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2’ 신승환 “된장, 간장, 그리고 정의부장…’감칠맛’ 배우 될래요” (종합)[인터뷰]
OSEN 유수연 기자
발행 2024.10.14 17: 27

 배우 신승환이 ‘베테랑2’에 대한 이야기와 작품 밖 이야기를 전했다.
최근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 위치한 OSEN 사무실에서는 영화 ‘베테랑2’ 배우 신승환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베테랑2’(감독 류승완, 각본 이원재·류승완, 제공배급 CJ ENM, 제작 ㈜외유내강)는 나쁜 놈은 끝까지 잡는 베테랑 서도철 형사(황정민)의 강력범죄수사대에 막내 형사 박선우(정해인)가 합류하면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연쇄살인범을 쫓는 액션 범죄수사극이다. 2015년 선보인 천만 ‘베테랑’의 속편으로 9년 만에 돌아왔다.

신승환 인터뷰 2024.10.08 / soul1014@osen.co.kr

특히나 ‘베테랑2’는 9월 13일 개봉 이후 10월 1일, '조커: 폴리 아 되' 개봉 당시 단 하루 1위 자리를 내준 이래 꾸준히 박스오피스 1위를 유지, 지난 10일 전체 영화 박스오피스 1위를 재탈환하며 누적 715만 명을 넘어 장기 흥행 중이다.
관객의 사랑에 보답하며 주역 배우들과 함께 무대인사를 통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신승환. 그는 근황에 관해 “기분이 너무 좋다. 무대인사를 한 게 2~300번 가까이 되는 것 같다. 4주 차 정도 했고, 제가 한번 빼고는 다 갔다”라며 “현장 분위기가 너무 좋기도 하고, 종영 후 무대인사에 들어갈 때 제가 마이크를 들고 들어가는데. 가끔 함성이 터질 때가 있다. 배우로서 기분도 좋고, 진행자로서도 좋고. 영화를 재미있게 봤다는 것 때문에 전율이 온다. 가까이에서 응원과 함성을 들을 수 있어서 감사하다”라며 팬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신승환 인터뷰 2024.10.08 / soul1014@osen.co.kr
또한 “배우, 매니저, 영화사 분들과 무대인사로 향하는 이동 버스 안에서 분위기도 너무 좋다. 매니저들도 있고, 수학여행 가는 거 같더라. 다들 웃고 있다. 지방 쪽으로 무대인사를 가면 맛있는 것도 챙겨주시고, 소화제도 먹고. 무대 가서 에너지를 뿜어내고. 진짜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라고 웃었다.
신승환은 앞선 1편에서는 명성일보 기자로, 2편에서는 채널 ‘정의부장TV’의 렉카 유튜버로 활동하게 된 ‘박승환’역을 맡아 활약을 펼쳤다. 1편의 주역배우들과 함께 9년 만에 2편으로 돌아오게 된 그는 류승완 감독과의 호흡을 전했다. 신승환은 “감독님은 콘티를 아주 디테일하게 그리시고, 콘티대로 촬영하시는 스타일”이라며 “사실 제가 대본을 보면, 저만의 대본 보는 방식이 있다. 웬만하면 어떤 캐릭터를 받으면, 미팅 전까지 ‘감독님보다는 내가 내 캐릭터를 더 잘 알 것이다’라는 정도로 캐릭터를 준비해 간다. 근데 감독님을 만났는데, 제가 못 이기겠더라. 디테일을 제가 못 이길 정도였다”라고 떠올렸다.
이어 “정의부장은 극 내내 정치적인 이야기를 하고, 어떤 소명을 주장하는데, 후반부 15분에서는 개그 캐릭터의 느낌이 있다. 이게 조금 이상하게 느껴졌다. 그러다가 방송하면서 앞쪽에 PPL 받은 상품을 깔아 놓으면 저렴해 보이고 좋을 것 같더라. 또 나중에 후반부에 제가 묶이게 되는데, 사실 저지른 악행을 보면 죽어야 하는 캐릭터가 아닌가. 다만 1편에 보여줬던 까불까불하고, 조금은 찌질한 느낌을 넣으면 후반부의 흐름을 이질감 없이 이해해 주시지 않을까 싶더라. 그래서 (황)정민이 형을 만날 때 저도 모르게 ‘확’ 움츠러들거나, 묶여있을 때 정민이 형이 맞으면 저도 함께 ‘움찔’하는 연기를 했는데, 감독님과 정민이 형이 ‘야! 찌질해 보여서 너무 좋다’면서 장면을 살려주셨다. (그만큼) 제가 보이는 호흡이라든지, 추임새 같은 게 감독님이 디테일 하게 준비한 것보다 도움이 된다고 보시면 좋다고 해주시는 분이다. 그 점 때문에 현장 가는 게 너무 재미있었다. 배우로서 성장한 거 같아 좋았다”라고 설명했다.
