)를 둘러싸고 소도의 민혜진 변호사(김현주)과 새진리회, 화살촉 세력이 새롭게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3년 전 공개된 ‘지옥’ 시즌1은 디스토피아 세계관의 정점을 보여주며 2021년 골든 토마토 베스트 호러 시리즈 부문 1위에 등극했을 뿐 아니라 공개 열흘 만에 1억 1천만 시청 시간을 기록, 93여 개국에서 시리즈 TOP 10에 오르며 전 세계 시청자들과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연상호 감독은 “시즌1에서 갑작스럽게 등장한 초자연적인 사람의 당황한 모습을 그렸는데 시즌2에서는 부활이라는 새로운 상황을 맞이한 사람들, 혼란에서 규칙이나 원칙을 세우려는 여러 종류의 사람이 의지를 가지고 싸우는 내용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상호 감독은 시즌2 성공 여부에 대해 “지옥 사자가 갑자기 등장하고 고지하는 신기한 설정으로 시작한 작품이다. 끝이 부활이라는 더 신기한 화두를 던지는데, 그래서 더 기다려주신 분들이 많은 거 같다. 동어 반복을 하려고 시즌2를 하려는 건 아니다. 작품을 만들 때 영감을 받는 건 살아가는 사회다. ‘지옥2’는 시즌1에서의 영감을 받아서 하려고 했다. 때문에 이야기가 맴돌지 않고 새롭게 나아간다. 막바지에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무언가가 일어나기에 이 세계관은 생물적으로 예상할 수 없다. 그게 매력이다”고 말했다.
최규석 작가는 “시즌1에서는 압도적 사건이 발생하고 그 사건으로 인해 사람들의 세계관이 급변하는 과정을 보여줬다. ‘지옥2’로 넘어오게 됐는데 한번 놀란 분들에게 같은 사건으로 놀라게 하긴 어렵다. 이를 기반으로 심화된 감정을 쌓아가고 선사하는 게 어렵지만 즐겁게 작업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 작가는 “시즌1 작품 자체가 다음 작품을 위한 소스가 되어줬다. 연상호 감독이 시즌2를 해보자고 하는데 그게 가능할까 싶었다. 그런데 아기 시연 사건이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줬을까 하며 이야기를 하니 아이디어가 많이 나오더라. 시즌으로 가게 도면 원래 있던 플롯을 이야기만 바꿔서 반복하는 것 때문에 실패하는 경우가 있는데 ‘지옥’은 아니다. 아예 새로운 세계라 다른 재미를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다시 돌아온 민혜진(김현주), 새진리회 초대 의장으로 비밀리에 시연을 받지만 갑작스럽게 부활한 정진수(김성철), 4년 만에 다시 살아난 박정자(김신록), 정진수의 부활을 처음 목격한 후 그를 보살피는 미스터리한 인물 천세형(임성재), 새진리회에 힘을 실어 부활자 박정자로 새로운 교리를 만드려는 대통령실 정무수석 이수경(문소리), 화살촉의 핵심 선동가이자 강렬한 분장으로 눈길을 끄는 햇살반 선생(문근영)까지 기존 캐릭터들과 더불어 새로운 인물들이 얽힌다.
김현주는 “배우로서 한 작품을 시즌제로 할 수 있다는 것에 기쁘고 감사하다. ‘지옥’을 좋아하는 사람 중 한명으로 시즌2 소식에 기뻤다. 많은 분들이 기다려주시고 기대해주신 만큼 보답할 수 있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현주는 “정의에 대한 강한 신념을 갖고 시작한 인물이고, 새진리회와 화살촉에 맞서는 조직 소도를 이끌고 있다. 8년이 흐르면서 규모가 커졌는데 아이를 보호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박정자, 정진수 존재를 찾으려 애를 쓰기도 한다. 시즌2는 더 혼란스러워지고 각 집단의 색도 뚜렷해졌다. 규모가 커지면서 그 안에서의 감정 변화가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김현주는 “아이의 존재를 다루는 것에 있어서는 처음 봤을 때는 민혜진이 변질된 캐릭터처럼 보일 수 있을까 싶은 염려가 있었다. 그걸 어떻게 풀어야 할지 고민이었는데 결과적으로는 민혜진이 원하고자 하는 신념을 지킨다. 인간이기에 혼자서는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 있어서 이해하면서 연기하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김신록은 “운 좋게 시즌1에서 부활한 덕분에 시즌2에도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박정자는 내게 은혜로운 캐릭터인데 시즌2에 함께 할 수 있어서 영광이다”고 말했다. 이어 김신록은 “시즌2의 박정자는 지옥에 다녀왔지만 실시간으로 지옥을 체험하고 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부활했다고 해서 모든 걸 해탈한 선구자처럼 보이지 않도록 했다. 욕망을 발견해낼 수 있을까에 주안점을 뒀다”고 말했다.
이어 김신록은 “연상호 감독님이 프리 프로덕션 단계에서 배우들이 모였는데, 그날 뒤풀이에서 박정자에 대해 ‘시즌1에서는 안정적으로 연기했기에 과감하게 해도 된다’고 하셨다. 거기에 영감을 얻어서 과감하게 했더니 꽤 긴 시간 동안 사인이 없다가 ‘오케이’ 하셨다. 나중에 여쭤보니 모니터 앞이 술렁였다고 한다. 믿고 해보라고 하셔서 너무 감사했다”고 덧붙였다.
