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텐 하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이 또 한 번 위기를 넘길 수 있을까.
영국 '팀 토크'는 12일(이하 한국시간) "맨유는 텐 하흐 경질 타임라인을 발표했다. 그를 대신할 두 명의 선두 두자가 등장했다"라고 보도했다.
텐 하흐 감독은 다가오는 두 경기에서도 성과를 내지 못하면 경질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매체는 "맨유 보드진은 텐 하흐의 미래를 논의하기 위해 만났다. 그는 다음 두 경기가 그의 미래를 결정하는 데 중요할 것이란 통보를 받았다. 맨유는 시즌을 암울하게 시작하며 프리미어리그(PL) 14위에 머물러 있다"라고 설명했다.
브렌트포드전과 페네르바체전에 운명이 달렸다. 맨유는 오는 19일 안방에서 브렌트포드와 경기를 치른다. 그런 뒤 튀르키예로 이동해 주제 무리뉴 감독이 이끄는 페네르바체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맞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텐 하흐 감독으로서는 추락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팀 토크는 "짐 랫클리프 경은 이미 텐 하흐가 맨유를 이끌어 나갈 적임자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다만 적절한 후임자를 찾을 때까지는 해고하지 않을 것"이라며 "맨유 팬들도 텐 하흐에 관한 의견이 분분하다. 이제 그들은 새로운 감독을 만나고 싶어 하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최대 위기에 빠진 텐 하흐 감독이다. 팀 토크는 "텐 하흐는 맨유의 시즌을 반전하는 데 필요한 걸 보여주기 위해 몇 경기 더 나설 예정이다. 하지만 경질의 도끼가 그의 머리 위에서 흔들리고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1월에는 텐 하흐가 맨유 감독이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실 텐 하흐 감독은 얼마 전에도 최후 통첩을 받았다. 지난 시즌부터 부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 그는 2022-2023시즌 리그 4위와 리그컵 우승이라는 성과를 내며 많은 기대를 받았지만, 2년 차 들어 심각한 부진에 빠졌다. 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는 조별리그 꼴찌를 기록하며 탈락했고, 리그에서도 8위까지 추락했다.
하지만 텐 하흐 감독은 마지막 순간 대반전을 썼다. 시즌 마지막 경기였던 2023-2024시즌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결승에서 맨체스터 시티를 2-1로 꺾고 통산 13번째 트로피를 들어 올린 것. 맨유는 단단한 수비와 날카로운 역습으로 맨시티를 괴롭혔고, 1년 전 FA컵 결승전 패배를 되갚아주며 정상에 올랐다.
결국 맨유도 다시 텐 하흐 감독을 붙잡기로 했다. 토마스 투헬 감독을 선임할 것이란 소문도 파다했지만, 무산됐다. 당시 영국 'BBC'는 "맨유는 텐 하흐가 힘든 시즌 동안 보여준 헌신과 품위, 전문성에 감탄하고 있다. 또한 그가 알레한드로 가르나초와 코비 마이누의 발전에 핵심 역할을 했다는 걸 인정한다"라고 밝혔다.
텐 하흐 감독과 함께 다시 부활을 꿈꾼 맨유는 이적시장에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조슈아 지르크지, 레니 요로, 마테이스 더 리흐트, 누사이르 마즈라위, 마누엘 우가르테를 영입하며 전 포지션에 걸쳐 선수단을 보강했다. 올여름에만 쓴 이적료만 1억 9000만 파운드(약 3345억 원). 2022년 텐 하흐 감독이 부임한 이후 쓴 이적료는 무려 6억 파운드(약 1조 564억 원)에 달한다.
그러나 성적은 오히려 더 추락했다. 맨유는 시즌 초반부터 안방에서 리버풀에 0-3으로 패하며 고개를 숙였고, 토트넘을 만나서도 0-3으로 대패했다. 개막 후 리그 6경기에서 2승 1무 3패에 그치며 역대 최악의 출발을 기록했다.
그러자 맨유 구단에서도 더는 기다리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맨유 보드진은 포르투와 UEL 맞대결, 아스톤 빌라와 PL 경기를 보고 그의 미래를 결정하기로 마음 먹었다. BBC는 "다가오는 한 주는 텐 하흐가 맨유에 부임한 이후로 가장 결정적인 일주일이 될 것"이라며 "텐 하흐가 적임자로 판단된 뒤 처음 있는 큰 시험대"라고 강조했다.
결과는 2경기 연속 무승부였다. 맨유는 포르투 원정에서 2-0으로 앞서 나가다가 3골을 내리 허용하며 역전당했다. 여기에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퇴장당하는 악재까지 겹쳤지만, 해리 매과이어의 극장골로 간신히 비겼다. 빌라 원정에서도 조심스러운 경기 운영 끝에 0-0 무승부를 거뒀다. 리그 첫 7경기에서 승점 8점에 그친 것 역시 역대 최저 기록이다.
그럼에도 맨유 수뇌부는 텐 하흐 감독을 더 믿기로 결정했다. 6시간에 달하는 회의가 진행됐지만, 경질을 준비하는 어떤 움직임도 없다. BBC는 텐 하흐 감독은 여전히 업무를 유지하고 있으며 관례처럼 며칠 간 클럽을 떠나 있다. 따라서 상황이 바뀌지 않는 한 그는 브렌트포드전 준비를 위해 복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브렌트포드전과 페네르바체전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텐 하흐 감독이다. 만약 두 경기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여준다면 맨유 구단도 마음을 바꿀 수 있다.
팀 토크는 "텐 하흐는 경기력에 따라 다음 두 경기가 마지막 경기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라며 "텐 하흐는 얼마 전 맨유 이사회 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휴가를 떠났고, 직장으로 복귀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클럽을 이끌고 있고, 브렌트포드전 벤치에 앉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텐 하흐 감독의 대체자로는 투헬 감독과 그레이엄 포터 감독이 유력하다. 매체는 "첼시를 이끌었던 투헬과 포터가 맨유 감독 후보 명단에서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라며 "투헬은 지난여름에도 맨유와 이야기를 나눴지만, 시기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또 다른 대화에 열려 있으며 감독으로 복귀할 준비가 돼 있다고 느낀다"라고 설명했다.
포터 감독 역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맨유 보드진은 그를 클럽과 함께 성장하며 어린 인재들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적임자로 여기고 있다. 포터 감독도 지난해 4월 첼시를 떠난 뒤 새로운 팀을 찾지 못했기에 맨유행에 열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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