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 축구 사랑하고 좋아하잖아요."
1953일 만에 대표팀 복귀전을 치른 이승우(26, 수원FC)가 팬들에게 따뜻한 응원을 부탁했다.
이승우는 16일 개인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이라크전 동료들과 찍은 사진을 게시하며 오랜만에 태극마크를 달고 뛴 소감을 전했다.
먼저 그는 "너무나도 과분한 사랑을 받은 하루였습니다. 저보다 더 좋아해 주시고 축하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어요"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이승우는 "짧았지만 행복했던 또 하나의 좋은 추억을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제는 조금 더 긍정적이고 밝은 내용의 축구 이야기를 다 같이 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모두 축구 사랑하고 좋아하잖아요"라며 대표팀을 둘러싼 잡음이나 비판보다는 긍정적인 응원에 초점을 맞춰달라고 이야기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5일 오후 8시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B조 4차전에서 이라크를 3-2로 격파했다. 이로써 3연승을 달린 한국은 승점 10(3승 1무)으로 조 1위 질주를 이어갔다.
홍명보호뿐만 아니라 이승우에게도 의미가 큰 경기였다. '코리안 메시'로 불렸던 이승우는 연령별 대표팀에서 꾸준히 활약하며 엘리트 코스를 밟았고,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컵 금메달 획득에 힘을 보탰다.
A매치 데뷔도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이승우는 2018년 5월 신태용 감독의 부름을 받아 A매치 무대에 데뷔하며 많은 기대를 모았고,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 23인에도 이름을 올렸다. 그는 스웨덴전과 멕시코전에서 교체 출전하며 월드컵 출전 경험도 쌓고 돌아왔다.
하지만 이승우는 이후로 대표팀에서 점차 멀어졌다. 그는 소속팀에서 출전에 애를 먹었고, 2019년 5월 이란전을 끝으로 태극마크도 달지 못했다. 그러자 이승우는 2022년 수원FC 유니폼을 입으며 K리그1 무대를 밟았고, 이후 특급 활약을 펼치며 대표팀 재승선 욕심을 드러냈다. 그는 올 시즌에도 리그 11골 5도움을 기록 중이다.
그럼에도 대표팀에는 발탁되지 못했던 이승우. 묵묵히 기다리고 있던 그에게도 기회가 왔다. 황희찬과 엄지성이 요르단전 부상으로 낙마하자 홍명보 감독이 이승우와 문선민을 대체 발탁한 것.
그리고 이승우는 출전에도 성공했다. 그는 이라크전에서 후반 42분 이재성을 대신해 교체 투입되며 약 5년 4개월 만에 A매치를 소화했다. 공격 포인트를 올리진 못했지만, 후반 추가시간을 포함해 약 9분간 피치를 누비며 '출전'이라는 소기의 목표를 이뤘다.
경기 후 이승우는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팀이 이겨서 좋고, 오랜만에 복귀해서도 좋다. 짧게 뛰었지만 뛴 것만으로도 만족하고 오늘 좋은 꿈 꿀 것 같다"라며 "오랜만이어서 빨리 뛰고 싶은 마음이었다"라고 웃었다.
이날 이승우가 투입을 준비하자 관중석에서는 큰 환호성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그는 "저도 놀랐다. 아직 사랑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꾸준히 대표팀에 올 수 있도록 발전하겠다"라며 "(이번 대표팀 합류를) 더 잘 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소속팀에 복귀해 더 열심히 하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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