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한 캡틴’ 박지성(43)처럼 손흥민(32, 토트넘)도 커리어 마지막을 준비하고 있다.
토트넘은 19일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개최된 ‘2024-25시즌 프리미어리그 8라운드’에서 손흥민의 복귀골이 터져 웨스트햄을 4-1로 대파했다. 승점 13점의 토트넘은 9위서 6위로 뛰어올랐다.
복귀하자마자 리그 3호골 폭발, 아직 건재한 손흥민
햄스트링 부상에서 돌아온 손흥민이 네 경기 만에 선발명단에 복귀했다. 손흥민은 후반 15분 리그 3호골을 신고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앤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의 컨디션을 고려해 70분만 뛰게 하고 티모 베르너와 교대했다.
짧은 시간 뛰었지만 해트트릭까지 가능했던 손흥민의 대활약이었다. 손흥민이 후반 10분 때린 강력한 슈팅이 상대 골키퍼와 아레올라의 발에 맞고 자책골이 됐다. 손흥민이 넣은 골이나 마찬가지였다.
손흥민은 스스로 능력으로 골을 터트렸다. 파페 사르가 길게 찔러준 스루패스를 좌측면의 손흥민이 받았다. 손흥민이 단독으로 드리블 질주한 뒤 수비수 토디보 앞에서 헛다리 짚기 개인기를 작렬했다. 양발을 다 잘쓰는 손흥민이 다시 오른발로 공을 컨트롤한 뒤 왼발슈팅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골대까지 강타한 슈팅이 득점으로 연결됐다면 해트트릭까지 가능한 손흥민이었다. 맹활약에 비해 한 골로 운이 따라주지 않았다.
오랜만에 부상에서 돌아와서일까. 손흥민의 인터뷰는 가슴을 울렸다. 그는 “불행하지만 난 이제 32살이다. 지나간 경기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모든 경기를 커리어의 마지막 경기인 것처럼 진지하게 뛰고 있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32세 손흥민은 여전히 월드클래스 기량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축구선수의 인생은 앞날을 예측할 수 없다. 언제든 부상이 찾아올 수 있고 다른 선수들도 치고 올라온다.
박지성과 기성용도 30대 초반에 은퇴, 손흥민은 언제까지?
‘영원한 캡틴’ 박지성은 지난 2011년 아시안컵을 마치고 공식적으로 국가대표팀에서 은퇴했다. 박지성이 은퇴를 결심한 결정적 이유는 무릎상태 때문이었다. 소속팀과 대표팀을 오가며 장시간 비행을 반복하다보니 무릎상태가 악화됐다.
기성용 역시 2019년 아시안컵을 마친 뒤 공식적으로 대표팀에서 은퇴했다. 허벅지 부상이 직접적 원인이었다. 기성용 역시 2019년 만 30세로 은퇴를 거론하기에는 이른 나이였다. 하지만 유럽과 한국을 오가며 피로가 누적된 영향이 컸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이동거리를 소화하는 손흥민도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대표팀을 위해 장거리 비행을 마다하지 않는다. 모든 경기에서 한국을 대표해서 에이스로 싸운다는 부담감까지 짊어지고 있다.
지난 요르단-이라크전에서 한국은 손흥민 없이 경기했다. 황희찬, 엄지성 등이 나섰지만 손흥민 공백을 메우는데 어려움이 컸다. 주장 완장은 김민재가 대신 찼다. 김민재는 “난 어디까지나 (손)흥민이 형이 없는 동안 임시 주장이었다”며 손흥민을 그리워했다.
손흥민이 빠진 자리는 컸다. 위기 속에서 배준호라는 보석을 발굴하는 계기가 됐다. 한국축구도 손흥민 이후의 시대에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 오고 있다.
2015년 토트넘에 입단한 손흥민은 어느덧 프리미어리그 11년차를 바라보는 베테랑이다. 그는 레알 마드리드 등 빅클럽 이적설도 많았지만 그때마다 토트넘에 남았다. 하지만 토트넘은 손흥민과 장기 재계약을 망설이고 있어 팬들의 비난에 시달리고 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