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대회 MVP' 오누아쿠 "동료들 덕에 받은 상...김종규는 한국 최고의 빅맨"[제천톡톡]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4.10.13 18: 00

치나누 오누아쿠(28, 원주 DB)가 대회 최우수선수(MVP)의 영광을 동료들에게 돌렸다.
원주 DB는 13일 오후 2시 충북 제천체육관에서 열린 2024 DB손해보험 KBL 컵대회 in 제천 결승전에서 수원 KT를 77-67로 제압하고 챔피언이 됐다.
이로써 DB는 처음으로 컵대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3년 전 준우승의 아쉬움을 씻어냈다. KT는 2022년 이후 컵대회 두 번째 우승을 노렸지만, DB에 막히며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동시에 DB는 컵대회 최초로 조별리그에서 패배하고도 우승한 팀이 됐다. DB는 조별리그에서 서울 SK와 두 차례 맞붙어 1차전 107-81 승리, 2차전 75-84 패배를 기록하며 1승 1패로 4강 토너먼트에 올랐다.
DB는 4강에서 울산 현대모비스를 81-75로 격파하며 결승 무대를 밟았다. 선수들이 고른 활약을 펼치며 홀로 28점을 몰아친 숀 롱의 현대모비스를 돌려세웠다. 그리고 DB는 결승에서도 대구 한국가스공사를 누르고 올라온 KT를 잡아내며 왕좌에 앉았다.
승리의 1등 공신은 오누아쿠였다. 그는 33분 43초를 소화하면서 골밑을 지배했고, 26점 17리바운드 5어시스트 3블록슛으로 펄펄 날았다. 김종규(13점 10리바운드)와 이선 알바노(14점 10어시스트), 이관희(19점)의 활약도 빛났지만, 골밑을 지배한 오누아쿠의 존재감이 가장 돋보였다.
그 결과 오누아쿠는 기자단 투표에서 총 65표 중 34표를 받으며 MVP에 등극했다. 알바노가 23표를 받으며 2위를 기록했다. 강상재 없이도 김종규와 트윈 타워를 구축하며 정규시즌을 더욱 기대케 한 오누아쿠다. 그는 "동료 선수들과 함께 이뤄낸 성과다. MVP를 받아서 당연히 너무 기분이 좋다"라며 미소 지었다. 
오누아쿠는 MVP 상금을 어떻게 쓸 계획이냐는 물음에 "잘 모르겠다. 아마 여자친구 선물을 사주지 않을까"라고 답했다. 또한 그는 "팀원 모두가 자기 역할을 했기 때문에 내가 받을 수 있었다. 그중에서 내가 좀 더 나아보일 수 있어서 받은 것뿐이다. 이건 팀 전체의 노력이다"라고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이선 알바노와 좋은 호흡을 자랑하고 있는 오누아쿠다. 그는 "둘 다 영어를 사용해서 소통이 너무 편하다는 게 장점이다. 또 훈련 때 서로 얘기를 많이 주고받으면서 보완해야 할 점을 소통한다. 만들어 나가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다시 뭉치게 된 김종규와도 손발이 잘 맞고 있다. 오누아쿠는 "예전에 함께했을 때와 지금 차이점을 말하기보다는 김종규가 워낙 한국 최고의 빅맨이다. 내가 평가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다. 김종규에게는 주로 수비할 때 안 되는 부분이나 리바운드, 공격 상황에서 자신감 있게 던지라는 부분을 조언한다"라고 밝혔다.
5년 전 한국에 처음 왔을 때 DB와 지금 DB는 어떻게 다를까. 오누아쿠는 "선수층이 두터워졌다. 포지션별로 모두 좋은 선수들이 포진해 있다"라고 전했다.
지난 시즌엔 DB를 적으로 상대했던 오누아쿠다. 그는 "당시엔 DB의 약점을 찾아볼 수 없었다. MVP를 받은 알바노나 디드릭 로슨을 중심으로 김종규, 강상재, 백업으로 있는 박인웅까지 도저히 약점이 없는 강팀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KBL은 파울에 대한 기준이 관대해졌다. 오누아쿠는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예전엔 불었던 반칙이 이제는 안 불린다. 피지컬적으로 더 강하게 플레이해야 하는 게 마음에 든다. 플라핑도 적어지고 있다"라고 변화를 반겼다.
정규리그에서 가장 경계되는 팀은 어디일까. 오누아쿠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우리도 부상 선수가 많은 상황에서 컵대회를 치렀다. 다른 팀들도 비슷한 사정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아직은 뭐라고 말하기 어렵다"라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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