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T 위즈 고영표(33)가 준플레이오프 5차전을 앞두고 몸을 아끼지 않는 투구를 다짐했다.
고영표는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5차전 LG 트윈스와의 경기 전 인터뷰에서 “안 힘들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이다. 지금부터는 정신력 싸움 아닐까. 힘들지만 안 힘들다고 생각하고 경기에 임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KT는 올 시즌 놀라운 기적을 만들어가고 있다. 정규시즌 마지막 3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며 SSG와 공동 5위를 기록했고 5위 결정전에서는 SSG를 상대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4위 두산을 만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는 KBO리그 역사상 최초로 업셋을 만들어내며 준플레이오프까지 올라갔다. 준플레이오프에서도 3위 LG와 2승 2패로 팽팽히 맞서고 있다. 5차전에서 승리하면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할 수 있다.
KT가 준플레이오프 5차전까지 오는데는 고영표의 역할이 매우 컸다. 지난달 28일 키움과의 시즌 최종전에 구원등판해 5이닝 1피안타 4탈삼진 1실점 승리 투구수 48구를 기록하며 불펜투수로 경기에 나가기 시작한 고영표는 지난 1일 5위 결정전(1⅓이닝 1실점 18구), 3일 와일드카드 2차전(1이닝 무실점 홀드 14구), 5일 준플레이오프 1차전(4이닝 1실점 56구), 9일 준플레이오프 4차전(3⅓이닝 1실점 홀드 52구)를 기록하며 KT 마운드를 굳건히 지켰다. 4차전에서 52구를 던지고 하루밖에 휴식을 하지 못했지만 고영표는 이날 경기에서도 마운드에 오른다는 각오다.
KT 이강철 감독은 인터뷰를 하는 고영표를 보며 “오늘 3이닝 던진다며?”라고 농담을 했다. 고영표도 지지 않고 “그거밖에 안 던집니까?”라고 응수했다. “쉬는 날 최대한 컨디션 회복을 하려고 했다. 좀 타이트한 부분을 회복하려고 스트레칭 등을 하면서 쉬었다”라고 말한 고영표는 “지난 등판은 매우 만족스러운 피칭이었다. 팀을 위해서 할 수 있는 것은 다했다고 생각한다. 내가 어떤 그림을 그리면서 오늘 경기를 준비하기보다는 계속 긴장하면서 언제든지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준비를 할 것이다. 두 번째로 나가든, 세 번째든, 네 번째든 다 중요할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오늘은 내가 힘이 있을 때까지 계속 던지려고 한다”라고 밝힌 고영표는 “3이닝이든 그 이상이든 몇 이닝이든 상관없다. 내가 마무리를 해도 좋다는 생각이다. (이닝 제한) 생각 자체를 안하고 있다. 일단 나가면 최선을 다할 것이다. 감독님이 이길 수 있도록 기용을 해주실거라고 생각한다. 나는 감독님을 믿고 마운드에서 던질거고 조절을 할 생각은 없다”라고 의지를 불태웠다.
KT는 시즌 막판 순위 경쟁부터 5위 결정전, 와일드카드 결정전 2경기, 준플레이오프 4차전과 이날 경기까지 한 번이라도 패하면 곧바로 탈락하는 엘리미네이션 경기를 치르고 있다. “정신적으로는 패배를 했을 때 물론 힘들다”라고 말한 고영표는 “정규시즌과는 다르기 때문에 더욱 지기 싫은 것 같다. 그렇지만 즐거운 부분도 있다. 졌을 때 더 괴롭고 이겼을 때는 더 즐거운 것 같다. 이런 경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에 감사하다고 생각한다. 긴장도 되고 부담도 많이 되지만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라며 웃었다. /fpdlsl72556@osen.co.kr