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블랜드 가디언스가 자랑하는 최고 마무리투수 엠마누엘 클라세(26)가 혹독한 가을을 보내고 있다. 정규시즌에는 0점대 평균자책점으로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줬지만 포스트시즌에 와선 10점대 평균자책점으로 난타당하고 있다.
클라세는 1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치러진 2024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7전4선승제) 4차전에 9회초 구원등판, 1이닝 3피안타 1볼넷 1탈삼진 2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클리블랜드는 6회까지 2-6으로 뒤졌지만 7회 3점, 8회 1점을 내며 동점을 만드는 저력을 발휘했다. 그러나 9회초 올라온 클라세가 흐름을 양키스에 내줬다. 이닝 시작부터 앤서니 리조와 앤서니 볼피에게 연속 안타를 맞으며 무사 1,3루 위기에 내몰린 것이다.
볼피의 2루 도루로 이어진 무사 2,3루에서 오스틴 웰스를 헛스윙 삼진 잡은 클라세는 그러나 알렉스 버두고의 유격수 땅볼 때 브라이언 로키오의 포구 실책이 나왔다. 3루 주자가 홈에 들어오며 이어진 1사 3루에서 글레이버 토레스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아 추가 실점했다.
클리블랜드가 9회말 1사 1,2루 찬스를 살리지 못하면서 6-8로 패했고, 클라세는 패전투수가 됐다. 시리즈 전적 1승3패가 된 클리블랜드는 벼랑 끝에 몰렸다.
클라세는 전날(18일) 열린 3차전에서도 3-1로 앞선 8회초 2사 1루에 조기 투입됐으나 애런 저지에게 동점 투런포를 맞더니 지안카를로 스탠튼에게 솔로포로 백투백 홈런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⅓이닝 3피안타(2피홈런) 2볼넷으로 블론세이브를 저지른 데 이어 2경기 연속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앞서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AL 디비전시리즈 2차전에도 클라세는 1이닝 4피안타(1피홈런) 1탈삼진 3실점으로 패전을 당했다. 이번 포스트시즌 6경기 2패2세이브 평균자책점 10.29로 불안한 투구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클라세는 메이저리그 현역 최고의 마무리투수다. 2019년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데뷔한 뒤 2021년부터 클리블랜드에서 뛰고 있는 클라세는 5시즌 통산 318경기(312⅔이닝) 16승23패158세이브 평균자책점 1.67 탈삼진 302개를 기록 중이다. 2022년 42개, 지난해 44개, 올해 47개로 3년 연속 AL 세이브 1위에 올랐다.
특히 올해는 74경기(74⅓이닝) 4승2패47세이브 평균자책점 0.61 탈삼진 66개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정규시즌 74경기에서 자책점이 5점밖에 안 되는데 포스트시즌 6경기에 8자책점을 내줬으니 극과 극이다. 구속이 크게 떨어진 건 아닌데 실투들이 장타로 이어지면서 흔들리고 있다.
‘MLB.com’에 따르면 경기 후 클라세는 “우리 선수들은 잘했지만 내가 몇 가지 아쉬운 게 있었다”며 “계속 발전해야 한다는 걸 느낀다. 일어날 일은 일어날 테니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나 자신을 믿으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클리블랜드 포수 오스틴 헤지스도 “클라세는 여전히 세계 최고의 투수다. 우리는 아직 시리즈를 패하지 않았다. 클라세가 다시 우리를 위해 세이브를 거둘 것이다”고 반등을 기대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