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 챔피언’ 아산 우리은행은 왕좌를 사수할 수 있을까.
‘하나은행 2024-25시즌 여자프로농구’가 27일 5개월 간의 정규리그 대장정에 오른다. 올 시즌 스타들의 연쇄이동과 일본 아시아쿼터 선수의 영입으로 그 어느 때보다 변수가 많다. 우승팀을 전혀 예측하기 어려운 흥미로운 시즌이다.
우승주역 박혜진, 박지현, 최이샘 모두 떠났다!
우리은행은 어느 팀보다 선수변화가 많다. 지난 시즌 우승주역 박혜진, 박지현, 최이샘, 나윤정이 나란히 FA 자격을 얻어 소속팀을 옮겼다. 특히 2009년 WKBL 신입선수 선발회 전체 1순위 지명 후 줄곧 우리은행에서만 뛰었던 프렌차이즈 스타 박혜진이 BNK로 전격 이적했다.
역시 2013년 2순위로 우리은행에 입단한 최이샘도 신한은행으로 자리를 옮겼다. 2018-19 전체 1순위인 국가대표 박지현은 해외리그 진출을 선언했다. 우리은행 영광의 시대를 함께 한 우승주역들이 모두 떠난 셈이다. 쏠쏠한 활약을 해줬던 나윤정마저 KB스타즈로 이적했다.
전력보강도 있다. FA영입 및 보상선수로 한엄지, 박혜미, 심성영, 김예진이 입단했다. 비시즌 우리은행의 혹독한 훈련을 이겨낸 한엄지와 박혜미는 박신자컵에서 일취월장한 기량을 뽐내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다. 프로 14년차를 맞은 심성영은 우리은행에서 많은 출장시간을 소화하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을 기세다.
아시아쿼터 일본선수도 알차게 영입했다. 마야사카 모모나와 스나가와 나츠키 모두 기본기가 탄탄하고 슈팅능력을 갖췄다. 가드진이 부족한 우리은행에서 당장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주목할 선수는 역시 '강력한 MVP 후보' 김단비
우리은행의 전력이 다소 떨어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강력한 MVP후보 김단비가 건재하다. 김단비는 지난 플레이오프 8경기에서 경기당 38분48초를 소화하며 21.6점, 7.1리바운드, 5.3어시스트, 2.1스틸, 1.9블록슛의 대활약을 펼쳐 챔프전 MVP까지 거머쥐었다. 김단비의 비중이 더 높아진 올 시즌 가장 강력한 MVP 후보로 급부상했다.
관건은 김단비의 부담을 동료들이 얼마나 줄여주느냐에 달렸다. 어느덧 30대 중반에 접어든 김단비는 기량은 여전하지만 체력적인 부담이 가중된다. 정규리그 장기레이스에서 김단비가 얼마나 부상없이 꾸준히 뛸 수 있느냐가 핵심이다. 김단비를 받쳐 줄 한엄지와 박혜미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김단비는 “선수들이 많이 이적해 걱정이 되지만 어쩔 수 없다. 여자농구에서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멤버가 바뀌었다고 부담감과 책임감이 더 커진 것은 아니다. 다만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MVP라는 부담감은 있다. 올 시즌 우리은행이 약해졌다는 평가를 뒤집겠다”며 각오를 보였다.
위성우 감독의 출사표 "어린 선수들 많이 성장했다!...기회 잡길"
우리은행의 최대강점은 최다우승을 자랑하는 코칭스태프다. 정규리그 우승 14회, 챔피언결정전 우승 12회의 영광의 시대 대부분을 위성우 감독과 전주원 코치가 함께 했다. 레전드 임영희 코치까지 가세한 코칭스태프는 가장 화려하다.
항상 저평가를 뒤집고 우리은행을 강호로 이끌었던 위성우 감독이다. 스타들이 대거 빠져나간 올 시즌이지만 ‘그럼에도 위성우 감독이 있다!’는 믿음이 있다.
위성우 감독은 “많은 선수들이 바뀌어 새로운 팀에 온 기분이다. 아직 팀을 만드는 과정에 있다. 많은 것이 부족하고 시간이 필요하다. 냉정히 말해서 멀었지만 생각보다 선수들이 잘 따라와주고 있다. 어린 선수들이 많이 성장했다. 기회를 잡았으면 좋겠다”며 다른 팀들을 깜짝 놀라게 해주겠다는 각오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WKBL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