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걸 아니까".
한국시리즈에 선착한 KIA 타이거즈는 14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롯데 자이언츠와 연습경기를 갖는다. 한국시리즈 대비 연습경기를 프로 1군팀과 하기는 어렵다. 전례를 찾기 쉽지 않다. 그런데도 7위로 시즌을 마친 롯데는 마무리캠프 진행중에 요청을 수용했다.
김태형 감독이 직접 선수단을 이끌고 하루전인 13일 광주로 이동했다. 김 감독의 성의는 선발라인업에도 보였다. 황성빈(좌익수) 윤동희(중견수) 손호영(3루수) 나승엽(1루수) 이정훈(지명타자) 정대선(유격수) 신윤후(우익수) 이호준(2루수) 정보근(포수)로 선발라인업을 내놓았다. 선발투수는 영건 이민석이다.
1번타자부터 4번타자까지는 올해 롯데 타선을 이끌었던 주전이다. 다른 유망주를 기용할 수도 있었지만 사량탑의 생각은 달랐다. 김태형 감독은 "4명도 안내려고 했다. 그러면 너무 멤버가 없을 같아서 냈다. 이틀 연습하고 경기 나선다. 비가 잡혀있어 하는데까지 해보다가 상황봐야겠다. 초반 넣다가 상황보고 뺄 수도 있다"며 웃었다.
연습경기를 허락한 이유도 설명했다.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둘이(이범호 감독과 심재학 단장) 찾아와서 앉아서 부탁하는데 안된다고 할 수도 없었다. 나도 많이 해봤지만 시리즈 대비 연습경기를 하기가 쉽지 않다. 그걸 내가 아니까. 두산 때는 미야자키 교육리그까지 갔었다"고 말했다.
이어 "팀들에게 이야기 꺼내기 쉽지 않다. (요청을 받은) 팀도 오케이하기도 애매할 것이다. 내가 직접 오케이 했는데 내가 와야지 누굴 대신 보낼 수는 없다. 오늘 연습경기는 어린 선수들은 좋아할 것이다. 많은 비가 쏟아지지 않는 한 경기를 할 것이다. 경기 운영에 관해서는 기아쪽에 우선권을 주었다"며 설명했다.
7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3번의 우승을 차지한 명장의 배포였다. 앞으로도 비슷한 선례가 이어질 수도 있다. 이범호 감독은 "연습경기에 응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감독님도 내년에는 (가을야구에)올라가실 것이다"며 고마움과 함게 덕담도 건넸다. 이어 김감독이 야구장에 도착했다는 소식에 인사를 위해 달려갔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