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타력으로 승부가 갈릴 것이다".
삼성 라이온즈가 지난 19일 2024 프로야구 플레이오프4차전에서 LG 트윈스를 1-0으로 누르고 시리즈 3승1패의 성적으로 9년만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오는 21일부터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1993년 이후 31년만에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영호남 달빛시리즈를 펼친다.
지난 4일부터 한국시리즈 대비훈련을 이끈 이범호 KIA 감독은 파트너가 결정되자 "삼성이 플레이오프 1,2차전을 승리하면서 한국시리즈 상대가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LG선수들이 준플레이오프를 거치면서 조금 지친 느낌도 받았다. 사실 어느 팀이 한국시리즈 상대가 되더라도 명승부가 되지 않을까 싶다. 정규시즌 2위팀이 올라온만큼 더욱 재미있는 경기가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아울러 구장의 크기를 언급하며 시리즈에서 장타력 대결을 예고했다. "잠실구장에 비해 광주와 대구 구장이 작다보니 장타력에서 승부가 갈리지 않을까 싶다. 타자들의 컨디션이 더욱 중요할 것 같다. 팬들과 함께 12번째 우승의 기쁨을 만끽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며 불패 우승을 다짐하기도 했다.
정규시즌에서 양팀의 장타력을 어땠을까? 삼성은 팀홈런 1위(185개)를 자랑하고 있다. 이 가운데 119개를 라팍(대구)에서 터트렸다. 라팍 타율 2할7푼2리, 장타율이 4할7푼5리, OPS .824를 기록했다. 광주에서는 7경기 2할4푼4리, 8홈런, 42득점, 장타율 3할8푼1리, OPS .751를 기록했다. 확실히 라팍에서 강점이 있다.
삼성은 정규시즌 KIA와 16경기에서 타율 2할2푼9리, 79득점, 20홈런, 장타율 3할8푼9리, OPS .720을 기록했다. 박병호가 3할3푼3리, 5홈런, 13타점, OPS 1.255, 김헌곤이 4할4리, 3홈런, 8타점 OPS 1.089로 KIA에 강한 타자였다. 이재현 전병우 강민호가 각각 2홈런을 날렸다. 디아즈는 4경기에서 1홈런이 있다. 플레이오프에서 화끈한 장타를 과시해 기대감이 높다.
리그 최강의 타선을 보유한 KIA의 장타력은 더욱 강했다. 삼성과의 16경기에서 타율 3할2푼9리, 25홈런, 107득점, 장타율 5할3푼8리, OPS .929로 강했다. 특히 라팍에서는 타율 3할3푼8리, 13홈런, 55득점, 장타율 5할6푼5리, OPS .961를 기록했다. 상대 전적 12승4패가 나오는 이유였다.
주력타자 대부분이 삼성전에 강했다. 최형우 나성범 박찬호 김선빈 김도영 김태군 변우혁 등이 모두 3할 타율 이상을 기록했다. 홈런 기준으로 보면 김도영 5홈런, 나성범과 최형우 4홈런 등 클린업트리오가 강했다. 특이하게 삼성출신 포수 김태군이 3홈런을 기록했다. 최원준도 3홈런, 소크라테스는 2홈런을 기록했다. 라팍에서는 최형우 3홈런, 김도영과 나성범이 각각 2홈런을 날렸다.
KIA가 전반적으로 장타력은 앞서지만 시리즈의 양상은 다를 수 있다. 삼성은 원투펀치 원태인과 데니 레예스를 풀가동할 수 있다. 시리즈 7차전까지 간다면 각각 두 번 등판이 가능하다. 원태인은 KIA를 상대로 2경기 평균자책점 2.25로 강했다. 레예스는 2경기 모두 패하며 평균자책점 8.31로 약했다. 그러나 플레이오프 2경기에서 13⅔이닝 ERA 0.66 가을의 사나이로 변신했다.
KIA는 제임스 네일, 양현종, 에릭 라우어, 윤영철(추정)로 이어지는 선발 4명이 삼성에게 그다지 강하지 못했다. 모두 4점대 이상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불펜진이 뒤를 잘 수습해 역전승이 많았다. 삼성의 장타력은 분명히 위협적이다. 플레이오프를 통과한 기세도 장점이다. 결국 서로의 장타력을 누가 제어하느냐가 관건이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