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의 간판스타 무키 베츠가 주자 없을 때 기록으로 연일 지적을 받고 있는 오타니 쇼헤이를 대신해 작심 발언을 했다.
오타니는 지난 1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플러싱 시티필드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뉴욕 메츠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7전 4선승제) 3차전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 1홈런 3타점 1볼넷 활약으로 팀의 8-0 완승에 기여했다.
홈런은 마지막 타석에서 나왔다. 4-0으로 앞선 8회초 1사 1, 2루 찬스였다. 타일러 메길의 초구 스트라이크를 지켜본 뒤 2구째 몸쪽 89마일(143km) 커터를 받아쳐 비거리 397피트(121m) 우월 3점홈런으로 연결했다. 지난 6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1차전 이후 11일, 35타석 만에 나온 포스트시즌 두 번째 홈런이었다.
오타니는 올해 포스트시즌 득점권에서 타율 8할3푼3리(6타수 5안타) 2홈런 8타점의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고 있다. 정규시즌 포함 최근 20차례의 득점권 기회로 범위를 넓히면 타율이 8할5푼(20타수 17안타)까지 상승한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오타니가 오늘 엄청난 홈런으로 메이저리그 득점권의 새 역사를 썼다”라고 조명했다.
그러나 이날도 무주자 상황에서 퍼포먼스는 기대 이하였다. 1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1루수 땅볼에 그쳤고, 5회초 역시 선두타자로 등장해 우익수 뜬공, 6회초 2사 주자 없는 가운데 헛스윙 삼진으로 맥없이 물러났다. 이번 가을 주자 없을 때 오타니의 성적은 22타수 무안타 3볼넷 11삼진으로 상당히 저조하다. 밥상을 차려야하는 리드오프에 자리하고 있기에 무주자 침묵이 더욱 아쉽게 느껴진다.
미국 매체 ‘클러치 포인트’는 “오타니와 1번타자는 어울리지 않는다. 팬들은 무키 베츠의 1번타자 기용을 바라고 있다”라며 “이론상으로 오타니는 주자가 있으면 강력한 무기로 변신하지만, 주자가 없을 시 출루하지 못한다. 그 결과 다저스는 2번타자 베츠가 타석에 들어서기 전 열세로 경기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라고 오타니의 1번타자 박탈론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오타니의 팀 동료이자 다저스 간판타자 베츠가 정면 반박했다. MLB.com에 따르면 베츠는 “오타니의 주자 없을 때 무안타가 왜 화제가 되는지 모르겠다”라고 운을 떼며 “오타니는 필드에서 늘 최고의 선수다. 주자 없을 때 못 치는 걸 대체 누가 신경 쓰는지 모르겠다”라고 작심 발언을 했다.
그러면서 “오타니가 타석에 설 때마다 뭔가 기대되는 건 당연한 일이다. 문제라면 그것이 문제다”라며 “오타니는 몇 번이고 그 기대에 부응했고, 그렇기에 또 기대를 하게 된다. 주자 없을 때 그는 인간이었을 뿐이다”라고 오타니를 향한 굳은 신뢰를 드러냈다.
사령탑 또한 오타니의 타순을 바꿀 생각은 전혀 없다.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이틀 전 “바로 라인업에 변화를 줄 생각은 없다”라고 선을 그으며 “참으로 재미있는 상황이다. 과거에는 오타니가 득점권에서 안타를 치지 못하는 게 문제였는데 지금은 어떻게든 주자가 오타니 앞에 출루해서 오타니가 안타를 치도록 해야 한다. 오타니를 3번 또는 4번으로 이동시키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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