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는 부담스러울 것이다".
KIA 타이거즈 내야수 김선빈(34)은 한국시리즈에서 중요한 타순을 맡고 있다. 이범호 감독은 상대팀과 선발투수를 고려하겠지만 6번타자로 기용할 생각이다. 정규시즌에서도 6번타자로 가장 많은 타석을 소화했다. 박찬호와 소크라테스의 테이블세터진, 김도영 최형우 나성범의 중심타선 뒤에 나섰다.
올해 타격지표가 훌륭하다. 타율 3할2푼9리를 기록하며 8위에 올랐다. 9홈런 57타점 48득점, 득점권 타율 3할5푼, OPS(장타율+출루율) .827를 기록했다. 타격왕을 차지했던 2017년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이다. 특히 홈런수가 많아지면서 장타율도 크게 개선됐다.
3할대를 유지하다 7월 2할3푼3리로 폭망했다. 8월은 3할9푼3리로 고공비행을 하더니 9월은 5할로 시즌을 마감했다. 방망이만 대면 안타가 우수수 쏟아졌다. 시즌을 마감한 것이 아쉬울 정도로 뜨거웠다. 이범호 감독은 견실한 시즌을 보낸 비결을 훈련 노터치로 꼽았다.
"선빈이가 체력이 조금 약하다. 풀로 다 뛰지 못한다. 조금 관리해주면 실력을 배로 올릴 수 있다. 매일 훈련시키면 3할 언저리에서 논다. 훈련 안하고 경기에만 집중하면 올해처럼 3할2~3푼에서 놀 수 있다. 훈련에 한번도 터치하지 않았다. 풀시즌을 뛰면서 경기에만 집중하면 최상의 컨디션을 잘 만든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7년 한국시리즈 경험이 있다. 5경기 모두 출전해 3할5푼6리 1타점 3득점을 올렸다. 두 번째 한국시리즈에서도 활약을 기대받고 있다. 정교한 타격으로 코스를 가리지 않고 안타를 만들어냈다. 커트도 능해 좀처럼 삼진을 당하지 않는다. 홈런도 터트릴 수 있다. 팀배팅 등 작전수행 능력도 갖춘 알토란 같은 타자이다.
더욱이 김도영 최형우 나성범의 클린업트리오는 강력한 장타력을 갖추고 있다. 상대가 어렵게 승부를 한다면 김선빈 앞에 주자가 많이 깔릴 가능성이 높다. 찬스를 하위 타선에 이어줄 수도 있지만 득점타를 터트릴 수도 있다. 경기의 향방을 결정짓는 무서운 6번타자 후보이다.
이 감독은 "중심타선 뒤에 선빈이가 있으면 상대에게는 압박이 된다. 형우와 성범과 쉽게 쉽게 안하고 볼넷을 주면 정확한 타자가 뒤에 있다고 생각하면 부담스러울 것이다. 그러면 흐름을 바꿀 수 있는 타선이다. 컨디션 좋게 쳐준다면 타선을 괜찮아질 것이다"며 기대를 표시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