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플레이오프 1차전.
삼성은 7-4로 앞선 7회초 수비 때 2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타석에는 타점 1위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 3루 불펜에서 대기하던 김윤수는 김태훈에게 멱살 잡혀(?) 끌려 나왔다. 좌완 이승현 대신 마운드에 오른 김윤수는 직구, 커브, 직구 공 3개로 루킹 삼진을 잡아냈다. 3구째 직구는 155km까지 나왔다. 김윤수는 포효했고 오스틴은 아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8회 선두 타자 김현수에게 몸에 맞는 공을 내준 김윤수는 임창민과 교체됐다. 오스틴을 상대로 3구 삼진을 잡아낸 건 이날 경기 최고의 장면이었다. 삼성은 LG를 10-4로 꺾고 1차전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김윤수는 “별생각 없이 올라갔는데 2사 1,2루 상황에서 어떻게든 막아야겠다는 생각으로 던졌다”고 말했다. 볼카운트 0B-2S에서 3구째 직구로 삼진을 잡아낸 그는 “저도 직구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강)민호 형의 직구 사인이 나와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삼진을 잡아낸 뒤 포효했던 김윤수는 “1차전을 이기는 게 중요한데 위기 상황을 막고 나서 기뻤다”고 했다. 또 “삼진을 잡고 나서 ‘내 공이 진짜 좋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감을 가지고 계속 이렇게 던지면 승리를 이어갈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팀을 구했지만 아쉬움이 없는 건 아니었다. 8회 선두 타자 김현수를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낸 게 너무나 아쉽다고 했다. “8회 실수를 한 거 같다. 그렇게 했으면 안 되는데 좀 더 집중해야 할 것 같다”는 게 김윤수의 말이다. 그래서일까. 김윤수는 이날 등판을 “100점 만점에 80점”이라고 했다.
상무에서 병역 의무를 마치고 팀에 복귀한 김윤수는 제구력 향상에 초점을 맞춰 준비해왔다. 지난 9일 자체 평가전에서 최고 156km의 빠른 공을 뿌리며 삼자범퇴 이닝을 완성했다. 그는 “직구 제구를 잡는데 중점을 두고 열심히 노력했는데 어느 순간 확 올라왔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가을 무대에 선 그는 “확실히 평소보다 더 긴장되고 1회부터 계속 집중하니까 더 긴장되는 것 같다. 그렇다고 너무 긴장하면 몸이 경직될 수 있으니 평소처럼 하려고 하고 계속 그렇게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박진만 감독은 7회 2사 1,2루 위기 상황에서 김윤수를 투입한 이유에 대해 “경기 전 투수 파트와 의논했는데 현재 불펜 투수 가운데 김윤수의 구위가 가장 좋다. 볼넷이 걱정이었다. 1루가 비어 있거나 위기 상황에서 삼진이 필요할 경우 김윤수를 쓸 생각이었는데 우리 계획대로 이뤄졌다”고 환히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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