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가을 징크스’다.
프로야구 LG 트윈스 투수 최원태가 또다시 포스트시즌에서 조기 강판됐다. 최원태는 1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1차전 삼성과 경기에 선발 등판해 3이닝 8피안타(2피홈런) 3탈삼진 5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1회 1사 후 윤정빈에게 우선상 2루타, 구자욱에게 2루수 내야안타를 맞아 1,3루 위기에 몰렸다. 디아즈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허용했다. 2회는 안타 하나를 맞았지만 실점없이 넘겼다.
3회 김지찬, 윤정빈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무사 1,3루 위기, 구자욱 상대로 던진 138km 커터가 한가운데로 몰리면서 3점 홈런을 얻어 맞았다. 스코어는 0-4로 끌려갔다.
1-4로 뒤진 4회 선두타자 김영웅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결국 LG 벤치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최원태를 교체했다. 이후 LG는 4-7까지 추격했으나 불펜이 추가 실점하며 4-10으로 패배했다.
최원태는 지난해 7월 트레이드로 키움에서 LG로 이적했다. LG는 우승청부사를 기대하며 유망주 이주형, 투수 김동규, 2024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까지 내주며 최원태를 트레이드 했다. 그러나 지난해와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최원태는 거듭해서 실망스런 투구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2차전, 최원태는 선발 등판해 1회 1아웃만 잡고 초고속 강판됐다. ⅓이닝 4실점을 기록했다. 한국시리즈 4차전, 15-3으로 크게 앞선 9회말 최원태가 구위 점검 차원에 등판했는데, 연속 볼넷을 허용하며 무사 1,2루가 됐고 땅볼과 희생플라이로 1실점을 기록했다. LG가 4승1패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기에 최원태의 부진은 덮혀졌다
올해 준플레이오프 3차전, 최원태는 3차전 선발로 등판해 2⅔이닝 3실점(2자책)으로 또 조기 강판됐다.
아이러니하게도 최원태가 선발로 나섰다가 조기 강판된 지난해 한국시리즈 2차전과 준플레이오프 3차전은 LG가 승리했다. 최원태의 부진에도 불펜투수들과 타자들이 힘을 냈기 때문이다.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는 불펜투수 7명이 8⅔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8회 박동원의 역전 투런 홈런으로 5-4로 승리했다.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는 손주영의 5⅓이닝 무실점 역투와 타선이 터지면서 6-5로 승리했다.
13일 삼성과 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두고, 염경엽 LG 감독은 “최원태가 정규시즌 굴곡이 있는 선수였는데 삼성을 상대로는 굴곡이 없었다. 오늘 원태가 긁히는 날이 됐으면 좋겠고, 그 확률도 높다고 본다”며 기대했다.
그러나 올해 삼성전 2경기 1승 평균자책점 0.84(10⅔이닝 1자책점)로 좋았던 최원태는 장타를 허용하며 3이닝을 넘기지 못했다. 실투가 많았다. 이전에 두 차례 최원태 조기 강판에도 역전승의 좋은 징크스와 달리, 삼성 상대로 불펜 필승조를 길게 투입하지도 못하는 상황이라 역전하지 못하고 패배했다.
최원태는 LG 유니폼을 입고 포스트시즌 4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점 15.43(7이닝 12자책점)이다. 염경엽 감독은 “5차전까지 간다면 최원태가 선발로 나간다”고 했다. 1패를 당한 LG가 시리즈 성적을 뒤집어야 최원태의 다음 기회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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