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욱은 13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1차전 LG 트윈스와의 경기에 3번 좌익수로 선발 출장해 3타수 2안타(1홈런) 1볼넷 3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면서 팀의 8-4 승리를 이끌었다. 3년 만의 포스트시즌에서 승리했고 라이온파크에서 포스트시즌 첫 승까지 수확했다.
구자욱은 올해 129경기 타율 3할4푼3리(493타수 169안타) 33홈런 115타점 OPS 1.044의 성적을 기록했다. 개인 첫 30홈런 100타점 시즌으로 커리어 하이였다. 특히 9월 이후 치른 16경기에서 타율 5할(58타수 29안타) 9홈런 24타점 OPS 1.576의 ‘엽기적인’ 성적을 기록했다. 월간 MVP 투표에서 기자단 투표 30표 중 29표를 얻었고, 팬투표에서도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월간 MVP를 따냈다.
이런 기세를 2021년 이후 3년 만에 치르는 포스트시즌에서도 이어갔다. 구자욱은 1회 1사 후 윤정빈의 2루타로 만든 1사 2루 기회에서 첫 타석에 들어섰고 2루수 방면 내야안타로 1사 1,3루의 기회를 이어갔다. 이후 디아즈의 희생플라이로 삼성의 선취점이 만들어졌다.
구자욱의 진가는 3회 클러치 상황에서 발휘됐다. 김지찬의 우전안타와 윤성빈의 우전안타로 무사 1,3루 기회가 만들어졌다. 구자욱의 두 번째 타석. 구자욱은 LG 선발 최원태와 1볼 1스트라이크 승부에서 3구째 138km 커터를 받아쳐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스리런 홈런을 쏘아 올렸다. 4-0으로 달아나면서 분위기를 완전히 압도하는 한 방이었다.
구자욱의 달아나는 3점포가 만든 흐름은 남다르게 다가왔다.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었고 또 2021년 이후 3년 만에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리는 가을야구 분위기를 더욱 후끈 달아오르게 했다.
이후 분위기는 완전히 삼성 쪽이었다. 4회 김영웅의 솔로포로 5-1이 됐다. 5회에는 1사 후 등장해 볼넷으로 출루했고 디아즈의 투런포 발판을 놓았다. 승부의 추를 확실하게 가져왔다. 삼성은 7회 디아즈의 실책 등으로 3실점 했지만 김윤수가 3구 삼진으로 타점왕 오스틴을 솎아내며 리드를 지켰고 7회말 1사 만루에서 이재현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더 얻어내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삼성의 마지막 한국시리즈였던 2015년,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포함됐던, ‘왕조의 막내’ 구자욱이었다. 하지만 이후 삼성은 기나 긴 암흑기를 보내야 했다. 2021년 KT 위즈와 정규시즌 1위 타이브레이커 끝에 2위를 차지했고 플레이오프를 치른 것 외에는 가을야구 경험이 부족했다.
하지만 왕조의 DNA가 남아 있는 구자욱은 큰 경기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2015년 한국시리즈에서 4경기 타율 2할6푼7리(15타수 4안타)로 가을야구 데뷔전을 치렀다. 2021년 팀은 두산과의 플레이오프(3전 2선승제)에서 2전 전패로 탈락했지만 구자욱은 7타수 3안타(1홈런) 2타점의 활약을 펼치기도 했다.
간절함 끝에 3년 만에 다시 닿은 가을야구. 구자욱은 왕조의 적통을 잇는 적임자로서 맹활약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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