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륜개장 30주년 기념 일간스포츠배 대상 경륜의 주인공은 ‘경륜 황제’ 정종진이었다.
정종진은 지난 13일 광명스피돔에서 펼쳐진 결승 경주에서 치열한 다툼 끝에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지난해에 이어 일간스포츠배 대상 경륜 2연패를 차지했다.
정종진은 같은 김포팀 공태민과 인치환을 앞세우며 협공하며 자리 잡기에 성공했고, 결국 마지막 바퀴 3, 4코너 지점에서 젖히기에 나서 임채빈을 후미에 묶어두며 당당히 우승을 차지했다.
정종진은 우승 상금 1,400만 원, 2위를 차지한 임채빈과 3위 전원규는 각각 1,100만 원과 1,000만 원의 상금을 차지했다.
역시 이날의 관전 요소는 ‘황제의 귀환’을 노리는 정종진과 ‘1인 천하’ 독주체제 굳히기에 나선 임채빈 중 누가 먼저 결승선을 통과할 것인가에 있었다.
임채빈은 바로 전날인 12일 준결승전에서 양승원에게 허를 찔리며 29연승 제동이 걸렸지만, 올해 승률 96%, 연대율 100%를 기록하며 단 한 번도 우승 후보밖에 밀려난 적이 없는 절대 강자다. 반면 정종진은 승률 86%, 연대율 98%로 엄청난 실력이지만 임채빈에게는 뒤처진 모습이었다.
그도 그럴것이 올해 대상 및 특별경륜 결승전에서 6차례 만났던 두 선수는 막판까지 접전을 펼치며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명승부를 펼쳤다. 하지만 결국 우승은 5차례나 임채빈이 차지했고, 명실공히 경륜 최강자는 임채빈이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는 정종진의 완벽한 승리였다. 팽팽한 긴장감 속에 먼저 선공에 나선 공태민과 인치환의 강공 승부가 이어졌고, 정종진이 결승선을 반 바퀴 남긴 지점부터 추격을 시작해 3, 4코너 지점에서 선두 탈환에 성공했다. 이후 결승선까지 거침없이 내달린 정종진은 임채빈의 추격을 완벽하게 따돌리며 화려하게 ‘경륜 황제’의 부활을 알렸다.
이번 대회의 또 다른 볼거리는 임채빈과 정종진의 뒤를 이어 누가 3위를 차지할 수 있을지였다.
경기 직전 인기 순위 3위는 전원규였다. 임채빈, 정종진과의 대결에서 3위를 많이 했고, 지난 3월에는 임채빈의 75연승을 제동한 기록도 있어 고객들의 인기를 끌었다. 이어 4위는 ‘임채빈 저격수’ 양승원, 5위는 류재열이었다.
역시 예상대로 전원규가 지난 7월 말 발생한 부상에서 완벽하게 회복한 모습을 보이며 3위를 차지했다.
한편, 선발급은 김일규가 젖히기 승부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고, 하수용, 장인석이 뒤를 이었다. 우수급에서는 쟁쟁한 선수들을 상대로 엄정일이 추입을 선보이며 신인 이정석, 왕년의 그랑프리 우승자 이명현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 정종진, 이제는 그랑프리 사냥에 나서
정종진과 임채빈이 두 선수의 재격돌은 두 달 뒤인 그랑프리에서 다시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정종진이 그랑프리에서 또다시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지, 아니면 임채빈의 그랑프리 2연패를 차지할 수 있을지 벌써 경륜팬들의 이목은 그랑프리에 가 있다.
만약 정종진이 그랑프리까지 우승을 차지한다면, 앞으로 임채빈의 완벽한 맞수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예상지 경륜위너스 박정우 부장은 “그랑프리 전초전인 이번 대회에서 임채빈은 준결승에서 양승원에게 밀려 2위를 했고, 결국 결승전에서도 준우승에 그치며 심적 부담이 생겼을 것이다”며, “정종진은 이번 우승을 통해 본인의 건재함을 보였기에, 임채빈과 정종진의 대결이 펼쳐질 연말 그랑프리는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고 기대감을 전했다. /100c@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