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타 자주 쓸 일이 있을까요?".
2024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대비 훈련을 펼치고 있는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이 강력한 대타 라인의 가동횟수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KIA는 야수진 가운데 탄탄한 대타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2024 정규시즌 대타성공률이 3할4푼 압도적인 1위이다. 그만큼 벤치에 쓸만한 자원들이 많다.
1루수를 놓고 경쟁을 벌이는 서건창, 이우성, 변우혁이 모두 대타능력이 좋다. 두 명이 벤치에 시작하면 대타 카드로 활용이 가능하다. 서건창은 시즌 타율 3할1푼 대타 타율이 3할4푼4리에 이른다. 201안타를 기록한 타자답게 노련하고 정교한 타격으로 팀내 대타요원 가운데 가장 뛰어나다. 끝내기 안타를 두 번이나 터트리며 강한 클러치 능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우성은 대타로는 2할6푼6리에 그쳤지만 시즌 2할8푼8리의 타격을 펼쳤다. 시즌 중반까지 꾸준히 3할타를 유지했으나 허벅지 부상과 복귀 이후 주춤하며 타율을 많이 까먹었다. 이우성 대신 1루수로 나섰더 변우혁은 타격에서 한층 성장했다. 시즌 3할4리에 대타 타율 2할9푼8리, 좌투수를 상대로 3할7푼이나 된다.
외야 백업요원 박정우도 타석수가 많지 않지만 3할8리(65타수 20안타)의 타율을 기록했다. 대수비와 대주자로 많이 나선다. 그런데도 대타로는 4할2푼1리의 고타율을 자랑하고 있다. 이제는 베테랑이 된 이창진도 시즌 타율 2할6푼2리, 대타 2할1리에 그쳤지만 출루율이 4할(.401)이 넘는다. 볼넷을 골라내는 선구안이 뛰어나다.
포수 라인업에 한준수도 확실한 대타 카드로 평가받고 있다. 큰 경기라는 점에서 김태군이 선발마스크를 쓸 가능성이 높다. 이 감독은 김태군 타석에서 찬스가 생길 경우 한준수를 대타로 기용하겠다는 플랜을 생각하고 있다. 시즌 타율도 3할7리(287타수 88안타) 7홈런 41타점 OPS(장타율+출루율) .807를 자랑하고 있다. 지난 14일 롯데와 연습경기에서 중월 스리런포를 가동하는 등 장타도 심심치 않게 나온다.
다만, 시리즈에서 대타 횟수는 많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팀 타율 3할1리의 압도적 타격을 자랑하는 만큼 주전들이 모두 일당백이 타격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박찬호, 소크라테스 브리토, 김도영, 나성범, 김선빈 등이 3할 타율을 넘겼고 나머지도 2할대 후반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최원준도 2할9푼2리로 살짝 미치지 못했다.
만일 변우혁과 한준수를 선발라인업에 기용하면 3할타자가 7명이나 된다. 이감독은 그래서 타선에 큰 기대를 걸고 있고 선수들이 1차전부터 실전감각을 드러내기를 바라고 있다. "대타 가용인원이 충분하다. 컨디션에 따라 또 투수에게 강한지 체크하며 쓸수 있다. 그런데 대타를 쓸 자리가 없다. 김태군의 포수 자리 정도일 것이다"며 웃었다. 그만큼 두터운 선수층을 구성했고 12번째 우승에 도전하는 힘이 됐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