새롭게 합류한 김성철은 “시즌1을 재미있게 봤고 애청했다. 감독님의 팬으로서 언젠가는 같이 작업하고 싶었는데 시즌2를 함께 해서 감사하다. 정진수 캐릭터 자체가 매력적이어서 연기하면서 행복했다. 곧 결과가 나올테지만 입체적이고 매력적인 인물을 만나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성철은 “지옥이라고 하는 확실하지 않은, 상상으로만 봤던 것을 새롭게 구현했다. 작품 안에서 정진수가 겪은 지옥은 어떤 지옥인지 시청자 분들이 똑같이 생각하실 거 같아 극대화화려고 했다. 8년이라는 시간 동안 끊임없는 고통과 공포에 짓눌려 있는 인물은 어떤 형상을 갖고 있을까 생각했다”며 “부활 후 정진수는 어딘가 눌려있고 쫓아다니는 걸 표현하고 싶었다. 공포스러운 눈빛을 많이 생각했다”고 말했다.
특히 김성철은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웠다. 시즌1에서의 정진수 서사가 잘 드러나있고, 시즌2는 정진수가 본인의 속내를 털어놓는 것부터 시작한다. 괴리감이라고 할까. 대외적인 모습과 속내가 얼마나 괴리감이 있는지, 부활할 때는 공포와 두려움만 남는다고 생각해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연상호 감독은 캐스팅과 관련해 “정진수라는 역할 후보라고 해야 할까. 김성철은 같은 나이대에 연기를 잘하는 배우로 언급이 많이 됐다. 제일 좋았던 건 원작에서의 정진수와 느낌이 비슷했다. 김성철을 만났을 때 이야기를 나눴는데 에너지가 느껴졌다. 어떻게 보면 양날의 검일 수 있는 역할인데 두려움보다는 잘할 수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줬다. 그 이후에 김성철을 뮤지컬을 보러 갔는데 거기서 보여준 에너지가 어마어마했다. 이후에 뮤지컬은 더블 캐스팅을 하는 경우가 있기에 김성철에게는 이게 특별한 상황이 아닐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임성재는 “시즌1의 팬이었기에 시즌2에 같이 할 수 있을거라는 생각은 못했다. 이런 역할 맡으면 어땠을까 싶었는데 그런 역할을 시즌2에서 맡았다. 제 인생에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멜로를 선물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임성재는 “모종의 이유로 정진수의 부활을 목격하는 캐릭터다. 이 사건의 시작점을 맡아 부담스러웠는데, 정진수에 대한 복수심 등을 가지고 있다. 자의반 타의반 동행하면서 그 과정을 표정으로 잘 보이려고 노력했다.
문소리는 “‘지옥2’는 더 깊어진 세계관 확장된 주제 의식이 매력적이다. 합류를 전혀 예상 못했다. 몇몇 영화제에서 연상호 감독을 만난 적은 있지만 텐션이 높아서 나랑 맞지 않는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만나보니 이렇게 찰떡궁합일 수 없었다. 내가 뭐든지 해드리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다 끝나고 나니 너무 아쉬웠다. 특별출연처럼 분량이 적은데, 점잖게 플레이했다. 시즌3가 나오면 폭주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문소리는 “이 사회가 어떤 시스템으로 움직이는지 나타내는 인물을 맡았다. 무지몽매한 사람들을 시스템만을 원하는 방향으로 데려가려는 점잖은 빌런이다”라며 “감독님께서 던져주신 설정들이 있었다. 그런 설정들이 위선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자연친화적이고 환경주의자 냄새를 풍기지만 속은 선의로 가득한 인물은 아니라는 대비가 있을 수 있겠다 싶었다. 누구를 만나든 기세에서 밀릴지 않는, 단단한 속이 보이면 내가 과하게 하지 않아도 빌런임이 드러날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문근영은 “연상호 감독님과 꼭 한번 작업을 해보고 싶었다. 다행히도 기회를 주셔서 촬영 내내 너무 즐거웠고 새로운 캐릭터에 도전할 수 있어서 너무 신났다”고 말했다. 이어 문근영은 “평범한 사람이었는데 어쩌다가 종교에 깊게 몰입하게 되면서 화살촉의 선동하는 자리에 올라가 열정적으로 종교에 심취한 캐릭터다”라며 “데뷔 이래 가장 파격적인 변신이다. 나도 나를 몰라볼 정도로 분장을 많이 했다. ‘천국의 계단’ 문근영이 맞다”고 웃었다.
특히 문근영은 “늘 항상 새로운 역할들에 대한 흥미, 열의가 있었다. 마음대로 주어지지 않다보니 배고파 있었는데, 연상호 감독님이 떡하니 매력적인 캐릭터를 주셔서 신난다, 물 만났다, 신나게 놀아보자는 마음으로 열심히 촬영했다”며 “햇살반 선생에 대한 서사가 조금 나오긴 한다. 분량이 많지는 않아서 각 장면마다 이 여자가 어떻게 변해가는지 변곡점을 찍어야겠다고 생각하며 연기했다. 분장, 의상이 내게 도움을 준 게 많다. 그 힘으로 더 열심히 놀아봤다.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디렉션을 잘 수행하려고 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캐릭터가 탄생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지옥2’는 오는 25일 공개된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