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투타 기둥인 투수 문동주(21)와 내야수 노시환(24)이 나란히 프리미어12 야구대표팀에서 제외됐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 에이스와 4번 타자로 활약하며 대표팀 중심으로 떠오른 두 선수이지만 이번에는 둘 다 쉬어간다.
KBO 전력강화위원회는 지난 11일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를 대비한 ‘팀 코리아’ 훈련 소집 인원 35명을 발표했다. 이번 대회는 개막 직전까지 최종 엔트리 추가 교체가 가능한데 대표팀은 소집 훈련 기간 선수들을 집중 체크해 최종 28명의 엔트리를 확정할 예정이다.
35명의 소집 명단에는 한화 문동주와 노시환이 빠져 있었다. 지난해 각각 신인왕, 홈런왕에 오른 두 선수는 류중일 감독이 이끈 대표팀 세대 교체의 중심으로 지난해 2개 대회에서 연이어 중심으로 활약했다. 올 시즌 전인 3월 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팀 코리아에도 뽑혀 메이저리거들을 상대하기도 했다.
문동주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예선 첫 경기 대만전(4이닝 3피안타 1볼넷 3탈삼진 2실점)은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해 패전을 안았지만 결승전(6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7탈삼진 무실점) 승리로 대만에 설욕하며 큰 무대에서 대표팀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어 11월 열린 APBC에서도 예선 첫 경기 호주전 선발로 나서 5⅔이닝 5피안타 4볼넷 5탈삼진 2실점으로 승패 없이 물러났지만 102개의 공을 던지며 선발 역할을 다해냈다.
노시환도 아시안게임에서 6경기 타율 4할3푼8리(16타수 7안타) 6타점으로 활약하며 금메달에 기여했다. 슈퍼라운드 일본전 6회 선제 희생플라이에 이어 8회 쐐기 적시타로 2-0 승리를 이끌었다. 여세를 몰아 APBC에서도 4경기 모두 4번 타자로 나와 타율 3할8푼9리(18타수 7안타) 4타점을 올렸다. 예선 호주전 끝내기 안타에 이어 결승 일본전에서 선제 2타점 2루타 포함 5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활약했다. 대회 베스트9에 선정됐고, 일본 이바타 히로카즈 감독이 결승전을 마친 뒤 “한국의 4번 타자 노시환이 날카로운 타구를 보여줬다. 일본에서도 톱클래스라고 생각한다”며 극찬을 하기도 했다.
202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028년 LA 올림픽을 겨냥해 세대 교체 기조인 한국 야구는 프리미어12에서도 젊은 대표팀을 꾸릴 계획이다. 하지만 이번 프리미어12에서 문동주와 노시환 모두 볼 수 없게 됐다. 가장 큰 이유는 부상이다.
문동주는 올해 초중반 견갑골 통증 안고 있었고, 9월초 어깨에 불편함을 느껴 시즌 아웃됐다. 최고 시속 160.6km로 워낙 강한 공을 뿌리는 투수이다 보니 어깨에 부하가 빨리 걸렸다. 한화는 시즌 종료 후 지난 3일부터 대전에서 훈련을 재개했지만 문동주는 아직 공을 만지지 않고 있다. 수술 후 재활 중인 이태양, 김민우, 정이황과 함께 움직이며 컨디셔닝에 집중하고 있다. 다음달부터 캐치볼로 어깨를 가동하겠다는 계획. 대표팀에서도 한화 구단을 통해 문동주의 몸 상태를 체크했고, 이번 대회는 제외하기로 했다.
노시환도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다. 지난 7월 올스타전 홈런 더비에 참가했다 왼쪽 어깨 관절와순 부분 손상으로 후반기 시작부터 이탈했다. 당초 3주 진단을 받았지만 2주 만에 돌아온 노시환은 시즌 막판 햄스트링까지 좋지 않아 고생했다. 다리를 절뚝일 정도로 통증이 있었지만 5강 싸움을 하는 팀을 위해 시즌 끝까지 참고 뛰었다. 9월 중순부터 9경기 연속 지명타자로 출장하며 3루 수비를 하지 않고 관리를 받기도 했다.
노시환의 경우 몸 상태뿐만 아니라 같은 포지션에 워낙 좋은 선수들이 많은 영향도 있다. 올해 KBO리그는 어느 해보다 3루수 풍년이었다. 김도영(KIA), 송성문(키움), 문보경(LG), 김영웅(삼성), 김휘집(NC) 등 20대 젊은 3루수만 5명이나 소집 명단에 포함됐다. 1루수로는 나승엽(롯데)이 있고, 문보경과 김휘집은 1루도 수비 가능하다. 코너 내야수 자원이 넉넉한 대표팀으로선 부상 여파 속에 9월 이후 성적이 떨어졌던 노시환을 억지로 데려갈 필요는 없었다. 시즌 전체로 봐도 기복이 있었던 노시환은 김도영, 송성문, 문보경보다 성적이 뒤졌다.
한편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프리미어12 대표팀의 소집 훈련은 오는 24일부터 고척돔에서 시작된다. 내달 1~2일 쿠바 대표팀과 두 차례 평가전을 거쳐 8일 1라운드가 열리는 대만으로 출국해 현지 적응에 나선다. 일본, 대만, 쿠바, 도미니카공화국, 호주와 함께 B조에 편성된 한국은 13~18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1라운드를 치른다. 조 2위 안에 들어야 21일부터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슈퍼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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