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 트윈스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29)가 가을야구에서 만난 상대팀 삼성 라이온즈의 극찬을 받았다.
에르난데스는 지난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플레이오프 3차전에 구원등판해 3⅔이닝 2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 세이브를 기록했다.
정규시즌 11경기(47이닝) 3승 2패 1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4.02를 기록한 에르난데스는 가을야구에서 1984년 한국시리즈에서 5경기에 출장해 4승을 따낸 최동원을 떠올리게 만드는 엄청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5경기(7⅓이닝) 1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0.00을 기록하며 LG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끌었고 플레이오프에서는 팀이 2패로 몰려있는 상황에서 3⅔이닝 세이브를 따내며 귀중한 승리를 지켰다. 올패 포스트시즌 성적은 6경기(11이닝) 1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0.00을 기록중이다.
에르난데스의 놀라운 활약에 삼성 박진만 감독은 칭찬을 아끼지 못했다. 17일 경기 후 인터뷰에서 “야구라는 종목은 점수가 나와야 이긴다. 상대 선발 임찬규와 에르난데스의 공이 좋았다”면서 “에르난데스와 처음 상대했는데 푹 쉬고 나온 것 같다. 오늘 상대해 봤으니 다음에 만나면 우리 타자들이 어느 정도 준비를 하고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 에이스 원태인 역시 “정말 멋있는 것 같다”라며 에르난데스의 가을야구 활약에 감탄했다. 지난 18일 열릴 예정이었던 4차전이 우천취소된 뒤 에르난데스를 만난 원태인은 “피로하지 않느냐. 더 이상 던지지 말라”라며 농담을 하기도 했다.
메이저리그 마이애미에서 뛰던 시절 에르난데스와 한솥밥을 먹었던 르윈 디아즈는 “에르난데스와는 마이애미에서 3~4년 정도 같이 뛰어서 잘 알고 있다. 직구가 정말 좋은 투수다. 커맨드도 좋다. 지금은 서로 다른 팀에서 다른 유니폼을 입고 뛰고 있지만 정말 잘하는 투수다”라고 에르난데스의 활약을 인정했다.
에르난데스를 때려주고 싶지 않는지 묻는 장난스러운 질문에 디아즈는 “주먹을 날려주고 싶지는 않다”라고 웃으며 “에르난데스를 상대로 홈런을 쳤으면 좋겠는데 아쉽다. 야구장 밖에서는 좋은 친구지만 야구장에서는 싸워야 하는 상대다. 다음에 또 만난다면 되갚아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에르난데스는 투구 템포가 워낙 빠르다. 직구 타이밍에 늦기 보다는 투구 템포에 늦는 느낌이다. 그 부분을 동료들에게 이야기했고 잘 준비해서 다음에 만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라고 리턴매치를 기대했다.
염경엽 감독은 지난 18일 인터뷰에서 “엘리(에르난데스)는 뭉침 증세가 있어서 내일도 신중하게 생각을 해야할 것 같다. 내일까지 쉴 확률이 조금 더 높다고 본다. 한 경기 한 경기 우리는 마지막이니까 가능하면 컨디션을 체크해서 괜찮으면 이길 수 있는 최대한의 카드를 준비할 생각이다. 잘 해결되면 5차전에 엘리가 나갈 수 있다. 어떻게든 이기는게 중요하다. 하루하루 살아가는 하루살이가 됐다”라며 에르난데스가 4차전 등판이 어려울 수도 있다고 밝혔다. 다만 LG는 여전히 1경기라도 패하면 시리즈 탈락을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정말 급한 상황에서는 에르난데스가 4차전에 등판할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내년 계약 솔직히 잘 모르겠다. 야구를 하는 이유는 팬들도 우리를 응원하고 팀에서도 도와주기 때문에 보답하기 위해서다”라고 말한 에르난데스는 최동원을 빚댄 ‘엘동원’이라는 별명에 대해 잘 모른다면서도 “정말 영광이다”라며 남은 가을야구에서도 좋은 활약을 다짐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