신승환 인터뷰 2024.10.08 / soul1014@osen.co.kr
힘들었던 액션 현장도 떠올렸다. 이른바 ‘정형 액션 장면’으로 화제를 모았던 ‘남산 계단 장면’촬영 비하인드에 대해 “그게 완전 스펀지는 아니고, 실제 계단에 쿠션 같은 것으로 가드를 대 놓은 상태였다. 그러니까, 아프긴 하다”라며 “저는 워낙 허약체질이고 아픔도 많이 느끼는데, (정)해인이도 정민이 형은 더 아픈 촬영을 했는데. 누가 봐도 아픈데 안 아프다 하더라. 엔딩에 있는 터널 장면에서도, 저는 묶여있다. 팔다리 포박이라 아프긴 했지만, 아픈 티를 낼 수가 없는 게, 두 배우는 유리밭에 구르고, 부딪혔다. 대부분 대역을 쓰지 않은 상태로 촬영했었다. 다행히 터널 장면은 봄이었지만, 남산은 겨울에 찍은 거라, 정말 장난 아녔다. 심지어는 촬영하면서 두 번씩이나 눈이 왔었다. 굉장히 중요한 장면이라 엑스트라를 수백 명을 불러서 스케줄 빼기까지 했는데, 눈을 쓸고 치우고, 스태프들이 무척 고생했다”라고 설명했다.
3편 출연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도 전했다. 신승환은 “제가 운이 좋았다고 생각하는 게, 정의부장이라는 캐릭터가 굉장히 중요한 역할이었다. 딕션도 좋아야 하고, 찌질함도 있어야 하고, 리더십도 있어야 했다. 게다가 1편의 세계관에서 제가 유일하게 연결된 것 같더라. 박 기자에서 유튜버로 전향하고, 서도철과 관계도 있어서 이렇게 이야기를 그려낼 수 있었다”라며 “1편과 2편의 세계관이 연결되어 운 좋게 죽지 않았으니, 3편에서는 (박승환이) 그 어떤 직업으로 돌아와도 억지는 아닐 것 같다. 유튜브로 후원을 많이 쌓았으니, 정치인도 될 수 있고, 종교인이 될 수도 있겠다. 아니면 MC가 될 수도 있고, 작은 방송국을 차렸을 수도 있겠다. 실제로도 그런 경우가 있지 않나”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2001년 ‘피아노’로 데뷔, 이후 드라마 '자이언트', '대물', '낭만닥터 김사부', '빈센조', 영화 '공모자들', '베테랑', '군함도' 등 굵직한 작품에 출연하며 존재감을 발휘했다. 데뷔 연차로만 23년이 된 ‘베테랑 배우’ 신승환은 그간 꾸준히 작품을 선보이며 ‘열일 행보’를 보여왔다. 그의 동력에 관해 묻자, “정말 다른 거 없고, 제가 절 봤을 때는 빠르고 영리한 스타일은 아닌 거 같다. 그냥 열심히, 꾸준히 열심히 하는 거 같다”라고 운을 뗐다.
신승환 인터뷰 2024.10.08 / soul1014@osen.co.kr
이어 “그런 것 안에는 사람이 있다. 한번 연결된 분들과 꾸준히 가면서 관계를 형성하고, 가족을 형성하고. 이런 것들이 제게는 제일 중요하다. 제 딸들이 저한테 ‘아빠는 뿌리 같은 친구들이 많은 거 같아’라고 했었는데, 그 표현에 제가 깜짝 놀란 적이 있다. 힘든 일을 겪을 때마다 단단한 사람들의 힘으로 견뎠다. 지금도 제가 혼자 회사를 한다고 하지만, 저는 주변에 있는, 다양한 굴지의 엔터 울타리에서 도움으로 온 거다. 너무너무 감사하다. 저는 정말 사람의 힘이다. 그들의 감사함과, 사랑에 조금 보답하려 하다 보니까. 열심히 하는 것도 생기는 거 같다”라며 진심을 전했다.
과거 인터뷰를 통해 배우로서의 목표로 “비빔밥 안에 있는 참기름, 고추장 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던 신승환. 이와 관련해 ‘지금은 어떤 배우가 되었다고 생각하나’라고 묻자, 그는 “최근에 무대인사를 갔는데, 한 관객분이 ‘장 트리플, 한국의 3 대장. 된장, 간장, 고추장 말고 정의부장’이라는 피켓을 들고 있더라. 제가 고추장을 이길 수는 없으니 4 대장으로 가겠다고 했는데, 너무 감동이었다”라고 웃으며 “지금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잘 버무려지고, 안 보이는 곳에 있지만 빠지면 아쉽고, 있으면 감칠맛 나는 배우가 되고 싶다. ‘저 친구 열심히 하는 친구지’, ‘맡기면 열심히 해낼 거야’라는 생각이 들도록, 믿고 맡길 수 있는, 열심히 하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라며 소신을 전했다.
향후 신승환을 빠르게 만날 수 있는 작품에 대해서도 들을 수 있었다. 신승환은 배우 엄기준, 성동일, 장혁과 함께 JTBC 새 예능 프로그램 ‘죽기 전에 프리토킹’ 출연은 물론, 영국 인기 드라마 ‘갱스 오브 런던’ 시즌3 출연도 앞두고 있다. 이에 신승환은 “김홍선 감독님이 영화 ‘공모자들’을 찍기 전에, 드라마 ‘대물’에서 조감독을 맡으셨었다. 그때 현장에서 뵙는데, 정말 멋지고 인상적이더라. 당시 감독님께서 ‘제가 영화를 쓰고 있는데, 승환 씨랑 꼭 한번 하고 싶습니다’라고 하시길래, 그러자고 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전화가 와서 만나서 ‘공모자들’을 함께 하게 됐고, ‘늑대사냥’에도 특별 출연을 했었다. 그게 토론토에서 화제가 되어서 할리우드로 진출하게 되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승환 인터뷰 2024.10.08 / soul1014@osen.co.kr
이어 “그렇게 감독님이 ‘갱스 오브 런던’ 시즌3 촬영을 맡게 되신 건데, 어느 날 저한테 국제전화를 거시더라. ‘드라마를 하게 됐는데, 잠깐 나오는 역할이 있어. 믿고 맡길 사람이 없는데, 영국으로 와줄래?’라고 하시더라. 때마침 제가 영어 공부 중이었어, 대본을 받고, 재작년쯤에 촬영하고 왔다. 1편에 나오는데, 제가 문제를 일으키고 사라진다”라고 귀띔하며 “그래도 제가 맡은 모든 역 중에 제일 나쁜 역할은 ‘정의부장’이었던 거 같다. 마약도 팔아보고, 장기 밀매도 해봤고, 연쇄살인마도 맡아봤는데, 제 기준에 가장 최악의 악역은 정의부장”이라고 덧붙였다.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원래는 제가 정말 하루살이였다. 근데 가족이 생기면서 와이프의 영향도 있는 것 같고, 동기부여 영상도 보다 보니까, 목표가 명확하면 이룰 확률도 높아지는 것 같더라. 그래서 애들한테도 그런 걸 가르쳐 주고 싶어서 노력 중”이라며 “우리 집에는 ‘달 계획표’가 있다. 가족 구성원 각자가 달마다 목표를 적고 있는데, 저의 목표는 아주 명확하다. 무대인사를 시작하면서 9월에는 400만이 목표였고, 10월은 800만이라고 적었다가 900만으로 수정했다. 현재는 무대인사에 매진하고 있다. 그게 생각보다 에너지가 소모되더라. 다른 목표와 같이 해서 이도 저도 안될 바에야, 끝날 때까지 최선을 다해 관객분들과 시간을 보내려 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끝으로 “제 딸들도 유튜브를 좋아하고, 많이 본다. 아마 아이들이 모두 그럴 텐데, 아이들도 ‘베테랑2’를 보면 좋을 것 같다. 겸사겸사 정해인 씨도 보고, 정민이 형도 볼 수 있고, 되게 좋은 영화”라고 웃으며 “그냥 ‘좋은 오락영화’도 좋긴 하다. 다만 ‘베테랑2’는 정의는 단순히 복수와 죽음을 말하는 게 아니고, 정의에 대한 생각을 곰곰이 하게 될 수 있는 영화다. 이 밖에도 학교 폭력, 미디어에 대해 생각할 수 있게 할 것”이라며 “또한 ‘베테랑2’는 극장에서 보셔야 하는 영화다. 감독님이 16:9로 비율을 맞게 찍어 놓았고, 사운드도 극장을 위해 만들어 냈기 때문에, 극장에서 꼭 보셔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재미있고, 돈이 아깝지 않은 영화다. 그러니 꼭 극장에서 관람하시고, TV로, VOD로 나오면 또 그때도 시청해 주시면 좋겠다”라며 관람을 당부했다.
한편 ‘베테랑2’는 전국 극장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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